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디지털투데이 강진규 기자] 핀테크 서비스와 디지털 전환 등이 금융권 화두로 부상하면서 한국금융연구원의 연구 중 디지털 금융이 차지하는 비중이 증가하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들은 이같은 추세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연구원은 최근 2021년 위탁연구용역 외부 공모를 진행한다고 공지했다.
금융연구원이 공모하는 9건의 연구 주제에 3건의 디지털 금융 관련 내용이 포함됐다.
금융연구원은 우선 핀테크 산업 활성화에 따른 은행의 인력 및 채널관리 전략에 대한 연구를 추진한다. 연구원은 핀테크 산업의 발전과 디지털 전환에 따른 창구 및 지점축소 등으로 은행권의 유휴 인력 문제가 지난 수년간 은행권의 화두로 부상하고 있어 이번 연구를 진행한다고 설명했다.
또 금융연구원은 금융업의 디지털(가상)자산 시장 진출과 향후 과제에 대한 연구도 진행한다. 최근 국내 은행들이 가상자산 관련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것에 따라 시장 전망과 향후 나타날 과제 등을 분석하기로 한 것이다.
연구원이 진행하는 공급망 금융 확대를 위한 개선방안 연구도 디지털 금융에 관한 것이다. 공급망 금융(supply-chain finance)은 물품을 생산·공급하는 과정에서 필요한 운전자금을 공급자에게 보다 신속하게 제공하기 위한 금융을 의미한다. 연구원은 최근 P2P 플랫폼 또는 빅데이터 분석 등 새로운 금융채널이 등장한 것을 고려해 국내 공급망 금융의 실태를 알아보고 해외사례를 기반으로 개선방안도 도출할 예정이다.
금융연구원 관계자는 “이번에 진행되는 연구용역은 결과에 따라 연구원의 보고서 형태로 공개되거나 연구원 행사에서 내용이 발표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금융연구원은 지난해 진행한 2020년 위탁연구용역 8건 중 4건을 디지털 금융 관련 주제로 정했다. 연구원은 지난해 데이터 3법이 금융산업에 미치는 영향, 인공지능(AI) 기반 자산운용 실태조사 및 정책적 보완방안, 정보경제학 관점에서 본 그림자금융의 시스템 리스크와 거시건전성 관리 방향, 텍스트마이닝 기법을 이용한 소비심리 분석 등을 연구했다.
2019년 연구원은 금융의 디지털화가 한국 금융산업의 안정성과 규제·감독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연구용역을 진행한 바 있다.
금융연구원이 디지털 금융에 집중하고 있다는 것은 연구원 행사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금융연구원은 2020년 1월부터 올해 1월까지 15번의 행사를 개최했다. 이중 7번이 디지털 금융에 관한 내용이었다.
연구원은 지난해 6월과 7월 코로나19 위기 이후 금융산업의 디지털 대전환을 조명하는 행사를 연이어 개최했다. 또 7월 오픈뱅킹 도입성과와 발전방향 세미나를, 10월에는 디지털 금융 확산과 은행의 대응을 주제로 한 행사를 열었다. 10월 포스트 코로나 시대 비대면 은행 서비스와 관련된 행사를 마련했고 같은달 국제 핀테크 행사도 개최했다. 올해 금융연구원의 첫 행사도 마이데이터 시대 금융의 판도 변화에 관한 것이었다.
1991년 설립된 금융연구원은 금융 전문 연구기관으로 금융정책 수립 등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사실상 금융권의 씽크탱크로 금융당국의 정책 수립 등을 지원하고 있다. 금융연구원이 디지털 금융 분야에 연구를 집중하고 있는 것은 디지털 금융이 그만큼 금융권에 화두가 되고 있으며 또 금융정책 이슈 많다는 뜻으로 볼 수 있다.
금융권 관계자들은 코로나19가 지속되면서 비대면 금융서비스가 주목받고 있는 만큼 올해 금융연구원이 디지털 금융과 관련된 행사를 더 많이 개최하고 관련 보고서, 자료 등도 활발히 제작, 공개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