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에서 웹마스터를 맡고 있는 데니스 황(황정목)이 지난달 방문했다. 한 전시회의 기조연설을 하기 위해서다. 이날 데니스 황은 자신이 구글에서 인턴으로 시작해 7년 동안 로고 디자인을 하면서 겪은 재미난 경험담을 이야기 했다. 그는 각국 기념일이나 유명 인사의 생일 등 특별한 날이 되면 이를 기념하는 의미로 로고 디자인을 교체하곤 한다. 특히 추석, 광복 60주년, 정월대보름 등 우리나라의 특별한 날은 빼놓지 않고 디자인해 왔다고 했다.

그는 겸손했다. 지금까지 해온 디자인 작업 중에서 좋은 반응을 얻은 경우도 꽤 많은 것으로 알고 있는데 실패하거나 실수한 사례를 더 많이 발표했다. 구글 창업자인 레리와 세르게이에게도 꾸중 들은 얘기를 더 강조했다.

"한국의 놀이터에서 흙 먹고 자란 아이가 전세계 157개국에 적지않은 영향을 미치는 유명한 사람이 된 것은 특별히 잘 나서가 아니다. 지금까지 실패해도 좌절하지 않았다. 디자인 실수로 항의 메일이 수십만 건 와도 오히려 감사해 했다."

결론인즉, 자신의 무수한 실패들을 당연시 해오며 성장통을 이겨낸 것이다. 이 말을 듣는 순간 며칠 전 국내 유명 소프트웨어 업체의 모 사장이 한 얘기가 머릿속을 스쳐지나갔다.

"나는 사회에 불만이 많다. 우리나라는 실패한 자에게 2번의 기회를 주지 않는다. 실패한 자에게 너무 냉혹하다. 그 사람의 경험도 중요한 가치로 인정해줬음 좋겠다"

성현희 기자 ssung@it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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