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 Of You, By You, For You

지난해 2월 일본 출장 당시 소니의 자회사 소니커뮤니케이션네트웍스(소넷) 인터넷 담당국장을 만난 적이 있습니다. 대화의 주제는 주로 웹2.0이었습니다. 당시 일본 정보기술(IT) 업계의 최대 이슈는 웹2.0인데 ‘한국에서는 어떻느냐’는 질문을 주로 들었습니다. 당시만 해도 국내에서는 인터넷 업계에서만 관심을 가지고 있었을 뿐 IT 업계 전반적으로 웹2.0에 대한 논의가 지금처럼 일어나지는 않았던 것 같습니다.

국내에서 대중적으로 웹2.0에 대해 폭넓게 알려진 것은 지난해 5월 이후로 기억됩니다. 지난해 4월 경 안철수 안철소연구소 의장이 방한시 기자간담회를 통해 “미국에서는 웹2.0이 최대 이슈인데 한국에서는 웹2.0에 대해 잘 알려지지 않은 것 같다”라고 밝힌 이후 여러 언론들이 대대적으로 웹2.0에 대해 기사화하면서 대중적인 확산을 가져왔던 것 같습니다.

물론 인터넷 업계에서는 이미 이를 파악해 준비하고 있었지만 지금처럼 모든 분야에 2.0을 붙이는 추세는 그 이후에 일어난 셈이죠.

그때나 지금이나 웹2.0에 대해 토론하다보면 크게 세가지 부류로 분류됩니다. 웹 2.0을 지금의 현실계를 변혁할 수 있는 최대 원동력으로 인식하는 층입니다. 둘째는 단순한 버즈워드(buzz word)에 불과하다고 무시하는 부류입니다. 드러나지도 않은 실체를 갖고 마케팅용으로 이용하고 있다는 비판이 내포돼 있습니다. 웹2.0에 대해 이미 식상함을 경험하고 쳐다보지 않는 층도 있습니다. 웹 2.0이 무엇인지 잘은 모르지만 지겹다는 것이죠. 여기저기서 정제되지 않은 너무 많은 얘기들을 듣다보니 이미 식상해버렸다는 것입니다.

대부분 2.0을 무시하는 층들은 이전 2000년대 초 인터넷 거품과 2.0을 비교합니다. e비즈니스도 비교 대상입니다. 결국 거품이 꺼지고 무엇이 달라졌느냐는 거죠. 그러나 분명한 차이는 있습니다. 2000년대초 당시만 해도 인터넷이 됐던 e비즈니스가 됐건 공급업체가 저만치 앞서 나가며 홀로 떠들었던 경향이 있습니다. 사용자는 무조건 따라오라는 식이었죠. 하지만 지금의 2.0은 다릅니다. 사용자가 먼저 나서 자신만의, 자신에 의한, 자신을 위한 세계를 만들어 놓은 것입니다. 오히려 이제는 솔루션 업체를 비롯한 각종 공급업체들이 뒷북을 치며 2.0 관련 제품들을 내놓고 마케팅으로 활용하기 시작했습니다.

대상에 불과했던 사용자가 이제는 주체로 당당히 나서게 됐습니다. 예비창간호에서 2.0을 내세운 것은 참여, 공유, 개방의 3대 키워드를 다양한 측면에서 고찰해보자는 의미였습니다. 지금까지 대부분 개론 수준이거나 혹은 한 분야 종사자만을 위한 내용만을 다루었다면 이제 다양한 측면에서 검토해보자는 뜻이었습니다. 개발자, 마케팅 기획자, 기업 사용자, 소프트웨어 개발 업체 등 해당 분야의 전문가들의 고견을 통해 2.0을 어떻게 혁신의 기반으로 삼을 수 있을 지 지켜보기 위함입니다.

인터넷 붐이 아무리 거품이었다 하더라도 현재의 개인을, 현재의 기업을 만들어 놓은데 일조한 것은 사실입니다. 2.0 시대에 뒤떨어지지 않기 위해서는 버즈워드라 뒤로 물리지 말고, 지금 차근차근하게 분석해서 준비해야 할 때입니다.

조금 다른 이야기지만 IT Today도 6월 창간호를 시작으로 당신의, 당신에 의한, 당신을 위한 매거진 2.0 시대를 열겠습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이병희 편집장 shak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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