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상반기 온라인 게임 업계는 대형 신작들부터 온라인 게임사의 모바일 사업 진출, 게임시간선택제, 넥슨의 엔씨소프트 인수 등 그 어느 때보다 다사다난 했다. 온라인 게임 시장은 ‘디아블로3’와 ‘블레이드앤소울’이라는 대작 게임의 격돌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었고, 모바일 게임은 본격적인 대결보다는 준비하는 경향이 강했다. 하지만, 하반기에는 다수의 게임사들이 본격적인 반격에 나서면서 경쟁이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올 초 공개하고 오는 7월 1일부터 시행 예정인 게임 시간 선택제는 부모가 청소년의 게임 이용 내역 및 이용 시간을 관리할 수 있는 제도다. 이로 인해 온라인 게임과 달리 개인 정보 확인이 어려운 플레이스테이션 스토어는 시스템 구축을 위해 일시적으로 서비스를 중단한 상태다.

이 법안은 자녀가 부모의 주민등록번호를 이용해 게임을 즐길 경우 단속이 불가하고, 가정에 따라서는 청소년들이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는 여가 수단이 없어지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기에 시행전부터 많은 논란이 돼 왔다. 특히, 대상자인 청소년들의 반발은 아직도 끊이지 않고 있다.

▲ 지난해 여성가족부의 셧다운제에 이어 문화부가 게임법 개정안을 통한 선택적 셧다운제(현:게임시간선택제)를 발표하며 다소 힘든 한해를 시작했다.

하지만, 이 법안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만 있는 것은 아니다. 중앙대병원 한덕현 교수는 “일반 청소년들과 달리 게임과몰입 대상자에게는 게임시간선택제가 효과적일 수 있다”며 “강제적인 여성가족부의 셧다운제와 달리 시간을 선택할 수 있기에 게임에 과몰입된 청소년들에게 제약을 걸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물론 8시간을 즐기는 청소년에게 2시간만 게임을 이용하라고 하는 것은 반발심을 가중 시킬 수 있지만 차츰차츰 시간을 줄여가는 방식을 취한다면 게임 과몰입 문제를 해결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넥슨-엔씨 연합'도 게임 업계에 많은 충격을 안겨줬다. 국내 온라인 게임 개발사로써 독보적인 입지를 구축하고 있는 엔씨소프트의 최대 주주가 라이벌 기업인 넥슨으로 변경됐기 때문이다. 두 기업은 국내 온라인 게임업계의 양대 산맥으로 불릴 정도로 독보적인 입지를 구축한 회사들이었다. 더구나 손은 잡았으나 앞으로의 행보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아직 밝히지 않아 각종 추측이 계속해서 제기될 정도로 온 이목이 집중돼 있는 상태다.

 

온라인 게임사 모바일 시장 개척 본격화
작년 말은 온라인 게임사의 모바일 시장 개척이 두드러졌던 시기였다. 이런 분위기가 올 상반기까지 이어지고 있다. 특히, 선발 주자인 넥슨, 엔씨소프트, 한게임과 위메이드, 넷마블 등의 게임사에 이어 엠게임, 라이브플렉스, 그라비티 등까지 모바일 시장에 진출하며 경쟁이 과열되는 양상까지 보이고 있다.

모바일 게임 시장 진출에 가장 적극적인 기업은 한게임과 위메이드다. 한게임은 10월 모바일 시장 진출 후 1월까지 1주일 단위로 게임을 선보인 이후 꾸준히 게임을 시장하며 ‘스마트 한게임’이라는 브랜드는 게이머들에게 인식시켰다.

위메이드는 ‘E3 2012’에 국내 기업 중 유일하게 단속 부스로 참가했다. 또 고객층을 확보하기 위해 5000만명의 고객층을 확보하고 있는 카카오톡에 200억 규모의 투자를 진행하는 등의 움직임을 보였다. 다만, 이런 적극적인 움직임에 비해 아직까지 뚜렷한 성과는 나오지 않고 있는 입장이다.

넷마블은 게임 출시량은 다른 기업에 비해 다소 적은 편이지만 모바일 MMORPG ‘카오스베인’을 성공시키며 작년 하반기 가장 두드러진 결과를 거뒀다. 이 게임은 월 매출 6억 원의 수익을 올리며 MMORPG가 활성화되지 않은 모바일 시장을 새롭게 장악하는 모습을 보였다.

하반기에는 이런 온라인 게임사들의 모바일 게임 시장에서의 경쟁이 더욱 과열될 전망이다. 이미 자사의 IP를 활용해 오래 전부터 모바일 시장에 자리 잡아온 넥슨과 함께 작년부터 새롭게 시장에 안착한 온라인 게임사들의 본격적인 경쟁이 시작되기 때문이다.

한게임은 오렌지크루의 실시간 멀티대전 야구 게임이라는 대규모의 프로젝트를 예고한 것에 이어 연 매출 30억원에 달하는 ‘룰더스카이’의 핵심 개발진이 모인 ‘이노스파프’와 손을 잡고 게임을 선보인다.

위메이드도 200억원을 투자한 카카오톡에서 7월 중 게임센터를 오픈한다. 5000만에 달하는 고객층을 보유한 카카오톡과의 제휴로 인해 보다 많은 유저층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넷마블도 기존 출시했던 게임에 2배가 넘는 수치인 18종을 하반기에 출시할 예정이고 네오싸이언이 공개했던 20여종의 모바일 게임들도 ‘발키리의 반란’을 비롯한 일부만 실체를 드러낸 상태다. 라이브플렉스도 뒤늦게 모바일 시장에 뛰어들며 연내 10종의 게임을 선보이겠다고 선언한 만큼, 시장 경쟁은 더욱 치열해 질 전망이다.

‘블소’ 시작으로 하반기 국산 게임 대반격
상반기 온라인 게임 시장은 대작 게임들의 잔치였다. 해외에서 이미 인정받은 넷마블의 ‘리프트’에 이어 블리자드의 ‘디아블로3’, 엔씨소프트의 ‘블레이드앤소울’이 공개되며 치열한 대결을 펼쳤다.

이 중 가장 먼저 스타트를 끊은 ‘리프트’는 상용화 시기와 맞물려 ‘디아블로3’와 ‘블레이드앤소울’이 각각 20만과 30만 규모의 대규모 비공개 베타 테스트를 실시해 직격탄을 맞았다. 이후 ‘디아블로3’의 출시, ‘블레이드앤소울’의 공개서비스에 맞춰 대규모 업데이트를 실시했음에도 이렇다 할 실적을 내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디아블로3’가 출시 전 월드컵 열기를 방불케 할 정도의 열풍으로 주목을 받았고, 이어 ‘블레이드앤소울’이 무료로 제공하는 공개서비스에 들어가는 등 대작들의 잇단 흥행이 ‘리프트’에겐 악재로 다가왔다.

그에 비해 ‘디아블로3’와 ‘블레이드앤소울’은 아직까지 치열한 경합 양상을 보이고 있다. ‘디아블로3’가 출시 후 잦은 서버 문제로 게이머들의 실망이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절묘하게 ‘블레이드앤소울’이 공개 서비스에 들어간 것이 일단 호재로 작용했다. 특히, 유료로만 즐길 수 있는 ‘디아블로3’와 달리 ‘블레이드앤소울’이 30일 이전까지는 무료로 즐길 수 있다는 점도 장점으로 작용하고 있다.

‘디아블로3’에 점령당한 국내 온라인 게임 시장은 하반기부터 ‘블레이드앤소울’을 위시한 국산 게임들의 반격이 본격적으로 시작될 전망이다. 7월부터 ‘블레이드앤소울’이 상용화에 접어드는 데 이어 다수의 게임사들이 하반기에 신작을 선보일 예정이다.

먼저 ‘지스타2010’에서 ‘블레이드앤소울’과 함께 이목을 집중시켰던 엑스엘게임즈의 ‘아키에이지’에 이어 위메이드의 야심작 ‘천룡기’, 한게임의 ‘위닝일레븐’, ‘던전스트라이커’, ‘크리티카’ 등 다수의 게임이 하반기에 공개된다.

넷마블도 ‘마구감독이되자’의 비공개 테스트를 비롯해 ‘하운즈’, ‘모나크’. ‘마계촌’ 등 다수의 게임을 준비 중이다. 이어 점차 베일을 벗고 있는 ‘열혈강호2’에 이어 라이브플렉스의 ‘퀸스블레이드’도 하반기에 서비스 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온라인 게임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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