암호화폐 가격 폭락으로 경영난에 직면한 세계 최대 암호화폐 채굴 장비업체 비트메인의 기업공개(IPO) 가능성이 점점 멀어지고 있다. 지난해 3분기에만 약 5억 달러의 손실을 낸 것으로 확인됐다. 반등의 신호가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IPO가 현실화되기는 힘들 것이라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비트메인은 지난해 9월 홍콩증권거래소(HKEx)에 기업공개(IPO) 신청서를 제출했다. 이어 최근 재무제표도 추가로 제공했다. 

이를 분석한 코인데스크 보도에 따르면 비트메인은 지난해 1월부터 9월까지 매출 30억 달러, 수익 5억 달러를 기록했다. 나쁘지 않은 실적처럼 보이지만 상반기와 하반기를 분리하면 온도차가 크게 느껴진다. 비트메인은 상반기 10억 달러 수익을 낸 반면, 3분기에는 5억 달러 손실을 봤다. 4분기 수치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3분기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매출 하락세도 두드러졌다. 비트메인의 지난해 상반기 매출이 28억 달러인 것을 감안하면 9월까지 낸 매출 30억 달러를 빼면 3분기 매출은 고작 2억 달러밖에 되지 않는다.

비트메인은 비트코인, 비트코인캐시, 이더리움 등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중 비트코인의 경우 지난해 3분기를 기점으로 하락세에 들어가며 4분기에는 4000 달러 선이 붕괴됐다. 암호화폐 채굴 장비 사업 외에 채굴장도 운영하는 비트메인의 실적은 시장 상황에 영향을 받아 더 악화됐을 것으로 보인다.

비트메인은 이와 관련해 현재 상장 심사가 진행 중이라며 공식 입장 표명을 거부했다. 

비트메인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수익성 악화에 따라 구조조정을 본격화했다. 이런 상황에서 홍콩증권거래소가 비트메인의 IPO를 승인할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코인데스크가 인용한 소식통에 의하면 비트메인은 IPO 신청서 초안을 제출한 6개월 이내에 거래소 승인을 받아야 한다. 오는 3월 26일 전까지 공청회를 열지 못하면 거래소에 제출한 9개월 간의 재무제표도 비공개로 전환하게 된다.

홍콩증권거래소는 암호화폐 채굴 업체들이 수익을 지속적으로 낼 수 있을지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 암호화폐 시장 불확실성으로 거래소가 상장 승인을 망설이고 있는 점이 비트메인 증시 상장에 어려움을 더할 것으로 보인다.

정유림 기자 2yclever@thebch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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