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소프트 오피스, ERP를 삼킬수 있을까.’

오피스 제품을 이용해 전사자원관리(ERP) 시장 진입을 강력하게 추진하고 있는 마이크로소프트 전략이 국내에서도 본격화된다.

마이크로소프트의 ERP 제품을 공급하고 있는 텍투라코리아(대표 이혁재)가 이달 중순 전사자원관리(ERP) 데이터에 접속할 수 있는 ‘MS 다이내믹스 클라이언트 포 MS 오피스(MS Dynamics Client for MS Office)’의 일부 기능을 선보이기로 했다. 텍투라코리아는 ‘마이크로소프트 오피스, ERP를 삼키다’라는 주제로 오피스 제품을 사용하면서 ERP 데이터를 불러 올 수 있는 스냅(Snap) 기능을 소개할 예정이다.

스냅은 여러 기능을 하나로 묶은 것으로 오피스 2007 제품에 추가할 수 있으며, ERP에 있는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볼 수 있도록 해주며, 부분적으로 데이터 입력도 가능하도록 지원한다. 예를 들어 워드나 액셀 프로그램을 사용하면서 매출액 등 필요한 항목을 검색하면 바로 ERP에서 관련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볼 수 있다. 인증권한에 따라서 부분적으로 입력도 가능하게 된다.

이같은 전략은 기존 ERP를 구축했다하더라도 모든 기능을 사용하는 사용자는 많지 않다는 점에 착안한 것. 이에 비해 오피스 제품의 경우 모든 사용자가 사용할 수 밖에 없기 때문에 이를 통해 ERP의 사용자를 효율적으로 늘리겠다는 점에서 이뤄졌다.

텍투라코리아는 이달 중순에 1차로 중견기업용 ERP인 ‘아삽타(Axapta)’와 연결할 수 있는 스냅 모듈을 공개하기로 했다. 중소기업용 ERP인 네비젼(Navision) 연동 스냅모듈은 오는 9월~10월경 오픈할 예정이다.

텍투라코리아 관계자는 “이번 제품이 아직 시험버전이지만 이를 갖고 중견중소기업을 대상으로 본격적으로 영업을 벌일 것”이라며 “오피스 제품을 갖고 ERP 시장을 넘보려는 마이크로소프트 전략의 성공여부를 가늠하는 시금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RP 라이선스 추가 구매 필요 없어

텍투라코리아에 따르면 스냅 기능을 포함시켜 오피스 제품을 업그레이드 할 경우 ERP 라이선스를 추가로 구매하지 않아도 된다. 이는 마이크로소프트가 자체 ERP 제품인 ‘다이내믹스’의 판매를 늘리는데도 주력하고 있지만 무엇보다도 다이내믹스를 사용하는 사람들을 크게 늘리겠다는 것으로도 풀이된다. 이를 통해 다른 ERP 업체와 차별화를 모색하겠다는 것으로, 특히 중소기업 시장을 겨냥한 것으로 해석된다. 투자예산이 많지 않은 중소기업의 경우 ERP 라이선스를 구매하기보다는 차라리 지금 사용하고 있는 오피스 제품을 업그레이드하는 것이 비용절감 효과가 크기 때문이다.

이러한 마이크로소프트 전략은 이미 SAP와 공동 개발한 ‘듀엣 포 MS 오피스 & SAP(Duet for MS Office and SAP)’에서도 실현한 바 있다. SAP가 자사 중소기업용 패키지가 있음에도 마이크로소프트와 손잡은 것은 이 시장 진입에 대한 마이크로소프트의 가능성을 눈여겨 봤기 때문이다.

국내 ERP 업체에 파장 미치나

주목할 만한 것은 오는 9월~10월에는 중소기업용 제품 내비전과 연동할 수 있는 스냅이 나왔을 때의 파장이다. 현재 중견중소기업 시장에서는 더존다스, 영림원소프트랩 등 국내 ERP 업체와 SAP코리아, 한국오라클이 경쟁하고 있다. 이 시장에서도 최근 들어 글로벌 회사들의 공격적인 영업이 이뤄지고 있어 그동안 이 시장을 주도해왔던 국내 업체들이 힘들어 하는 상황이다. 여기에다 마이크로소프트까지 본격적으로 새로운 전략을 갖고 뛰어 들 경우 국내 업체로써는 힘겨운 경쟁자를 만나게 되는 셈이다.

그러나 아직까지 텍투라코리아의 ERP 고객사가 40여개에 불과해 스냅을 탑재한 오피스 제품 업그레이드가 실질적인 효과를 내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에서 마이크로소프트의 ERP를 판매하고 있는 텍투라코리아가 이번 신제품 출시와 더불어 고객사를 어느 정도 확보하느냐가 승부의 관건이 되는 것이다.

이병희 기자 shak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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