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볍게 그리고 재미있게 볼 수 있는 이른바 스낵 콘텐츠 서비스 플랫폼의 대명사격인 피키캐스트가 암호화폐를 활용한 보상 인프라를 구축하고 탈중앙화된 애플리케이션(디앱)으로 변신한다.

제로 베이스가 아니라 이미 500만명이 넘은 월간 사용자수(MAU)를 보유한 거물급 콘텐츠 서비스가 암호화폐를 사용자들에게 보상으로 지급하는 지급하는 카드를 뽑아들었다는 점에서 향후 콘텐츠 플랫폼 판세 변화에 어떤 변수로 작용할지 비상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디앱 전략을 위해 피키캐스트는 SNS에 최적화된 블록체인 플랫폼을 표방하는 TTC 프로토콜과 손을 잡았다. TTC프로토콜의 국내 디앱 파트너로 참여해 내년부터 사용자 활동에 따른 보상을 TTC토큰으로 지급하기로 했다.

사용자 500만명 '피키캐스트' 블록체인 생태계 본격 참여
올해 4분기까지 TTC 생태계 파트너 서비스 및 테스트넷 운영을 마무리짓고 내년 1분기 중에는 메인넷 리기(rigi)를 정식으로 오픈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파트너 서비스 사용자는 내년 초부터 앱내 기여도에 따라 암호화폐를 보상받고, 서비스내 결제 과정에서 사용할 수 있게 됐다.
 

 

독자적인 리버스 ICO 검토하다 TTC와 제휴

피키캐스트는 당초 자체적으로 리버스 ICO를 추진하려다 TTC와 제휴하는 쪽으로 방향을 튼 케이스다. 외부에 공개는 안했지만 백서까지 만들어놨을 정도.

하지만 독자 노선을 걷기에는 외부 상황이 만만치 않다는 판단 아래 TTC와의 제휴로 블록체인 생태계에 참여하게 됐다. 석주완 피키캐스트 대표는 "시장이 너무 빠르게 변화하다보니 독자로 ICO를 추진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만만치 않았고 부담되는 부분도 있었다"면서 "신중하고 좀 더 제대로 대응하자는 차원에서 TTC와 협력했다"고 말했다.

석주완 피키캐스트 대표
석주완 피키캐스트 대표

피키캐스트가 블록체인과의 접목에 나선 것은 신뢰 강화 및 사용자 확보 측면에서 시너지가 있다는 판단에서였다. 석주완 대표는 "모회사인 옐로모바일 산하에 커머스 등 암호화폐를 연결할 수 있는 서비스들이 많다"면서 "앞으로 이같은 장점을 적극 활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피키캐스트 사용자가 보상으로 받은 TTC토큰을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는 채널을 많이 만들겠다는 얘기다. 그는 "TTC와 제휴를 맺기전 이미 피키캐스트는 사용자들에게 활동에 따른 마일리지를 제공할 수 있는 환경을 갖췄다"면서 "블록체인으로 통해 새롭게 변화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고 싶다"고 거듭 강조했다.

피키캐스트는 TTC와의 제휴를 통해 내년 상반기 안에 암호화폐 보상 서비스를 사용자들에게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글을 쓰는 것은 물론 댓글을 달고 좋아요를 누르거나, 신고 버튼을 눌러도 보상이 돌아가도록 한다는 것.

TTC와의 제휴에서 구체적인 보상 정책은 피키캐스트가 직접 꾸리는 방식이다. 구체적인 보상 기준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석주완 대표는 "TTC가 제공하는 서비스개발키트(SDK)를 활용해 피키캐스트 모바일앱에 TTC 토큰 보유 환경을 보여주는 기능 등을 추가하는 작업이 필요하다"면서 "여기에 맞춰 세부적인 사용자 보상 정책을 수립할 것"이라고 말했다.

 

분위기 반전 카드 될지 주목

피키캐스트는 옐로모바일 그룹이 보유한 포트폴리오들 중에서 일반인들에게 상대적으로 많이 알려진 서비스지만, 수익성 측면에선 제대로된 답을 아직 찾지 못한 상황이다.

성장 과정에서 이런저런 내홍도 겪고 인원을 줄이는 구조조정도 경험했다. 제2의 성장을 위한 분위기 반전 카드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할 수 있다.

이에 피키캐스트는 디앱으로의 전환을 콘텐츠 서비스 생태계에서 지분과 영향력을 확대할 수 있는 발판으로 적극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우선 TTC와의 제휴로 보상 인프라를 갖춘 만큼, 사용자들이 피키캐스트 콘텐츠 제작에 참여할 수 있는 공간을 확대하기로 했다.

피키캐스트는 그동안 내부 에디터들의 큐레이션 콘텐츠를 통해 성장해왔다. 일반 사용자들이 많이 활동하는 네이버나 카카오 콘텐츠 서비스 플랫폼과는 다른 전술이었다. 지금도 외부에서 제작된 콘텐츠가 올라오기는 하지만 우선순위는 여전히 피키캐스트가 자체적으로 큐레이션한 콘텐츠다.

석주완 대표는 "자체 큐레이션은 계속 하겠지만 장기적으로는 오픈 플랫폼으로 가는 것이 방향"이라며 "TTC와의 제휴로 사용자 참여폭이 지금보다 확대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암호화폐를 활용한 피키캐스트의 보상 정책이 사용자들로부터 반향을 일으킬 경우 콘텐츠 서비스 플랫폼 판세에도 변수가 될 전망이다.

네이버와 카카오 같은 플랫폼들도 사용자 보상에 보다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고, 그 과정에서 블록체인을 주목하는 흐름이 만들어질 수 있다는 얘기다. 네이버와 카카오 모두 자회사를 통해 블록체인 플랫폼 시장에 이미 뛰어든 상황이다.

피키캐스트는 블록체인 자체가 수익을 위한 직접적인 도구는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블록체인은 새로운 성장의 밑그림일 뿐 수익화는 다른 부분에서 찾겠다는 것이다.

석주완 대표는 "피키캐스트가 가진 콘텐츠 기획 및 제작 능력을 활용하는 것을 중심으로 수익 모델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피키캐스트는 디앱으로의 변신을 계기로 해외 시장 공략에도 속도를 낸다는 방침이다.  태국 콘텐츠 플랫폼인 '욱비'와는 이미 콘텐츠 공급 계약을 맺었고 중국이나 다른 동남아 시장도 주목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추진한 TTC와의 제휴가 새로운 사용자 집단에 접근할 수 있는 채널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TTC 플랫폼에는 중국이나 인도, 동남아권에서 사용자 기반을 확보한 서비스들도 디앱으로 참여하고 있다.

TTC는 자사 플랫폼에 대해 사용자 보상 시스템을 구현하는 것은 물론 생태계에 참여하는 다른 서비스들의 사용자 기반에도 접근할 수 있다는 점을 차별화 포인트 중 하나로 강조해왔다.

황치규 기자 delight@thebch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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