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웨이의 세 번째 폴더블폰 '메이트 X2' [사진 : 화웨이]
화웨이의 세 번째 폴더블폰 '메이트 X2' [사진 : 화웨이]

[디지털투데이 백연식 기자] 2월 말 열린 MWC 상하이 2021 행사 기간을 전후해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들은 다양한 기능과 형태의 스마트폰을 공개했다.

디스플레이 측면에서는 폴더블과 롤러블이 주목을 받았으며, 90Hz 이상의 재생률을 지원하는 디스플레이는 이제 중저가 스마트폰으로도 확대 적용되는 모습이다. 카메라 기능도 더욱 고도화되고 있는데, 1억 화소 이상 센서 도입은 물론 광학줌 기능이 강조되는 등 카메라 기능 자체가 각 제조사의 차별화 포인트로 작용하기 시작했다. 현미경이나 야간투시경과 같은 새로운 기능을 제시한 제조사도 존재했으며, ZTE의 경우 2세대 UDC(Under-Display Camera) 스마트폰을 공개했다.

보다 빠른 시간에 스마트폰을 충전하기 위한 고전력 충전기술의 도입 트렌드는 중국 업체들이 주도 중이다. 이런 가운데 일부 제조사는 이번 행사에서도 게이밍 스마트폰을 공개했는데, 이는 최신 사양의 부품 도입은 물론 냉각 및 충전, 디스플레이 기술 도입은 물론 게임업체와의 협업을 통해 조작성을 높이고 게임 이용에 최적화한 모습을 보였다. 이외에도 다수의 중국 제조사들은 자체 브랜드의 웨어러블 및 히어러블 단말을 공개해 부가 단말이 스마트폰 제조사들의 필수 사업 영역이 됐다는 것을 입증했다. 

최근 애틀러스리서치앤컨설팅의 스마트폰 중심으로 살펴본 ‘MWC 상하이 2021’ 보고서에 따르면 화웨이, 오포, 비보, 샤오미 등은 중국 업체들은 앞서 설명한대로 더욱 빨라지고 가속화되는 스마트폰 기술 경쟁을 선보였다. 지난 2월 말 ‘MWC 상하이 2021’ 행사가 오프라인 상에서 개최된 가운데. 중국 업체들 중심으로 진행된 ‘그들만의 행사’였다는 것은 분명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 전 세계 통신 장비와 단말, 그리고 통신 관련 서비스 시장에서 중국 및 중국 업체들이 차지하는 위상을 감안할 경우, 이번 행사에서 각 업체들의 보였던 행보는 주목할 필요가 있다. 

최근 들어 보다 높은 재생률의 디스플레이를 도입하는 것이 주요 업체들의 차별성으로 나타나고 있다. 화면 재생률은 1초 동안 화면에 표시되는 프레임 수를 의미하며, 높은 재생률일수록 보다 부드러운 화면 전환이 가능하여 이용자가 편안하게 느끼게 된다. 이제 90Hz 이상의 재생률을 지원하는 중가 스마트폰도 증가하는 추세이며, 플래그십 스마트폰의 경우 120Hz를 넘어 144Hz 이상으로 발전하고 있다. 그리고 ZTE의 서브브랜드인 누비아(Nubia)는 이번에 스마트폰 최초로 165Hz 재생률의 디스플레이를 탑재한 게이밍 스마트폰 ‘레드매직(Red Magic) 6’을 발표했다. 이 제품은 정적인 화면에서는 30Hz를 유지하며, 일반 앱에서는 120Hz, 게임 시에는 165Hz의 재생률을 유지한다. 

디스플레이의 외형 측면에서 소비자들이 체감하는 가장 큰 변화는 역시 폴더블폰과 롤러블폰이라 할 수 있다. 폴더블폰의 경우 이미 삼성전자와 화웨이, 모토로라, 로열(Royole) 등이 상용 제품을 출시하여 경쟁이 시작된 상황이며, 삼성전자의 경우 인폴딩방식의 ‘갤럭시폴드’와 클램쉘(Clamshell) 형태의 ‘갤럭시Z 플립’ 등을 연이어 발표하면서 경쟁을 주도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 해 전 세계 폴더블 시장에서 73%의 점유율로 타 업체를 압도하고 있다. 폴더블폰은 아직은 전체 스마트폰 시장 규모를 감안했을 때 의미 있는 수준의 비중을 차지하지는 못하고 있으나, 장기적으로 시장규모가 꾸준히 커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번 MWC 상하이에서는 화웨이가 2019년의 ‘메이트(Mate) X’, 2020년의 ‘메이트 Xs’에 이어 동사의 세 번째 폴더블폰 ‘메이트 X2’를 공개했다. 이는 아웃폴딩 방식이었던기존 제품과 달리 삼성전자처럼 인폴딩 방식을 도입한 것이 특징이다. 이 제품은 6.45인치 외부 디스플레이를 갖추었으며, 단말을 펼쳤을 경우 8.1인치 메인 디스플레이로 이용할 수 있다. 다만, 512GB 스토리지 모델의 판매가가 1만7999위안(한화 약 310만원) 상당히 고가라는 점에서 아직 대중 마켓을 겨냥한 제품이라 보기는 어렵다.

BOE의 360도 플렉시블 디스플레이 [사진 : 기모차이나]
BOE의 360도 플렉시블 디스플레이 [사진 : 기모차이나]

이 외에 샤오미 등도 관련 특허를 획득하고 제품 개발을 추진하는 등 더 많은 업체들의 출시가 예고되고 있는데, 구글 역시 차기 픽셀 스마트폰을 폴더블폰으로 개발 중이라는 루머가 존재한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삼성디스플레이는 올해 중국 제조사들에게 100만 개의 폴더블 패널을 출하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처럼 폴더블폰 제조사가 늘어난다는 것은 규모의 경제 효과에 의해 폴더블 패널 가격이 인하될 수 있음을 의미하는데, 만일 최대 폴더블폰 업체인 삼성전자가  고가의 폴더블폰뿐 아니라 기존에 비해 크게 낮아진 파격적인 가격대의 폴더블폰을 출시할 경우 시장 규모는 더 빠른 속도로 확대될 수 있다.

또한 중국의 디스플레이 업체인 BOE 역시 아웃폴딩 및 인폴딩 방식 플렉시블 디스플레이를 개발해 현지 업체들에게 공급하고 있다. 그리고 이번 MWC 행사 직후 BOE는 180도를 넘어 360도로 접을 수 있는 플렉시블 디스플레이를 공개했다. BOE에 따르면 해당 디스플레이는 20만 번 접을 수 있으며, 주름 효과를 최소화했다. 이 제품은 곧 제조사에 공급될 것으로 예상되며, 이를 통해 폴더블폰은 또 다른 발전이 가능할 전망이다.

폴더블폰을 넘어 또 다른 디스플레이 관련 기술 혁신이 적용된 제품이 상용화를 앞두고 있다. 바로 롤러블폰이다. 이는 아직 상용화된 제품은 없으나, 스마트폰 폼팩터의 큰 변화를 가져올 파괴적인 기술 중 하나로 주목받고 있다.

이번 MWC에서는 오포가 지난 해 말 처음으로 공개했던 롤러블폰 ‘오포 X2021’을 또 다시 공개했다. 동사에 따르면 해당 제품은 측면 버튼을 터치하면 6.7인치 화면이 7.4인치 화면으로 늘어나는데, 화면 크기 변화에 맞춰 이용 중이던 모바일앱 화면과 동영상 화면 등이 자동으로 조정된다. 그러나 오포는 이번에도 구체적인 제품 사양이나 출시일등의 정보는 공개하지 않았다.

롤러블폰은 대중의 많은 관심을 받고 있기는 하지만, 아직 실제 제품으로의 상용화와 대중화에는 조금 더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폴더블폰과 마찬가지로 해당 폼팩터에 대한 실소비자들의 취향을 누구도 알 수 없기에, 이를 시도하는 제조사별로 스크린 사이즈와 변환 방식 등에 있어 여러 시도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기술적 가능성 및 소비자 취향 파악 과정은 폴더블폰에서도 이미 거친 과정이다. 폴더블폰이 등장할 당시 인폴딩과 아웃폴딩 등 업체에 따라 서로 다른 방식을 도입했으나, 이제 삼성전자가 주도했던 인폴딩 방식이 대세로 자리 잡고 있는 것이다. 업체별 차이점이 있다면 구체적인 화면의 크기와 접었을 경우에도 이용할 수 있는 외부 디스플레이의 크기다.

스마트폰 구매자가 제품을 상자에서 꺼내어 전원을 켰을 때 가장 먼저 체감하는 요소가 디스플레이라면, 카메라 기능은 실제로 스마트폰에서 가장 자주 이용하면서 기술 발전을 체감할 수 있는 요소라 할 수 있다. 카메라 측면에서 본다면 1억 화소 센서뿐 아니라 광각, 망원, 매크로, 깊이(depth), 흑백 등 다양한 기능의 이미징 센서들이 도입되고, 디지털 줌을 넘어 보다 고배율의 광학 줌이 가능해지는 등 상당한 변화를 겪고 있다. 

각각의 제조사에 따라 서로 다른 용도의 센서를 조합해 카메라 모듈을 구성하고 있으며, 이는 각 업체들의 제품을 차별화하는 방안이 되기도 한다. 그러나 센서 수가 늘어나고 카메라 모듈의 기능이 고도화됨에 따라 후면 카메라가 존재하는 부분의 두께가 상대적으로 스마트폰 전체에 비해 더 두꺼워지는데, 이 같은 소위 ‘카툭튀’ 디자인에 대해서는 호불호가 존재한다. 따라서 카메라 모듈 부분을 어떻게 디자인하는가, 그리고 카툭튀를 최소화하는가 여부는 또 다른 경쟁 요소가 될 수 있다.

이번 MWC에서 ZTE가 2세대 UDC 스마트폰 ‘Axon 30’을 공개했다. 동사에따르면 기존 1세대 제품의 경우 카메라 윗부분 디스플레이의 픽셀 밀도는 200ppi(pixel per inch)였으나 2세대 제품은 두 배 높아진 400ppi이며, 화면 재생률도 90Hz에서120Hz로 향상되었다.그러나 ZTE는 전작에서 비난을 받았던 전면 카메라로 촬영하는 영상과 이미지의 품질이 개선되었는지 여부는 명확하게 밝히지 않았다. 다만, 3D 구조광 카메라(3D structured light scanner)를 탑재하여 3D 얼굴 및 생체 인식이 가능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이에 전면 카메라의 품질 이슈는 실제로 제품이 출시된 이후에 가늠할 수밖에 없다.

이 외에도 MWC 행사기간을 전후하여 스마트폰의 카메라와 관련된 흥미로운 소식들이 전해졌다. 현미경 및 야간투시경(나이트비전, night vision) 기능이 도입된 스마트폰이 등장한 것이다. 오포는 2021년 3월 11일 상반기 플래그십 스마트폰 ‘파인드(Find) X3’ 시리즈를 발표했는데, 이 중 ‘파인드 X3 프로’ 버전에서 현미경 기능을 탑재했다. 해당 단말의 후면 카메라는 쿼드 카메라 시스템으로 소니의 ‘IMX 766’ 센서를 이용한 50MP 메인 렌즈, 50MP 초광각 렌즈, 13MP 망원 렌즈, 그리고 3MP의 마이크로 렌즈를 적용했는데, 마이크로 렌즈를 통해 최대 60배율의 이미지를 촬영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또한 현미경 촬영 시 대상에 스마트폰을 밀착시켜야 하기 때문에, 선명한 이미지를 얻기 위해 링 라이트(ring light)가 장착됐는데, 해당 렌즈의 초점거리는 1mm~3mm이다.

또 다른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인 울레폰(Ulefone)은 IP68 방수방진 및 미국 군사규격 ‘MIL-STD-810G’ 인증을 받은 러기드(rugged) 스마트폰 ‘아머(Armor) 11 5G’를 발표했다. 판매가 429.99달러인 해당 스마트폰의 카메라 시스템에는 20MP 해상도의 야간투시경 모듈이 존재하는 것이 특징이다.

정근호 애틀러스리서치앤컨설팅 본부장은 “이번 MWC 상하이 2021 행사는 전 세계의 모든 이동통신 업체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한 행사라고 보기는 어려웠으며 중국이라는 한정적인 지역 중심으로 진행된 행사였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국이 5G 생태계를 주도하고 있다는 점에서 중국 업체들의 행보는 5G 장비와 단말, 서비스의 지향점을 대변하는 것이라고 봐도 무방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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