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PC 시장의 메카 용산전자상가가 CPU 및 그래픽카드 신제품과 잇단 대작 게임 출시 등 잇단 호재로 '시장 활성화'에 대한 기대감에 차 있다.

용산상가 활력의 가장 으뜸요인은 대작게임.

▲ 용산 PC업체들은 조립 PC를 찾는 사람들을 위해 용도별로 하드웨어를 세팅해 판매한다. 물론 선호하는 브랜드에 따라 스펙을 자유롭게 조정할 수도 있다.
지난 15일 출시된 '디아블로3'가 국내 게이머들 사이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어, 이 열기가 침체된 PC시장으로도 이어질 것이란 기대감을 높이고 있는 것.

그 동안 용산 PC 시장은 신제품 출시에도 불구하고 침체국면을 벗어나지 못해왔다. 이는 일정 수준 이상의 조립 PC와 개별 하드웨어를 구매하는 주 소비층이 게이머인 데, 대작 게임이 2년 가까이 등장하지 않아 PC 또는 주요부분품 구매 수요를 이끌어내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12년만에 등장한 디아블로 시리즈의 신작 ‘디아블로3’가 출시 전야제에서 5000명에 가까운 관람객을 확보하는 등 인기를 끌면서 용산 PC 시장에도 새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또 다른 대작 게임인 엔씨소프트의 ‘블레이드앤소울’도 6월 공개서비스를 앞두고 있어 상가 상인들의 기대감은 그 어느 때보다 높다.

이미 대부분의 조립 PC 유통업체들은 ‘디아블로3’의 사양에 맞춘 조립 PC를 선보이며 용산을 찾은 고객들의 발걸음을 붙들고 있다. 일부 업체들은 직접 맞춘 사양의 PC에서 ‘디아블로3’를 구동하는 모습을 보여주며, 소비자가 직접 체험하고 살 수 있게 하는 체험 마케팅으로 게이머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대작 게임 효과'와 함께 최근 마이크로프로세서와 그래픽카드 신제품이 잇달아 출시된 것도 PC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는 요인 중 하나다.

한 그래픽카드 제조사 관계자는 “엔비디아 지포스 GTX600 시리즈와 AMD 라데온 HD7900 시리즈의 출시로 이전 모델의 수요가 늘고 있다”며 “이는 신제품의 출시로 이전 모델들의 가격이 낮아진데 따른 결과”라고 답했다.

인텔의 2세대 프로세서인 ‘샌디브릿지’도 최신 제품 ‘아이비브릿지’ 출시 후 수요가 일시적으로 늘어나는 국면이다. 비록, 지난 주부터 급등한 환율의 영향으로 다소 침체기를 겪고는 있지만, ‘아이비브릿지’가 성능보다는 전력과 그래픽 성능에 더 치중한 프로세서인 만큼, 이 제품의 출시로 가격이 인하된 ‘샌디브릿지’를 찾는 소비자가 많다는 게 관계자들의 귀띔이다.

용산 전자상가의 한 관계자는 “디아블로3‘ 출시 후 PC 구매를 문의하는 고객들이 많아졌다."며 "아직 출시한지 얼마 되지 않아 실질적인 구매로 이어지는 경우는 적지만, 분위기 자체는 살아나는 양상을 보이고 있어, 내달 보다 높은 사양을 요하는 ’블레이드앤소울‘이 출시되면 본격적인 수요로 이어지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디아블로3'를 위해 완제품 PC 구매보다는 필요한 부분만 업그레이드 하는 소비자들이 적지 않은 것도 눈길을 끈다. 이는 ‘디아블로3’의 경우 게임 요구 사양이 높지않아, 게임에서 많은 영향을 차지하는 일부 부품만을 구매하려는 이들이 많기 때문이라는 게 상인들의 진단이다.

용산 전자상가의 한 관계자는 “디아블로3의 경우 엔비디아 GeForce GTS 460 정도의 그래픽 카드로도 충분히 구동할 수 있어 소비자들이 굳이 새 PC를 구매할 이유가 없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며, “CPU나 그래픽 카드만 따로 구입해 업그레이드하려는 소비자들도 많아졌다”고 전했다.

오는 6월 엔씨소프트의 ‘블레이드앤소울’을 시작으로, 하반기 엑스엘소프트의 ‘아키에이지’, 엠게임의 ‘열혈강호2’, 위메이드의 ‘천룡기’, 한게임의 ‘던전스트라이커’, ‘크리타카’를 비롯해 FPS(1인칭 슈팅) 게임 ‘매트로컨플릭트’. 축구 게임 ‘위닝일레븐’ 등 다수의 게임들이 공개 서비스를 예고하고 있어, 올 하반기 PC 시장은 그 어느 때보다 좋은 여건을 맞게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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