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롤러블 [사진: LG전자]
LG전자의 스마트폰사업 포기로 볼 수 없게 된 LG 롤러블 [사진: LG전자]

 

[디지털투데이 김양하 기자] LG전자는 2005년 초콜릿폰 1000만대 판매를 시작으로 샤인폰, 프라다폰 등 연이은 히트작으로 휴대폰 시장에서 세계 3위까지 올랐었다.

하지만 2007년 애플이 아이폰으로 스마트폰 시장을 연 이후 LG전자는 시장 변화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고 5조원의 적자를 기록하면서 결국 철수를 결정하게 됐다.

한때 잘나갔던 LG전자의 MC사업부가 역사속으로 사라지게 된 원인은 무엇일까?

1차 책임은 2007년부터 2010년까지 LG전자를 이끌었던 남용 부회장의 판단 착오가 결정적이었다.

애플이 아이폰을 출시할 당시 스마트폰보다는 피처폰이 당분간 대세일 것이라는 외국계 컨설팅 업체의 보고서를 믿고 안일하게 대응했다. 

안드로이드가 아이폰의 경쟁 플랫폼이 될 것이라 예상하고 빠르게 추격하여 애플과 경쟁하는 구도를 만든 삼성전자의 행보와 비교된다. 

2010년 남용 부회장 사퇴이후 오너 일가인 구본준 부회장이 LG전자를 맡았다. 

구 부회장은 박종석 사장을 기용하고 LG전자는 물론 LG디스플레이, LG화학, LG이노텍 등 계열사의 첨단 기술을 총동원하여 '옵티머스G프로' 'G2' 등으로 잠깐 반등에 성공하며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박종석 사장이 건강상의 이유로 떠난 이후 2015년 마케팅 전문가인 조준호 사장이 MC사업본부장을 맡았다. 

하지만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에서 애플과 삼성전자가 견고한 투톱 체제를 굳혀가고, 중저가폰 시장에서는 중국 업체들이 거세게 추격하는 시장 변화에 대응하지 못한 LG전자는 2015년 3분기부터 다시 적자 행진을 이어간다.

결국 조준호 사장은 2017년 12월 물러나고 황정환 부사장에 이어 2018년 권봉석 사장, 2019년 이연모 부사장으로 계속 교체됐다.

잦은 사령탑 교체에도 불구하고 반등은 없고 계속 적자 행진을 이어갔다.

애플은 아이폰, 삼성은 갤럭시 시리즈를 계속 밀고 갔지만 LG전자는 옵티머스, G시리즈, V시리즈, 윙 등 주력브랜드 없이 모델을 바꾸었다. 

또, 소비자의 요구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며 지속적으로 소프트웨어를 업드레이드 하고 새로운 중저가 모델을 내놓는 샤오미 등 중국 업체들의 서비스에도 미치지 못했다.

결국 LG전자는 스마트폰 시장 흐름에 대한 적절하지 못한 대응, 프리미엄폰과 중저가 시장을 다 잡으려는 전략 그리고 연구개발보다 마케팅에 비중을 높이면서 휴대폰 사업 철수라는 결과를 불러왔다.

MC사업부는 사라지지만 LG전자에게는 수많은 통신관련 특허가 남아있다.

과거 휴대전화 세계 시장 1위 였던 노키아도 스마트폰 시장에 대한 대응 실패로 몰락의 길을 걸었다.  하지만 노키아는 통신관련 특허와 기술을 바탕으로 통신장비 시장에서 점유율을 높이고 있다.  

LG전자도 가전에 강점이 있고, 전장사업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만큼 통신기술 특허를 활용해 새로운 길을 열어갈 가능성이 있다.

가전과 전장산업 모두 통신기술과 접목되어 진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국내 소비자들은 우리나라 스마트폰 제조사가 삼성전자만 남아 선택의 폭이 줄어들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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