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구마사[사진: SBS]
조선구마사[사진: SBS]

[디지털투데이 조믿음 기자] 방송가에서 잇따른 역사 왜곡 논란으로 누리꾼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 

SBS 드라마 '조선구마사'는 역사왜곡으로 시청자 항의가 빗발치자 자체적으로 조기 종영을 결정한 가운데 공동제작사로 참여한 롯데컬처웍스, YG스튜디오플렉스, 크레이브웍스도 투자를 철회한다고 밝혔다. 

'조선구마사'는 지난 22일에 방송된 1회 방송분 중에 중국식 소품이 등장에 논란이 붉어졌다. 

충녕대군(장동윤 분)이 서양 구마 사제(달시 파켓)를 대접하는 장면에서 월병 등 중국식 소품을 사용하고, 무녀 무화(정혜성)를 중국풍 의상을 입혔다. 이어 태종(감우성)과 양녕대군(박성훈), 충녕대군에 대한 묘사도 실제 역사와는 거리가 있다는 비판도 일었다.

한국의 역사를 토대로 한 역사드라마에서 역사 왜곡 부분과 함께 중국풍 소품이 사용됐다는 사실이 전해지자 반중감정이 거세졌다. 

SBS는 26일 "이번 사태의 심각성을 깊이 인식하여 '조선구마사' 방영권 구매 계약을 해지하고 방송을 취소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방영권을 대부분 선지급했으며, 80% 이상 촬영이 완료된 상황에서 문제가 된 장면을 수정하고 작품을 재정비해 방송하겠다는 입장을 표명했으나 결국 드라마 폐지를 결정한 것이다. 

SBS의 '조선구마사' 뿐만 아니라 오는 6월 방송 예정인 JTBC의 '설강화'까지 역사 왜곡 논란에 붉어지며 업계의 발빠른 손절이 이어지고 있다. 

왼쪽부터 설강화 주연 지수, 흥일가구 입장문
왼쪽부터 설강화 주연 지수, 흥일가구 입장문

'설상화'는 민주화 운동과 간첩을 소재로 한 드라마다. 해당 드라마는 반독재 투쟁이 정점에 달했던 1987년 서울을 배경으로 '호수여대'의 학생 영초가 피투성이가 된 남성 수호를 운동권 학생으로 여겨, 보호하고 치료해 주다 사랑에 빠지는 것으로 시작된다.

하지만 이 드라마의 반전 설정은 수호가 실제로는 남파 무장간첩이라는 것이고, 영초의 조력자로는 '대쪽같은 성격'의 국가안전기획부(국가정보원의 전신) 직원이 등장한다는 것이다.

누리꾼들은 "실제 많은 운동권 대학생들이 당시 간첩으로 몰려 억울하게 고문받고 죽은 역사가 있음에도 남자 주인공을 운동권인 척하는 간첩으로 설정한 것은 문제가 있다"는 등의 주장이 나오고 있다.

심지어 여자 주인공 '은영초'라는 이름이 박정희 유신정권 시절 대학생들에게 큰 영향을 끼친 '천영초'라는 실존 인물과 유사하며 인물 배경 설정이 유사하다는 점까지 논란이 되고 있다. 

'설강화'의 문제가 붉어지자 협찬을 지원했던 '흥일가구'는 제작사측에 가구협찬 관련 사항을 삭제할 것을 요청했다고 가장 빠른 손절 행보를 보여줬다. 

K-콘텐츠의 힘이 커지며 한국 드라마를 소비하는 주체는 한국을 넘어 세계로 확장됐다. 작은 소품 하나가 오해가 되고 왜곡이 될 수 있는 시점에서 제작사는 보다 책임감 있는 자세로 콘텐츠 제작을 해야한다는 누리꾼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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