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이 이달까지 유망 사내 벤처 6개사를 분사시켰다고 15일 밝혔다. [사진: 현대차그룹]
현대자동차그룹 로고 [사진: 현대차그룹]

 

[디지털투데이 김양하 기자]  차량용 반도체 부족으로 미국, 일본, 독일 등의 글로벌 자동차업체들이 생산에 차질을 빚고 있는 가운데 현대차와 기아는 여유있는 모습을 보이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최근 국내외 주요 완성차 업체들은 차량용 반도체를 제대로 공급받지 못해 생산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한국GM은 다른 영향도 있지만 반도체 부족으로 주말 특근을 중단하기 시작했다.  

폭스바겐도 올해 1분기 중국과 북미 그리고 유럽의 자동차 생산을 감축하기로 했다. 

도요타도 최근 중국 공장의 생산라인 가동을 중단했고, 포드와 닛산, 혼다 등도 생산을 줄이고 일부 공장의 가동 중단과 폐쇄 등을 고려하고 있다. 

다임러와 아우디는 많은 반도체가 필요한 신형 고급 모델 출시 연기를 검토 중이다. 

미쓰비시UFJ모건스탠리증권은 주요 자동차 업체들의 올 상반기 감산규모가 150만여대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차량용 반도체의 부족은 코로나 팬더믹(세계 대유행)의 여파로 완성차 업체들의 주문이 줄어들고, 반도체업체들도 수익성이 높은 스마트폰과 게임 등에 필요한 반도체 생산 비중을 높였기 때문이다.

자동차 업체들의 재고를 최대한 줄이며 비용을 절감하는 '저스트 인 타임(JIT)' 방식을 선호해 주문을 줄였지만, 코로나 팬더믹에도 불구하고 예상보다 차량 판매 감소폭이 크지 않은 것이 반도체 부족의 결정적인 이유가 됐다. 

하지만 현대차·기아는 다행히 차량용 반도체 여유분을 확보하고 있어서 생산에 문제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아는 최근 컨퍼런스콜을 통해 "차량용 반도체 공급망을 전체적으로 살펴봤고, (재고가) 빠듯한 품목을 기준으로 집중관리해 단기적으로 생산 차질 없이 준비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현대모비스 관계자는 "현재 부품별로 최대 10개월에서 2개월 가량의 차량용 반도체 여유분을 보유 중"이며 "앞으로 공급부족을 우려해 미리 발주하는 등 원할한 수급을 위해 계속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반도체를 확보해 놓은 배경에 대해서는 "2019년 당시 일본 아베 총리가 한국 반도체 재료 수출규제를 강화하자 정의선 회장(당시 수석 부회장)이 전체 품목을 점검해서 수급이 원할한 것은 6개월, 수급에 문제가 있는 것은 1년치 물량을 확보하라고 지시해 물량을 확보했다"고 설명했다.

또, "국내 소비자들의 탄탄한 수요 덕분에 물량 확보에 자신감이 있었고, 2008년 금융위기 당시 정몽구 명예회장이 증산을 하고 지난해 4월에는 정의선 회장이 신차 생산을 늘린 역발상도 차량용 반도체 생산업체와 관계를 꾸준히 유지하며 물량 확보를 하는데 도움이 됐다"고 덧붙였다. 

자동차 업계와 해외 언론들은 차량용 반도체의 물량 부족이 6개월 정도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에따라 대만의 TSMC, 네덜란드의 NXP 그리고 일본 르네사스는 잇따라 차량용 반도체 가격을 올리고 있다.

이러한 상황이 장기화되면 현대차와 기아도 반도체 수급과 수익성 제고에 영향을 받겠지만, 다른 글로벌 완성차 업체와 비교하면 훨씬 유리한 위치에 서게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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