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레이드 서버 시장을 둘러싼 업체들의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한국HP와 한국IBM, 한국썬 등은 블레이드 서버 관련 프로모션을 대대적으로 벌이는가 하면 연이어 신제품을 출시하고 있다.

올해 국내 블레이드 서버 시장 규모는 약 350억원 규모로 예상되고 있다. 대수로는 약 7700여대로 예상된다. 이는 3280대 164억원 규모를 형성한 지난해에 비해 2배 가량 높은 수치다. 또 올 한해 판매될 것으로 예상되는 전체 x86서버 시장의 약 7%를 차지한다.
한국HP(대표 최준근)와 한국IBM(대표 이휘성), 한국썬마이크로시스템즈(대표 유원식, 이하 한국썬) 등은 올해는 자사가 이 시장에서 점유율 1위를 달성할 것이라고 자신하고 있다.

올해 블레이드 서버 시장, 350억원 7700여대 전망
한국IBM은 점유율 50%가 목표다. 전망치대로 시장이 성장한다면 3400대 규모다. 한국HP는 2500여대를 판매해 180억원의 수익을 거두겠다고 밝혔다. 한국썬은 전체 블레이드 시장에서 30%의 점유율, 자사 x86서버 전체매출의 10%를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올 1분기 실적을 보면 한국IBM이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고 있다. 1분기 약 900여대를 판매한 한국HP에 비해 10% 가량 점유율이 높다. 그 뒤를 델코리아(대표 김인교)가 쫒고 있는 형국이다.
하지만 변수는 있다. 한국썬이다. 한국썬은 지난 3월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이 발주한 슈퍼컴퓨터 4호기 사업자로 결정됐다. 약 300억원 규모인 이번 사업은 초병렬(MPP)컴퓨팅 부문 시스템을 선정하는 것이었으며 한국썬은 블레이드시스템을 제안해 사업자로 낙찰됐다. 납품될 제품이 지난 달 출시한 ‘썬 블레이드 6000 모듈러 시스템’이다.
이 제품이 올해 안에 제대로 KISTI에 공급되면 시장에 큰 변화가 올 것으로 전망된다. 시장 규모가 예상치보다 높아지고 각 사의 점유율도 큰 영향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직 구체적 사항이 결정되지 않은 상황이고 일부에서는 올해 안에 제품을 공급할 수 없다라는 루머까지 돌고 있어 지켜볼 필요가 있다.
어찌됐건 1분기 결과만으로 놓고 보면 올해 블레이드 서버 시장은 전망치를 웃돌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그런데 또 다른 변수가 있다. 지난해와는 달리 수요를 일으킬 빅딜이 없다는 점이다. 때문에 전망치보다는 시장 규모가 작을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한국HP 이병희 인테그리티 블레이드 서비스(IBS)팀 팀장은 “지난해는 NC소프트와 KTF, 국정원 등의 빅딜이 있었지만 올해는 눈에 띄는 빅딜이 거의 없다”며, “때문에 2배 가량의 성장은 힘들 수도 있다”고 밝혔다. 이에 각 업체들은 블레이드 서버 활성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백문이 불여일견
블레이드 서버 공급 업체들이 가장 열을 올리는 것은 체험 마케팅이다. 아직은 초기 시장이기에 고객들에게 블레이드 서버가 생소할 것이라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특히 한국IBM이 지난 해 블레이드 버스를 운영하면서 솔솔한 재미를 본 것도 업체들이 앞 다퉈 체험행사를 시연하는 이유라고 판단된다.
한국IBM은 블레이드 버스에 이어 트럭을 무장시켰다. 블러이드 러너라고 이름 지어진 이번 행사는 5톤 트럭 안에 블레이드 서버 시스템을 구축하고 고객들을 직접 찾아가 시연해 보이고 있다. 지난 5월부터 시작된 이번 행사는 이미 8월까지 스케줄이 꽉 찬 상태다.
델코리아 역시 찾아가는 서비스를 진행하고 있다. 그러나 한국IBM과는 다른 방식이다. 한국IBM이 인텔과 AMD 기반의 블레이드 서버 각 1대씩을 정해놓고 고객을 찾아가는 반면, 델코리아는 고객과의 컨설팅을 통해 고객의 요구사항을 듣고 필요한 세팅을 모두 완료한 뒤 고객을 찾아간다. 즉, 블레이드 서버만을 트럭에 넣고 다니는 것이 아닌, x86 서버까지도  고객의 환경에 맞도록 서버 시스템을 세팅하고 찾아간다는 것이다. 고객이 원하는 데로 맞춤 솔루션을 제공하겠다는 전략이다.
한국HP는 블레이드시스템 익스피어런스 센터(BEC)로 명명된 체험센터를 부산(4월)과 대전(5월), 서울(6월)에 각각 오픈했다. 고객들을 직접 센터로 데리고 와 고객체험 효과를 극대화시키고 있다. 이미 센터당 10여건의 교육이 이뤄졌을만큼 고객들에게 좋은 반응을 받고 있다는게 HP측의 설명이다.

신제품 출시 잇따라
한국썬은 지난 달 13일 ’썬 블레이드 6000 모듈러 시스템(Sun Blade 6000 Modular System)’을 선보였다. 다양한 플랫폼을 지원하는 것이 특징인 이 제품은 썬의 울트라스팍을 비롯해 범용 프로세서인 인텔 제온프로세서와 AMD의 옵테론 프로세서를 모두 사용할 수 있다. 또한 솔라리스와 윈도우 및 리눅스 운영체제를 모두 지원하며, 동시에 한 대의 서버에 설치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특히 한국썬은 “HP 블레이드시스템 c-클래스와 IBM의 블레이드센터 H와 비교해 쓰레드 속도가 월등히 높은 것은 물론, 메모리, I/O 처리 능력도 높게 나타났다”고 주장하며 이 제품을 홍보하고 있다.
한국IBM은 SMB 시장에 특화된 블레이드 서버 시스템을 선보인다. 블레이드센터S라고 명명된 이 제품은 SMB를 타깃으로 한 만큼 크기를 줄이고 10Gb스위치와 FC를 빼 가격을 낮췄다. 또 워크스테이션급의 블레이드 시스템 ‘워크 블레이드’도 선보일 계획이다. 한국IBM은 고사양 그래픽카드를 장착하고 씬클라이언트와 결합한 이 제품을 출시해 기존 블레이드 영역이 아닌 다른 영역을 적극 공략할 방침이다.

블레이드 전담팀 구성
한국HP는 6월 1일부로 인테그리티 블레이드 서비스(IBS)팀을 신설했다. 기존에 ISS팀에서 맡고 있던 블레이드 서버를 엔터프라이즈 서버&시스템(ESS) 사업부로 옮겨 이 사업부를 총괄하고 있는 김광선 상무 직속으로 팀을 정비한 것. 4명의 입찰 전문 인력과 프리세일즈 인원 7명으로 구성됐다.
여기에 한국HP는 채널과 파트너사를 통해 새로운 딜을 개척하는 한편, 교육을 강화해 나갈 방침이다.

유진상 기자 jinsang@it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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