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톡 선물하기 서비스 화면 예시 [사진: 카카오커머스]

[디지털투데이 정유림 기자] 카카오의 쇼핑 자회사 카카오커머스가 메신저 카카오톡을 바탕으로 커머스 지평을 넓혀가는 모습이다. 이커머스 시장은 관련 업체들이 오픈마켓 위주로 대부분 저가 전략을 내세움에 따라 이에 따른 출혈 경쟁도 심화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카카오커머스는 오픈마켓과 비교해 규모는 크지 않지만 '선물하기'처럼 메신저에 특화된 서비스를 바탕으로 시장에 안착했다는 평가다.

카카오가 최근 공시한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카카오커머스는 2019년 매출 5735억원, 당기순이익 1233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4월 카카오커머스가 공시한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2018년엔 매출 2961억원, 영업이익 757억원을 기록했다. 

카카오커머스는 2018년 12월 카카오에서 분사했는데 최근 1년 자료를 비교해보면 매출은 2배 가까이 늘고 영업익도 증가세를 유지 중이다. 카카오가 공시한 사업보고서는 각 계열사의 연결 자회사 재무 정보를 포함하진 않고 있지만 주요 계열사 대부분이 적자를 내고 있는 상황을 감안하면 '알짜 수익원'이란 분석이다.

일례로 간편 결제 서비스 카카오페이는 지난해 매출 2456억원, 당기순손실 172억원을 기록했다. 모빌리티 플랫폼 카카오T를 운영하고 있는 카카오모빌리티도 2019년 매출 2112억원, 당기순손실 351억원을 낸 것으로 나타났다.

카카오는 올 초부터 메신저 카카오톡 4번째 탭에 '카카오쇼핑'을 배치했다. 이는 카카오 전체 사업에서 커머스 사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적지 않음을 의미한다고도 볼 수 있다. 카카오톡을 통해 이용할 수 있는 쇼핑 서비스를 한데 모아 별도 카테고리로 전면 배치하면서 이용자 주목도를 끌어올리겠다는 행보로 읽힌다.

카카오의 커머스 사업은 오픈마켓과 비교하면 폐쇄적인 형태여서 규모 면에서 격차가 나는 모습이다. 쿠팡이 뉴욕 증시 상장에 앞서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문서에 따르면 쿠팡 매출은 2019년 62억7326만달러(약 7조원), 2020년 119억6733만달러(약 13조원)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비스 성격이 다르긴 하지만 글로벌 시장을 공략 중인 페이스북은 앱 내 상점 기능인 숍스(shops)를 선보여 판매자와 이용자(소비자)를 플랫폼으로 모으는 전략을 택하고 있다. 이를 감안하면 카카오커머스는 카카오톡이 가진 국내 이용자 기반이란 강점을 살려 나름대로 독자적인 영역을 만들어가고 있는 셈이다.

올해는 쿠팡의 미국 뉴욕 증시 상장으로 이커머스 시장에 대한 주목도가 여느 때보다 높아졌는데 비슷한 시기에 매물로 나온 이베이코리아 인수를 향한 관심으로까지 이어졌다. 인수 유력 후보로 거론되던 카카오는 예비 입찰에 참여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는데 결국 카카오커머스가 그동안 구축해 온 커머스 사업 전략을 이어가겠단 움직임으로도 해석되고 있다.

카카오커머스 핵심 사업으로는 선물하기가 꼽힌다. 카카오커머스에 따르면 선물하기 거래 건수의 80%가 카카오톡 친구에게 선물을 전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나와 관계를 맺은 누군가, 즉 카카오톡 친구인 상대방과 간편하게 선물을 주고받는다는 컨셉을 바탕으로 커머스 전략의 핵심 축으로 자리 잡았다. 

지난해엔 코로나19 대유행 영향으로 네이버와 11번가, 쿠팡 등 오픈마켓 형태의 이커머스 기업들이 선물하기를 잇따라 도입하기도 했다. 오픈마켓이 신선식품 등 다양한 품목을 취급한 점을 내건 반면, 카카오는 선물하기라는 취지를 살려 구찌, 티파니 등 명품 브랜드와의 제휴를 택해 영역을 넓혀가고 있는 점도 두드러진다.

라이브커머스 서비스 '카카오쇼핑라이브'도 지난해 중순부터 본격적으로 가동해 카카오톡을 통해 볼 수 있게 했다. 카카오커머스는 카카오쇼핑 오픈 시점에 맞춰 1일 1~2회 진행하던 라이브 커머스를 1일 5회 이상으로 지속 확대할 것임을 예고하기도 했다.

그동안 모든 방송을 카카오쇼핑라이브가 직접 기획·제작했는데 앞으로 일부 편성은 브랜드와 유통사가 직접 기획해 다양한 콘텐츠를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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