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맥스소프트는 올해 상반기에 270여명의 개발자를 뽑는다. 9월~10월경에도 300여명의 개발자를 더 충원할 예정이다. 이 계획대로라면 올해 10월이면 직원 2000여명을 돌파하는 첫 번째 소프트웨어 기업이 될 전망이다. 현재 인원은 1600~1700명선. 지금 현재대로만 봐도 소프트웨어 기업 중에는 가장 많은 인력을 보유하고 있는 초대형 SW 기업이다.

IT서비스 업체와 비교해봐도 삼성SDS, LG CNS 등 빅 5업체를 제외하고는 인력이 더 많다. 티맥스소프트가 이처럼 외형적으로 성장한 배경에는 하나의 분야에만 집중하는 전문형 소프트웨어보다는 A에서부터 Z까지 소프트웨어 라인업을 갖추는 방식으로 제품을 개발하고 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지난해 업그레이드된 제품을 내놓은 데이터베이스관리시스템(DBMS)도 그렇고, 앞으로 내놓을 운영체계(OS) 역시 마찬가지다. 또한 박대연 CEO의 과감한 투자와 열정이 지금의 초대형 소프트웨어 기업을 만든 원동력이기도 하다.

실제 업계 한 관계자는 “보통 회사가 어느 정도 규모가 되면 오너는 편하게 회사를 운영할 생각을 하는 것이 일반적”이라면서 “티맥스소프트의 경우는 현실에 만족하지 않고 계속 투자하는 것이 다른 회사와 다른 것 같다”고 진단했다.

티맥스소프트는 현재 인적자원만으로는 글로벌 기업의 초기단계에 들어섰다고도 할 수 있을 것이다. 한 분야에서 전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는 SPSS, 마이크로스트레티지를 비롯해 최근 IBM에 인수된 텔레로직 등의 글로벌 회사의 전직원은 2000여명이 채 되지 않는다. 인력수만으로 보면 티맥스소프트도 이에 상응하는 수준이 되는 것이다.

티맥스소프트의 풀어야 할 숙제
티맥스소프트는 지금 제2의 도약기에 들어섰다. 자체 개발한 DBMS의 본격적인 영업이 시작됐고, 이제 남들이 도전조차 하기 어려운 운영체계도 내놓는다. 이에 매출도 지난해보다 2배 가량 이상 높게 세웠다. 게다가 최근에는 박대연 CEO가 새로 취임했다. 전문경영인 체제를 벗어나 오너가 직접 경영일선에 서겠다는 것은 조직과 사업에 큰 변화를 암시한다. 다 알려졌다시피 많은 임원들이 티맥스소프트에 영입되면서도 그 가운데 많은 인력들이 조기에 나가는 것은 박대연 CEO의 기대에 못 미쳤기 때문이다. 기대와 현실의 격차가 컸다는 얘기다. 직접 지휘봉을 잡겠다는 것은 그 격차를 줄이겠다는 의지로 풀이될 수 있다.

초대형 국내 SW기업으로 성장한 티맥스소프트가 직원 2000여명 시대를 맞이해 풀어야 할 숙제도 많다. 가장 첫 번째는 인적자원에 적합한 매출 구조다. 이는 업계에서 가장 궁금해하는 대목이기도 하다. 지난해 매출이 850여억원이란 점을 감안하면 올해 인원이 더 늘어나는 상황에서 매출을 올리는 것은 시급한 해결과제다. 이는 신제품의 시장 진입속도에 따라 달라질 것이다.

이러한 측면에서 가장 큰 해결과제는 해외 시장 진출이다. 계획대로라면 1~2년 전 매출 200억원을 해외에서 올려야 했지만 실제는 그렇지 못하다. 이는 전체 매출과도 직결된다는 점에서 해외 시장 진출은 풀어야 할 숙원이기도 하다. 박대연 CEO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대목이기도 하다. 가능성이 전혀 없는 것도 아니다. 전략을 어떻게 가져가느냐가 관건일 것이다.

많은 제품을 갖고 있는 만큼 현지에서 팔수 있는 제품이 무엇인지를 정확히 분석한 뒤 접근이 필요할 것이다. 예를 들어 일본HP에서 미들웨어 영업을 총괄했던 쯔히로 고타마 아이파크동경 전 소장은 “티맥스소프트가 일본에서 WAS를 팔기는 어려울 것이다. BEA의 브랜드를 극복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라면서도 “리호스팅솔루션인 오픈프레임만큼은 일본 시장에서 크게 성공할 수 있을 것으로 믿는다”고 전망한 바 있다. 국내와는 다른 접근방법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둘째 조직을 효율적이고 체계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는 일이다. 불과 3~4년 전만 해도 300~400여명 규모였던 회사가 2000명으로 크게 늘어났다면 이를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시스템이 갖춰져야 할 것이다. 일부 핵심 구성원들이 머리를 맞대고 뛰어다니며 관리할 수 있는 조직 규모가 있고, 시스템적으로 운용돼야 할 조직규모가 있다.

박대연 CEO가 직원들에게 강조하는 것이 있다. 이른바 ‘티맥스 혼’이다. 박 CEO의 표현대로라면 지금까지 초대형 SW 업체로 성장해 온 힘이기도 하고 앞으로 티맥스소프트를 세계로 이끌어 갈 원동력이기도 하다. 그 혼이 더 넓게 조직적으로 퍼질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지금이 가장 중요한 시기다.

성현희 기자 ssung@ittoday.co.kr

저작권자 © 디지털투데이 (DigitalToday)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