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근영 한국블록체인스타트업협회 회장(왼쪽부터), 김형중 고려대 교수, 신윤관 한국블록체인산업진흥협회 사무처장 등이 1일 고려대에서 IEO 가이드라인을 발표한 후 기념촬영하고 있다.

블록체인 업계가 암호화폐공개(ICO)의 부작용을 줄이기 위한 자율적인 노력의 일환으로 ‘거래소공개(IEO) 가이드라인’을 마련했다. 다만 자율적인 노력이 결실을 맺기 위해서는 블록체인 기업들과 거래소 등의 참여를 이끌어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블록체인스타트업협회, 한국블록체인산업진흥협회, 고려대학교 암호화폐연구센터는 1일 서울 고려대학교 미래융합기술관에서 IEO 가이드라인을 발표했다.

IEO는 블록체인 프로젝트팀이 암호화폐를 발행한 후 제휴를 맺은 암호화폐 거래소에 맡기면 거래소가 그 암호화폐를 대신 판매해주는 방식이다. 암호화폐 거래소는 자체적으로 프로젝트를 검증한 후 암호화폐를 판매한다. 최근 블록체인 업계에서는 암호화폐공개(ICO)를 대체하기 위한 거래소공개(IEO)가 주목받고 있다.

3개 단체는 거래소 공개를 위한 자율적인 기준을 제안했다. 이날 행사에서 김형중 고려대학교 교수는 “블록체인 산업을 진흥하면서도 투자자를 보호해야겠다는 관점에서 적절한 IEO 가이드라인이 필요하겠다고 생각했다”며 “정부와 교감은 없었다. 하지만 가이드라인을 만드는 것이 정부의 부담을 덜어줄 것이라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가이드라인을 만들지만 반드시 해야 한다고 주장하지는 않는다”며 “공지하고 의견을 수렴해서 3개월 후 개선하고 다시 개선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3개 단체가 제시한 기준은 정상적으로 동작되는 최소 기준 동작(MVP)을 마련했는지 확인하는 것이 핵심이다. 가이드라인 제작에 참여한 정승채 블록체인팩토리 최고전략책임자(CSO)는 “ICO를 추진하는 곳들 중 솔직히 문제가 있는 곳들이 많다”며 “최고기술책임자(CTO)도 없이 사실상 홍보대행사가 ICO를 한다. 전부 외주하면서 마케팅만한다. 이런 곳이 80%다”라고 비판했다.

그는 “3~4개월 동안 프로젝트 업데이트가 안되는 곳들도 있고 외국 소스코드 가져다가 공개한 곳도 있다”며 이런 문제를 확인하는 것이 가이드라인이라고 설명했다.  

가이드라인은 실제 블록체인 개발자가 있는지, CTO가 있는지, 메인넷을 운영하는지, 51% 공격에 대한 대비가 돼 있는지, 백서가 있는지 등 다방면에서 체크를 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그리고 점수가 700점 이상이면 IEO를 하도록 하는 것이다.

신근영 블록체인스타트업협회 회장은 “가이드라인은 700점을 기준으로 그 이하의 기업은 15억원 이내에서 자금을 모집하도록 하고 그 이상은 15억원 이상 토큰을 판매하도록 규정했다”며 “가이드라인을 활용하는 것은 자율과 선택의 문제”라고 설명했다.

다만 이날 행사에 참석한 블록체인 업계 관계자들 중 일부는 가이드라인 기준이 엄격하다고 하소연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 정도 기준은 지켜야 한다는 주장이다. 또 거래소 참여 여부도 관건이다. 일단 이번 가이드라인 제정에는 거래소가 직접적으로 참여하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신근영 회장은 "거래소에 가이드라인을 받아들일지 말지는 거래소에서 결정할 것"이라며 "가이드라인의 뜻은 거래소 공개를 하려는 기업들의 입장에서 이렇게 해야한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실제 기업들의 IEO 가이드라인 이용을 이끌어 내기 위해서는 접점을 찾고 공감대를 형성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3개 단체를 업계와 전문가 의견을 반영해 앞으로 가이드라인을 업그레이드할 방침이다. IEO 가이드라인은 블록체인스타트업협회 홈페이지(www.kbsa.io)에서 확인할 수 있다.  

강진규 객원기자  viper@thebch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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