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년 만에 돌아온 원조 악마의 게임 ‘디아블로3’, 출시 전부터 많은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던 만큼, 아직까지 끊임없는 논란에 휩싸이고 있는 게임이다. 특히, 블리자드가 이번 작품부터 인터넷이 연결되지 않는 싱글플레이 시스템을 과감히 삭제해놓고도 온라인 기반의 서버 환경은 완벽히 구축하지 않아 서버 장애 이슈가 끊이지 않고 있다.

이는 분할 서버 구축이 가능한 온라인 게임에 비해 아시아·유럽·아메리카 등 국가별이 아닌 대륙별로만 서버 분할이 가능한 배틀넷 기반의 환경 때문에 발생된 문제라고 볼 수 있다. 이로 인해 약 60만명에 달하는 아시아 국가의 게이머가 한 서버로 몰렸기 때문이다. 이 중 40만명에 달하는 사람이 한국 게이머인 만큼 서버 장애는 피할 수 없는 문제였다고도 볼 수 있다.

하지만, 이런 서버 장애를 빼놓고 보더라도 ‘디아블로3’는 잘 만들어진 게임임에 분명하다. 전작 특유의 분위가와 타격감을 살리면서도 탄탄한 스토리텔링은 게임 개발자들도 혀를 내두를 정도다. 서버 장애로 인해 가려진 이 게임만의 강점을 파해쳐보자.

테스트 환경은 AMD '라노' APU인 A8-3870에 메모리는 8GB, 알파스캔 24인치 2450LED 모니터, 스틸시리즈 '디아블로3' 전용 마우스다.

 

숨겨진 스토리 찾는 재미 ‘쏠쏠’
블리자드 게임의 가장 큰 장점은 여타 온라인 게임에서 보기 힘든 스토리 텔링이다. 블리자드의 첫 온라인 게임인 ‘월드오브워크래프트’는 메인 퀘스트를 비롯해 서브 퀘스트에도 각각의 스토리와 동기를 부여해 게이머들이 캐릭터를 키워 나가는 온라인 게임 본연의 재미 외에도 각각의 숨겨진 스토리를 찾는 재미를 부여했다. 이런 강점은 ‘디아블로3’에서도 찾을 수 있다.

‘디아블로3’는 패키지 게임을 기반으로 한 만큼 온라인 게임처럼 많은 양의 서브 퀘스트를 부여하는 것은 어렵다. 그 대신 블리자드는 마을이 아닌 사냥터 곳곳에 서브 퀘스트를 숨겨 놨다. 메인 스토리를 클리어하기 위해 게임을 진행하다보면 메인 퀘스트와 상관없는 장소에 뜬 느낌표 아이콘을 볼 수 있다. 이 오브젝트를 클릭하면 방어 퀘스트부터 특정 캐릭터를 구해주는 구출 퀘스트까지 다양하게 즐길 수 있다. 또 일부 퀘스트는 업적까지 얻을 수 있어 업적 수치를 높이기 위해서는 이런 퀘스트를 게이머가 직접 찾아 클리어 해야 한다. 플레이에 동기까지 부여한 것이다.

▲ 맵에 따라 특정 구간을 방어해야 하는 방어 퀘스트가 존재한다.

숨겨진 스토리를 알 수 있는 부분은 이 뿐만이 아니다. 사냥터와 던전 곳곳에 숨겨진 오브젝트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사망한 NPC(인공지능 캐릭터) 들이 남긴 기록은 메인 퀘스트 속에 숨겨진 각 캐릭터 간의 숨겨진 사실을 알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새로운 몬스터를 잡을 때마다 출력되는 음성을 통해 그 몬스터에 숨겨진 스토리를 알 수 있다. 또 이런 설명은 3인칭 시점으로 설명해 주는 것이 아닌 직접 그 몬스터를 만난 사람의 1인칭 시점으로 알려줘 ‘디아블로3’의 세계 속에서 NPC에게 직접 설명을 듣는 것 같은 느낌을 준다. 이외 에도 캐릭터가 직접 이동할 수 없는 사냥터 한쪽 구석에 적과 열심히 전투를 벌이고 있는 NPC 등을 통해 게이머의 스토리 몰입감을 더해준다.

▲ 각 맵에 숨겨진 NPC의 일지를 찾아보는 것도 게임의 재미 중 하나다.

다소 짧은 메인 스토리는 아쉬워
이런 장점에도 불구하고 아쉬운 점은 있다. ‘디아블로3’는 패키지 기반의 게임인 만큼 메인 스토리 의존도가 높다. 이는 게이머가 자유롭게 진행할 수 있는 온라인 게임과 달리 한 가지 루트로만 정해져 있기 때문이다. 약 4시간 정도면 모든 엔딩을 볼 수 있는 짧은 스토리도 아쉬움으로 남는다. 일반적인 패키지 형태의 RPG(롤플레잉 게임)의 경우 스토리를 즐기기 위한 평균 클리어 시간이 8시간 이상인 것에 비하면 매우 짧다. 또 각 막들의 스토리의 길이 차이도 크다. ‘디아블로3’는 총 4개의 막으로 구성돼 있는데, 1막부터 2막은 10장, 3막은 7장으로 구성돼 비슷한 길이를 보이는 반면, 4막은 4장 정도로 매우 짧다. 물론, 스토리 상 최종 전투를 진행하는 만큼 스토리가 길 수 없지만, 다른 막에 비해 반도 안되는 수치는 아쉬운 것이 사실이다. 차라리 짧게 지나가는 천사들과 악마의 전투를 좀 더 비중 있게 다뤄줬다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 최대 10장에서 7장 정도의 길이를 자랑하는 1~3막과 달리 4막의 길이는 다소 짧은 편이다.

쉬우면서도 다채로운 개성 연출 가능
‘디아블로3’의 직업은 전작의 구성과 비슷하다. 완벽한 한글화로 인해 바바리안과 같은 고유 명칭이 야만용사로 바뀌고 템플러가 사라진 대신 수도사가 그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점을 제외하면 전작과 대부분 동일하다고 볼 수 있다.

구성이 비슷한 것에 비해 특징은 많이 변화했다. 강력한 데미지를 바탕으로 근접 딜러 역할을 하던 야만용사는 방패를 들지 않으면 악몽(나이트메어) 난이도부터는 사냥이 어려울 정도다. 콘트롤이 미숙한 게이머라면 가장 낮은 난이도인 노멀에서도 방패를 사용하지 않으면 클리어하기 어렵다. 또 스테이터스(이하 스텟)과 스킬 트리로 구성됐던 전작의 캐릭터 육성 방식을 과감히 삭제해 레벨에 따라 스텟과 스킬을 습득하는 방식으로 교체됐다.

이로 인해 게임을 처음 접하는 사람도 손쉽게 캐릭터를 육성할 수 있다. 하지만, 모든 캐릭터가 동일한 스텟과 스킬을 보유할 경우 게이머들의 각각의 개성을 표출하기 어렵다는 단점이 있다. 블리자드는 이런 단점을 룬 시스템을 통해 보안했다.

전작의 룬 시스템은 아이템에 룬을 박아 추가 옵션을 얻는 방식의 시스템이었다. 하지만, ‘디아블로3’는 아이템이 아닌 스킬에 룬 시스템을 부여해 동일한 스킬이라도 적용된 룬에 따라 다양한 효과를 낼 수 있게 했다. 예를 들어 악마사냥꾼의 원소화살의 경우 서리화살 룬을 장착하면 몬스터의 이동속도가 느려지는 효과를 낼 수 있는 반면, 저승촉수 룬을 장착하면 적에게 준 피해의 3% 가량을 자신의 체력으로 전환하는 효과를 낼 수 있다.

이로 인해 게이머들은 자신의 플레이 방식에 맞게 룬을 조합해 사냥하는 재미도 얻을 수 있다. 안정적인 사냥을 선호하는 게이머의 경우 이동속도가 느려지는 스킬을 조합해 적을 묶어놓고 전투를 벌일 수 있고, 강력한 한방 데미지를 선호하는 게이머의 경우 부과 효과보다는 데미지의 중점을 둬 룬을 설정하는 방식으로 자신만의 개성을 표출할 수 있다. 또, 이런 룬 설정은 사냥터에서 등장하는 몬스터의 형태에 따라서도 달라져, 후반 레벨로 갈수록 정해진 스킬보다는 사냥터에 맞춰 새롭게 스킬과 룬을 셋팅하는 형태가 늘어난다.

▲ 동일한 스킬이라도 장착하는 룬에 따라 다른 효과를 보인다.

직업 간 밸런스는 개선 시급
‘디아블로3’가 스킬을 통해 게이머 간 개성 연출에 중점을 둔 것에 비해 캐릭터의 직업 간의 밸런스에서는 취약한 면모를 보인다. 먼저 ‘디아블로3’를 즐기는 게이머 중 과반 수 이상이 즐기고 있는 악마사냥꾼의 경우 강력한 데미지와 뛰어난 생존 스킬로 인해 아이템을 손쉽게 구하기 위해 필수로 육성해야 하는 직업으로 불리는 반면, 야만용사는 낮은 방어력과 공격력으로 기피 1순위의 직업이다. 실제로 악마사냥꾼과 마법사의 경우 가장 어려운 불지옥 난이도라고 해도 1막까지는 무난하게 클리어 할 수 있는 반면, 야만용사는 지옥부터 사냥에 어려움을 겪게 된다.

일반적인 온라인 게임에서 여러 게이머와 사냥하는 파티플레이 시 전방에서 팀원을 보호하는 탱커, 강력한 데미지로 적을 사냥하는 딜러, 파티원의 체력을 책임지는 힐러로 역할이 나뉜다. 또 딜러는 근접 딜러와 원거리 딜러로 또 다시 세분화된다. 하지만, ‘디아블로3’는 근접 딜러의 역할을 할 수 있는 직업을 찾아볼 수 없고, 탱커 역할을 해야 하는 수도사와 야만용사도 낮은 방어력으로 인해 제대로 역할을 수행하기 힘들다. 이로 인해 포니방(알록달록동산)을 플레이하기 위해 파티원을 구할 시 야만용사와 수도사는 외면받는 사태가 비일비재하게 발생한다. 부두술사도 약간의 차이만 있을 뿐 외면받기는 마찬가지고, 가장 선호하는 직업이 마법사와 악마사냥꾼이다. 비록, 파티플레이가 강제되는 MMORGP(대규모 다중접속 롤플레잉 게임)형태의 게임은 아니지만, 자신이 애정을 가지고 키운 캐릭터가 같은 시간을 들인 다른 직업군에 비해 약하다는 점이 게이머에게 많은 박탈감을 주는 것은 사실이다. 이런 캐릭터 간 밸런스 문제는 블리자드가 가장 시급하게 해결해야 할 부분이라고 볼 수 있다.

최적화는 최고
‘디아블로3’는 출시 전부터 극찬을 받았을 정도로 최적화가 잘 된 게임이다. 직접 테스트 해본 결과 높은 옵션과 낮은 옵션에서 확대해서 확인하지 않은 이상 그래픽 차이를 거의 느낄 수 없을 정도였다. 옵션에 따라 극명한 그래픽의 차이를 보이는 다른 게임에 비해 ‘디아블로3’는 낮은 사양이라도 블리자드가 보여주고자 했던 그래픽을 느낄 수 있는 셈이다. 이로 인해 PC사양에 무관하게 누구나 원활한 게임을 즐길 수 있다는 점은 이 게임이 가지고 있는 강력한 장점 중 하나다.

이런 부분은 프레임 부분에서도 확인할 수 있었다. 해상도 1680×1650으로 악마사냥꾼 원소화살 저승촉수 룬으로 4막 1장의 빛의 현관 그림자망령과 이스카투가 등장하는 곳에서 150마리 이상의 몬스터를 모아놓고 테스트했다. 높음 옵션은 텍스쳐 품질, 그림자 품질, 물리 품질, 사물 표현 밀도를 모두 '높음'으로 설정했고, 중간 옵션은 텍스처 품질과 물리 품질을 '낮음'으로. 그림자 품질과 사물 표현 밀도를 '중간'으로 설정했다. 낮은 옵션은 텍스처 품질과 물리 품질은 중간과 동일하게 '낮음'으로 설정하고 그림자 품질, 사물 표현 밀도를 끄고 테스트했다.

▲ 좌측부터 높음, 중간, 낮음 옵션 순이다. ‘디아블로3’는 세세하게 살펴보지 않은 이상 그래픽 변화를 확인하기 어렵다.

위와 같은 환경으로 테스트한 결과 약 20~25 정도의 프레임 수치를 확인할 수 있었다. 테스트 환경은 높음부터 낮음까지로 1~3정도의 오차만 있었을뿐 전체적으로 비슷한 수치를 기록했다. 다만, 몬스터가 소규모로 등장하는 옵션에 따라 약간의 차이를 보였다. 높은 옵션에서는 25 프레임을 유지하다가 몬스터 등장 시 20~23정도로 하락했고, 중급과 낮음 옵션에서는 30 프레임을 유지하다가 각각 20~25프레임, 20~28 프레임 정도의 차이를 보였다. 이 경우에도 일부로 몬스터를 3~5마리 정도 몰아놓고 사냥한 결과다.

사양에 상관없이 무난하게 즐길 수 있는 셈이다. 기자가 직접 테스트한 환경은 외장 그래픽을 CPU에 내장한 AMD의 APU에서도 강점을 보인다 AMD ‘라노’ APU인 ‘A8-3870’이다. 이로 인해 장소에 제약이 많은 데스크톱 PC에서만이 아닌 AMD의 APU가 탑재된 노트북에서도 무리 없이 ‘디아블로3’를 즐길 수 있는 것이다. 다만, 높은 옵션에서는 사냥 시 반응속도가 1~2초 정도 늦게 느껴진 만큼 쾌적한 게임 이용을 위해서는 중급 옵션으로 플레이 할 것을 추천한다.

▲ 테스트는 1막 빛의 현관에서 최대한 몬스터를 모은 상태로 진행했다.

특히, AMD의 APU는 별도의 외장 그래픽카드를 따로 구입할 필요가 없기에 가격 면에도 매우 저렴하다. 좀 더 높은 그래픽 성능을 원하는 게이머의 경우 당연히 외장형 그래픽카드를 쓰는 것이 좋겠으나, 조만간 AMD가 ‘라노’ APU에서 한 단계 발전한 최신 APU인 ‘트리니티’ APU를 출시할 계획이니 기대해도 좋을 듯하다. 인텔의 최신 CPU ‘아이비브릿지’ CPU에 내장된 인텔 HD4000 그래픽스로 ‘디아블로3’를 고급 옵션으로 구동했을 때는 몬스터가 등장하지 않은 상황에서 약 27~30 프레임을 보였다. 두 제품의 내장 그래픽 프레임으로 보면 ‘디아블로3’는 별도의 외장 그래픽 없이 인텔의 ‘아이비브릿지’와 AMD의 ‘라노’를 탑재한 제품에서도 문제없이 플레이가 가능하기는 하나, 그래픽 성능은 APU가 약간 우세하다고 볼 수 있다.

PC사양이 높아짐에 따라 수명도 같이 늘어나고 있다. 이에 따라 게이머들은 단순히 ‘디아블로3’만 구동할 수 있는 PC가 아니라 이 게임과 함께 다른 게임도 같이 구동할 수 있는 PC를 원한다. 하지만, 높은 옵션에서도 약간의 어색함이 느껴질 뿐 원활한 플레이가 가능했던 AMD의 ‘라노’ APU인 A8-3870K에 비해 인텔의 ‘아이비브릿지’에 내장된 인텔HD4000 그래픽스는 높은 옵션으로는 게임 플레이가 어려울 정도로 느린 반응 속도를 보였다. 곧 출시될 ‘블레이드앤소울’ 등을 비롯한 고사양의 3D 게임까지 염두에 두고 있는 게이머라면, ‘라노’나 이후 출시될 ‘트리니티’로 PC를 구축할 것을 추천한다. 특히, ‘트리니티’는 내장 그래픽만으로도 고사양을 요구하는 ‘배틀필드’까지 무리없이 플레이가 가능할 정도의 높은 퍼포먼스를 보이는 만큼 가격대 성능비가 뛰어난 제품을 찾는 게이머라면 AMD의 APU가 제격이라는 생각이다.

테스트 환경
프로세서 – AMD APU A8-3870K
메모리 - 8GB
그래픽 – AMD APU 내장 라데온 6550D
모니터 – 알파스캔 2450LED 24인치
마우스 – 스틸씨리즈 ‘디아블로3’ 전용 마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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