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와 카카오페이, 뱅크샐러드 등 대형 핀테크 업체들이 올 상반기 PLCC 출시를 앞두고 있다.  [이미지: 셔터스톡]

[디지털투데이 신민경 기자] 카드사들이 대형 핀테크사와 경쟁적으로 손을 잡고 있다. 상업자 표시 신용카드(PLCC)를 만들기 위해서다. 국내 주요 핀테크사들이 이 방식으로 올 상반기 PLCC를 대거 내놓을 예정이어서, 이들간 펼쳐질 치열한 소비자 쟁탈전이 새 관전 포인트로 부상하고 있다.   

PLCC는 비금융사가 카드사와 협력해 만드는 자체 신용카드다. 비금융사가 발급비를 분담하는 대신 카드 앞면에 자사 브랜드 이름을 올릴 수 있다. 카드의 기능과 리워드가 전부 비금융사 관련 혜택으로 제공된다는 점에서 카드사 고객 중심이었던 일반 제휴카드와 다르다. 

4일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와 카카오페이, 뱅크샐러드 등 대형 핀테크 업체들이 상반기 PLCC 출시를 앞두고 있다. 경쟁의 무대가 신용카드 시장까지 확대된 셈이다. 

먼저 네이버는 지난달 1일 현대카드와 업무 협약을 맺고 '네이버 전용 신용카드' 개발에 돌입했다. 카드 속 혜택은 네이버의 유료 서비스인 '네이버플러스 멤버십'에 집중된다. 네이버플러스 멤버십은 월 3900원을 낸 고객에게 네이버페이 결제시 5% 적립 혜택 등을 제공하는 구독형 서비스로 지난해 6월 출시 이후 현재 기준 회원 수가 약 250만명으로 집계되고 있다. 관계자에 따르면 이 PLCC는 이르면 올 상반기 출시된다.

다만 협력 초기인 만큼 PLCC 고객 데이터에 대한 현대카드의 접근까지는 논의되지 않은 상황이다. 현대카드 관계자는 "네이버가 지금까지 PLCC 협력을 해온 다른 기업과 다른 부분은 우리측이 PLCC 고객의 데이터에 대한 조회·분석을 하는데 대한 협의가 진행되진 않았단 점이다"며 "이 부분은 자사로선 추후 논의 과제"라고 했다.

카카오페이도 삼성카드와 PLCC 대열에 합류했다. 자체 멤버십 포인트인 '카카오페이포인트' 관련된 혜택이 집중될 예정이다. 카카오페이포인트는 카카오페이를 이용할 때마다 적립되는 포인트로, 온라인 결제 시 현금 대신 사용할 수 있다. 회사 측은 카드 출시 시점을 올 5월로 보고 있다.

'맞춤형 신용카드 추천 서비스'로 입지를 굳혀온 뱅크샐러드도 올 상반기 안에 자사 이름을 앞세운 실물카드를 출시한다. 제휴 카드사는 롯데카드다. 지난해 말 뱅크샐러드가 선불전자지급수단인 '뱅샐머니'를 내놓은 만큼, 카드에는 뱅샐머니와 연계한 혜택이 담길 것으로 풀이된다.

김용진 서강대 교수는 "빅테크의 자체 리워드 프로그램에 혜택을 몰아주는 카드가 출시되면 소비자로선 카드를 집중적으로 쓰게 되고 쌓인 포인트를 쓰기 위해 빅테크 앱을 쓰는 등 선순환 체계가 마련된다. 자사 오프라인 결제 영역을 전국 단위로 확장시킬 수 있는 계기를 만들 수 있는 점도 장점"이라며 "PLCC를 통해 빅테크가 가져가는 혜택도 큰 만큼, 플랫폼간 PLCC 경쟁은 점차 가열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카드사 입장에서도 후불결제로 갈등을 빚어온 대형 핀테크사들과 적극 협력에 나서는 이유가 있다. 고객 로열티(충성도)가 높은 기업과 PLCC를 출시할 경우 그 고객들의 결제내역과 소비성향 등을 파악해 빅데이터 분석과 상품 개발 등에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카드업계 새로운 수익원으로 데이터 시장이 꼽히는 만큼, 유력한 PLCC 파트너사에 대한 업계 내 선점 경쟁도 치열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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