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1월 벤처단체가 주최한 신년 인사회에서 백종진 벤처산업협회 회장(한글과컴퓨터 대표)이 5개 단체가 통합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힌 이후, 벤처단체간 통합에 대한 관심이 증폭돼왔다.

 당시 백종진 회장이 통합을 거론했던 단체들은 벤처기업협회(벤처산업협회 전신), 한국여성벤처협회,  IT벤처기업연합회, 한국바이오벤처기업협회, 한국벤처캐피탈협회 등 5개 단쳐로 알려졌다.

 실제 백종진 회장은 벤처 단체간 통합을 추진해왔다. 백 회장이 맡고 있던 벤처기업협회는 협회 명칭을 벤처산업협회로 바꾸고 벤처 관련 협단체장등을 특별 부회장으로 선임하기로 하는 등 통합준비를 해왔다.

 

백종진 벤처산업협회 회장은 지난 25일 한글과컴퓨터 기자간담회 이후 벤처통합 문제에 대해 다시 거론했다. 백 회장은 “"국내의 벤처협회들을 하나로 합치는 게 만만치 않다. 그래도 다른 곳은 어느 정도 협의가 됐는데 유독 한곳의 협회장만 어떻게 내가 그곳에 부회장으로 들어 가냐며 통합에 반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부분 통합에 찬성했는데 한 곳에서만 반대가 심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그러나 관련 벤처 단체들은 통합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이 많아 결국 벤처통합은 물건너가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의 목소리가 높다. 특히 통합에 거론됐던 해당 단체들의 반발이 심하다.

 

 IT벤처기업연합회의 최병희 사무국장은 "올해 초에 이런 얘기가 나온 후 우리 이사회 측에서 회의 한 결과 부정적인 의견이 지배적이었다"고 밝히고 "현재 지식경제부로 업무를 이관해서 잘 수행중이다. 또 벤처산업협회에서 정식으로 통합에 관해 이야기를 들은 적이 없다"고 말했다.

벤처캐피탈협회의 김형수 이사도 "둘은 성격이 다르다. 서로 통합할 수 없다는 게 협회의 생각"이라며 "한마디로 은행연합회와 전경련을 통합하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바이오벤처협회 양재혁 과장은 "IT,BT,NT의 융합 등을 봤을 때 어느정도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부분이 있지만, 지금 벤처산업협회와 비즈니스 측면에서 보면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게 현재 없기 때문에 통합할 생각은 없다"고 밝혔다. 여성벤처협회 노서연 실장도 사실무근이라고 강하게 언급했다.

협회통합의 주체인 벤처산업협회측은 "벤처업계를 통합해서 무게 있는 목소리를 내면 좋을 거라고 생각하고 있지만 공식적으로 어떤 이야기를 할 순 없다"고 말했다.

 

 이번 통합 논의과정에서 한 업계 관계자는 “결국 백종진 회장이나 일부 회장단이 업계 현실을 무시한 채 탁상공론식으로 진행됐던 것이 아니냐”면서 “단체간 통합이 필요하다면 공식적으로 통합의 효율성에 대해 검토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대부분의 벤처 관련 업무가 지식경제부로 이관되는 상황 속에서 효율적인 업무 추진을 위해 논의가 시작됐던 벤처 단체간 통합문제가 어떻게 이뤄질지가 주목되다.


송영록 기자 syr@it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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