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은 지금 ‘디아블로3’의 열풍에 휩싸여 있다. 커피숍·지하철 등 20~30대 남성층이 있는 곳이라면 ‘디아블로3’에 대한 이야기가 빠지지 않고, 게임에 관심이 많은 여성층도 이 게임에 주목하고 있다.

‘디아블로3’가 이렇게 인기를 끄는 이유는 무엇일까? 물론 게임성도 있겠지만 가장 큰 이유는 '추억'이라고 할 수 있다. 전작 출시 후 12년 만에 돌아온 ‘디아블로3’는 20~30대 게이머들의 학창시절을 함께 추억의 매개체인 만큼, 시간을 내서 한번쯤은 해보려는 심리인 것이다.

이런 추억을 되살리는 게임이 또 다시 등장했다. 이는 9년 만에 돌아온 느와르 액션의 진수 ‘맥스페인3’가 그것이다. ‘맥스페인’ 시리즈는 홍콩 느와르 영화를 보는 듯한 액션과 스토리로 출시 후 꾸준한 인기를 얻었던 시리즈다. 신작인 ‘맥스페인3’가 전작에 비해 얼마나 달라졌는지 기자가 직접 플레이해 봤다.

 
전작의 매력을 완벽히 계승
‘맥스페인’시리즈는 TPS(3인칭 슈팅 게임)를 즐겨하는 사람이라면 한번쯤은 해봤을 정도로 많은 인기를 끌었던 게임이다. 가족을 잃은 전직 형사의 처절하고 끈질긴 사투는 주인공의 냉소적이고 자학적인 나레이션과 어우러져 ‘맥스페인’ 특유의 분위기를 자아냈고, 뒤로 갈수록 점점 더 나락으로 떨어지는 스토리는 많은 여운을 남겼었다. 특히, 화면이 느려지는 ‘불렛타임’ 시스템은 당시 많은 게이머들에게 신선한 충격을 안겨줬다.

새롭게 출시된 ‘맥스페인3’는 이와 같은 특유의 분위기를 살리면서 액션은 더욱 강화했다. 비록, 스토리를 더욱 강조해 영화와 같은 느낌을 줬던 그래픽 노블 형식의 연출은 사라졌지만, 전작을 플레이했던 게이머들이 기억하는 씁쓸한 미소와 함께 위스키를 들이키는 ‘맥스페인’은 여전하다. 개발사가 레메디에서 락스타로 바뀌면서 ‘맥스페인’ 특유의 느낌이 사라지는 것을 걱정했던 게이머가 있다면 '기우'라고 말해주고 싶을 정도로 전작의 분위기를 잘 살렸다. 굳이 아쉬운 점을 찾자면 가족을 지키지 못했다는 죄책감을 주인공이 떨쳐냈다는 점이라고 할 수 있다. 주인공의 자학과 냉소가 가족을 지키지 못했다는 자괴감에서 비롯됐던 것인만큼 이 부분이 사라진 것은 살짝 아쉽다.

전작을 계승한 것은 이 뿐만이 아니다. 일반적인 총싸움 형식의 슈팅 게임은 치료제를 통해 HP를 회복하는 방식이다. 하지만, ‘맥스페인’ 시리즈는 이미 부상을 입고 있는 상태인 만큼 치료가 아닌 진통제를 통해 체력을 회복한다. 이는 ‘맥스페인3’도 마찬가지로, 게임에 접속하면 피에 젖은 와이셔츠를 입고 있는 주인공을 확인할 수 있다. 게이머는 전작과 마찬가지로 진통제를 찾아 헤매며 적을 물리쳐야 한다.

▲ 이번 작품에서도 주인공은 여전히 진통제를 달고 사는 모습이다.

물론 시스템은 비슷하지만 시간이 지나 게이머들의 실력도 오른 만큼 난이도도 많이 달라졌다. 노멀 난이도라고 쉽게 생각하고 달리면서 쏘는 방식을 취한다면 곧 게임오버 화면을 보게 될 정도다. 단순하게 적을 맞추는 것에서 벗어나 시간이 느려지는 ‘불렛타임’을 적절히 활용해야 손쉬운 플레이가 가능하다. 또 맵 곳곳에 숨겨진 진통제를 챙기는 것도 중요하다. 전작과 달리 ‘맥스페인3’는 맵에서 얻을 수 있는 진통제가 적은 만큼 틈틈이 주변 지형지물을 확인해 진통제를 꼼꼼하게 챙기는 것이 보다 쓉게 플레이 할 수 있는 요령이다.

이번 작품부터 새롭게 추가된 엄폐 기능도 적절히 활용할 필요가 있다. 이 게임은 단순히 쏘고 맞추는 형태의 슈팅 게임이 아닌 ‘블렛타임’을 통해 영화와 같은 화려한 액션을 펼치며 적을 쓰러뜨리는 형태의 게임이다. 그런 만큼 슈팅 게임을 즐겨하는 게이머라도 적응하는데 어느 정도의 시간이 필요할 정도다. 슈팅 게임에 자신있는 게이머가 아닌 이상 첫 시작부터 ‘하드코어’ 모드를 선택한다면 끊임없이 출력되는 게임오버 메시지를 볼 수 있으니 되도록 노멀 난이도에서 적응기간을 거친 뒤 하드코어 난이도로 넘어가길 바란다.

‘맥스페인3’는 사실적인 액션을 강조한 게임이다. 이런 부분은 무기의 교체에서도 충분히 느낄 수 있다. 일반적인 슈팅 게임은 바닥에 떨어진 무기 교체로 교체할 경우 달리다가 잠시 멈추고 교체하거나 앉아서 줍는 모션을 취한다. 하지만 이 게임은 달리는 중 속도를 이용해 슬라이딩하며 무기를 교체한다. 또, 양손 무기를 사용하다가 한손 무기로 변경할 경우 사용하던 무기를 왼손에 들고 가슴에 있는 총을 꺼내 사용한다. 무기 교체 시 무기가 아예 사라져버리는 다른 게임들과 차별점이라고 볼 수 있다. 또 한손 무기를 양손에 들기 위해서는 왼손에 든 무기를 버려야 한다. 이런 현실에 기반을 둔 디테일한 모션이 ‘맥스페인3’가 더욱 재미있게 느껴지는 요소다. 다만, 현실에 기반을 둔 만큼 무기를 많이 들고 다닐 수 없어, 게임의 난이도가 다른 게임에 비해 다소 높은 편이다.

▲ 전작에서 볼 수 있었던 슬라이딩 액션은 이번 작품에서도 계속된다.

이젠 멀티플레이로 함께 즐기자
‘맥스페인3’는 시리즈 중 처음으로 멀티플레이 모드를 지원한다. 전작이 단순히 혼자 즐기고 스토리를 보는 데서 그쳤다면, 이번 작품부터는 팀을 나눠 전 세계 게이머와 경쟁하는 재미도 추가됐다. 하지만, 멀티플레이 모드가 단순히 여러 사람과 함께 즐기는 것에서 그친다면 오랜 기간 게이머들의 흥미를 끌기 어렵다. 락스타 게임즈는 이런 점을 고려해 이번 작품의 멀티플레이에 다양한 시스템을 녹여냈다.

‘맥스페인3’의 멀티플레이에는 싱글플레이에서 볼 수 없었던 ‘아드레날린’ 시스템이 추가됐다. 이 시스템은 적을 사살한 뒤 약탈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게이지다. 이 게이지에 따라 캐릭터의 능력치가 변하는 만큼 끝까지 살아남으며 적을 보다 많이 약탈하는 것이 멀티플레이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라고 할 수 있다. 모은 ‘아드레날린’ 게이지는 버스트를 활성화하는데 사용된다. 버스트는 체력을 높이거나, 적이 아군으로 보이게 하거나, 탄약의 소모를 없애는 등 다양한 효과를 발휘하는 능력으로 활용도에 따라 게임의 판도를 바꿀 수 잇다.

다른 게이머와 게임을 즐기는 멀티플레이 모드의 경우 실력이 비슷한 사람들끼리 게임을 즐길 수 있게 해주는 ‘매치 메이킹’ 시스템이 중요한 요소 중 하나다. 게이머 간 실력차이가 클 경우 게임의 재미를 느끼기 전에 흥미를 잃게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맥스페인3’는 게이머의 멀티플레이 레벨과 순위 등 다양한 요소를 바탕으로 게이머 간 매치를 진행한다. 이 뿐만 아니라 ‘갱 워즈’ 모드와 같은 다양한 모드가 5라운드에 걸쳐 랜덤으로 진행되는 경우 전 라운드의 점수에 따라 다음 라운드의 시작 점수가 달라지는 등 각종 패널티를 부여해 게이머 간의 실력차를 줄이는 시스템을 구현했다. 또 멀티플레이를 처음 접하는 게이머를 위해 단순히 적을 쏘고 맞추는 형태의 팀 데스매치와 데스매치 모드도 지원한다. 이 모드를 통해 처음 접하는 게이머도 멀티플레이의 기본적인 룰과 시스템을 익힐 수 있는 만큼, 초보자라면 이 모드부터 시작할 것을 추천한다.

▲ 멀티플레이에서도 ‘불렛타임’의 중요성은 여전하다.

멀티플레이 모드 중 ‘페인킬러’ 모드는 이 게임만의 특색을 느낄 수 있는 독특한 모드 중 하나다. 게임 시작 후 첫 번째 희생자가 ‘파소스’, 킬러가 ‘맥스’가 돼 그들을 노리는 다른 게이머와 맞서 싸우는 형태의 모드다. ‘맥스’와 ‘파소스’에게는 다양한 능력이 제공되고 다른 게이머는 모두 같은 편으로 배정된다. 게이머들은 ‘맥스’와 ‘파소스’ 역할을 맡은 게이머와 싸우면서 점수를 얻을 수 있고 ‘맥스’와 ‘파소스’가 되기위한 보너스도 얻을 수 있다. 게임의 스토리에 기반한 만큼 색다른 재미를 느낄 수 있다.

‘맥스페인3’ 멀티플레이 모드의 장점은 이 뿐만이 아니다. 멀티플레이 모드를 즐기면서 쌓을 수 있는 경험치와 현금을 통해 새로운 무기와 능력을 구매할 수 있고, 무기 레벨을 올려 무기의 새로운 기능을 얻을 수도 있다. 또 다양한 캐릭터를 구매해 개성 있는 연출을 즐길 수도 있다. 이로 인해 경쟁의 재미와 함께 수집과 커스터마이징 재미까지 느낄 수 있다. 또 각 캐릭터는 각 부위 별로 변경이 가능해 꾸미는 재미도 쏠쏠하다.

▲ 적절한 엄폐가 팀을 승리로 이끄는 지름길이다.

학창시절의 향수를 자극하는 게임
‘맥스페인3’는 학창시절의 향수를 자극하는 요소가 가득한 게임이다. 전작 특유의 매력을 계승할 뿐만 아니라 학창시절 친구들과 즐겨봤던 홍콩 느와르 액션 영화와 같은 화면 연출을 통해 당시의 추억을 불러일으킨다. 또 게임 자체가 화면이 천천히 움직이는 ‘불렛타임’을 사용하지 않으면 플레이가 불가능 할 정도여서, 게임을 즐기다보면 자연스럽게 학창시절 본 느와르 영화를 떠올리게 된다.

이 게임은 단순히 게임을 플레이하는 재미만이 아닌 보는 재미도 쏠쏠한 게임이다. 적을 향해 몸을 날리며 총을 쏘는 모습부터 총알이 날아가 적을 맞히는 모습 등 영화에서나 볼 수 있었던 장면을 게임 속에서 확인할 수 있다. 또 옆으로 슬라이딩하며 적을 맞히는 주인공의 모습도 한편의 영화를 연상시킬 정도다. 게임 플레이 영상을 한편의 영화로 만들어도 어색하지 않을 것 같다는 느낌이다. 물론, 플레이한 게이머의 실력이 어느 정도 받쳐줘야 되는 점은 필수다. ‘맥스페인3’는 전작을 기억하는 게이머나 느와르 액션을 좋아하는 게이머라면 반드시 한 번 쯤은 즐겨봐야 할 게임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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