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황치규 기자] 실시간 음성 채팅 서비스인 클럽하우스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오디오 SNS를 둘러싼 판이 급속도로 확대되는 양상이다. 특히 SNS 시장의 원투펀치로 통하는 페이스북과 트위터가 뛰어들 조짐을 보이면서 오디오가 글로벌 SNS 판세 변화에 대형 변수로 떠올랐다. 여기에 오디오 SNS를 주특기로 하는 스타트업들의 출사표도 이어지고 있다.

디스코드, 이미 대형 플랫폼 부상...클럽하우스는 사용자 기반 확대 가속 

최근 오디오 SNS가 핫이슈로 따오른 것은 클럽하우스가 급속도로 퍼진 것이 큰 계기가 됐다. 아직은 초대장이 있어야 쓸 수 있는 형태로 제공되고 있는 클럽하우스는 지난해까지만 해도 실리콘밸리 인플루언서들 사이에서 쓰이다 올해 들어 국내 시장까지 빠르게 파고들고 있다. 

사용자당 뿌릴 수 있는 초대장 개수가 늘고 있는 것을 고려하면 클럽하우스는 사용자 기반 확대에 본격적으로 속도를 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클럽하우스는 실시간 오디오 대화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다. 사용자들은 어떤 주제에 대한 음성 채팅방을 공개나 비공개 형태로 개설할 수 있다. 공개 채팅방에는 5000명까지 누구나 참석할 수 있다. 

사용자는 개설자(모더레이터)들과 대화에 참여할 수 있고 오가는 대화를 그냥 듣기만 할 수도 있다. 클럽하우스에서 오가는 실시간 음성 대화는 저장 및 녹음은 할 수 없다. 실시간 대화에만 집중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클럽하우스를 써본 이들은 카카오톡 같은 모바일 메신저, 페이스북이나 트위터, 인스타그램 같은 SNS, 유튜브나 틱톡 같은 동영상 서비스, 팟캐스트 등 기존 미디어 포맷들과는 다른 경험을 했다고 평가하는 모습이다.

클럽하우스가 오디오 기반 SNS의 원조는 아니다. 디스코드는 음성 채팅 기능을 앞세워 이미 거대한 사용자 기반을 확보했다. 2015년 설립된 디스코드는 기업용 커뮤니케이션 서비스 슬랙 같은 공개 채널과 음성에 초점이 맞춰진 비공개 그룹 메시징이 결합된 서비스로 게이머들을 겨냥한 서비스로 출발했지만 지금은 광범위한 사용자를 갖춘 커뮤니케이션 플랫폼으로 성장했다. 월간 사용자수가 2020년 6월 기준으로 1억명에 이른다. 지난 여름 기준으로 기업 가치는 35억달러 규모에 달했다.

디스코드는 이미 거대한 사용자 기반을 확보했다.
디스코드는 이미 거대한 사용자 기반을 확보했다.

같은 음성 SNS라고 해도 디스코드와 클럽하우스는 결이 좀 다르다. 클럽하우스 사용자는 들어가려는 대화방이 어떤 곳인지 대충 알 수 있다. 주제, 팔로우잉하는 사람들, 타이틀, 방 설명, 모더레이터 소개 등을 참고하면 무슨 토론이 벌어지고 있는지 감을 잡는데 큰 어려움이 없다.

반면 디스코드는 다르다. 디스코드에선 이벤트를 미리 설정할 수 없다. 클럽하우스와 비교하면 즉시성과 실시간성에 보다 많은 초점이 맞춰져 있다. 디스코드도 클럽하우스처럼 초대가 필요하지만 배타성은 덜하다. 디스코드는 누구나 앱을 다운로드해서 계정은 만들 수 있다. 초대장은 다른 사용자 서버에 연결할 때만 필요하다. 클럽하우스는 현재 몇 명 정도 초대할 수 있지만 디스코드는 연결하고 싶은 사람들 만큼 초대하는 것이 가능하다.

페이스북과 트위터 등 대형 SNS들 행보 관심 집중

페이스북과 트위터로 대표되는 대형 플랫폼들의 행보가 본격화됐다는 것도 오디오 SNS를 둘러싼 열기를 고조시키는 중량급 변수가 됐다. 트위터는 올 초 소셜 브로드캐스팅 앱 브레이커 인수 후에 트위터 스페이스(Twitter Spaces)로 불리는 오디오 기반 소셜 네트워크 프로젝트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트위터가 오디오 포맷을 기반으로 어떤 사용자 경험을 제공할지, 트위터에 통합할지 여부는 아직까지는 베일 속이다. 하지만 거대 사용자를 갖춘 트위터가 음성 SNS 기능을 추가하려 한다는 점에서 향후 행보에 비상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트위터는 이미 다양한 관심 그룹과 커뮤니티를 보유했다. 트위터 서비스 자체가 '지금 현재'에 초점이 맞춰져 있음을 감안하면 트위터가 소셜 오디오 포맷 확산에 큰 역할을 할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페이스북은 클럽하우스에 대한 관심이 커지는 것을 보고 클럽하우스와 유사한 SNS에 개발에 착수한 것으로 전해진다.

뉴욕타임스의 최근 보도에 따르면  페이스북은 새로운 커뮤니케이션 포맷으로 확장하는 것을 목표로 오디오 채팅 제품을 개발 중이다. 페이스북판 오디오 채팅 제품은 내부에서 파이어사이드(Fireside)로 알려져 있다. 파이어사이드는 아직 개발 초기 단계며 코드명은 향후 바뀔 수 있다.

트위터, 페이스북 외에 마이크로소프트가 소유하고 있는 B2B SNS인 링크드인도 음성과 궁합이 좋은 서비스로 평가된다. 대화와 전문가 네트워크 확산에 소셜 오디오 포맷이 긍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얘기다.

퀼트 서비스 화면.
퀼트 서비스.

새 오디오 SNS 스타트업들의 등장도 주목된다. 특정 영역에 초점을 맞춘 오디오 SNS 서비스도 나오고 있다. 건강과 커뮤니티에 초점이 맞춰진 퀼트는 최근 메이필드펀드 주도 아래 350만달러 투자를 유치했다.

코로나19 상황이 발생하기전 퀼트는 물리적인 공간을 기반으로한 모임에 초점이 맞춰진 커뮤니티였다. 하지만 코로나19 상황에 위기에 직면했고 퀼트는 화상 미팅 서비스인 줌으로 무게 중심을 옮겼다. 그러나 화상채팅은 대면 모임과 같은 경험을 제공하지 못했다.

퀼트는 화상 채팅이 자사 서비스를 특별하게 들었던 대화 스타일을 강화할 수 있는 매개체는 아니었다고 결론 내리고 오디오로 다시 방향을 틀었다. 이후 오디오 앱 개발에 착숙했고 지난 1월 앱스토어에서 오디오 기반 퀼트앱을 선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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