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황치규 기자] 데이터베이스(DB)를 앞세워 퍼블릭 클라우드 서비스 시장에서 존재감을 키우려는 오라클의 행보에 가속도가 붙었다. 

최근 공개된 신형 DB 플랫폼 오라클 데이터베이스 21c(Oracle Database 21c)를 보면 주특기인 DB를 선봉에 내세우는 것이 안정성이 중요한 엔터프라이즈 클라우드 시장에서 아마존웹서비스(AWS)를 상대로 우위를 점할 수 있는 가장 확률 높은 승부수라는 오라클의 전략이 더욱 구체화됐다.

회사측에 따르면 오라클 데이터베이스21c는 클라우드용으로 먼저 출시됐고 같은 엔진에서 오라클 자율운영 데이터베이스, 오라클 엑사데이터 클라우드 서비스 X8M, 오라클 데이터베이스 클라우드 서비스, 오라클 엑사데이터 데이터베이스 머신을 포함, 오라클 모든 클라우드 및 구축형 데이터베이스 서비스를 지원한다.

이번 신제품에는 블록체인 테이블과 인데이터베이스(In-Database) 자바스크립트, 네이티브 JSON 바이너리 데이터 유형, 인데이터베이스 머신러닝을 위한 오토ML(AutoML)과 영구 메모리 저장소를 포함한 200개 이상 기능이 추가됐다. 인메모리와 그래프 처리, 샤딩(sharding), 다중(Multi) 테넌트 및 보안 역량도 개선됐다.

예전이나 지금이나 자사 DB와 관련해 오라클이 강조하는 것은 모든 기능들이 하나의 엔진 기반으로 돌아간다는 것이다. 저장과 분석도 마찬가지고, 이번에 추가된 블록체인도 다른 기능들과 같은 엔진에 기반하고 있다. 하나의 엔진에서 여러 DB 기능을 돌리면 관리 측면에서 효율성이 올라갈 수 밖에 없다.

한국오라클 장성우 전무
한국오라클 장성우 전무

한국오라클의 장성우 전무는 "처음부터 오라클은 단일 엔진 기반 DB 기능을 제공해왔고 클라우드에서도 마찬가지"라며 기능별로 따로 DB를 제공하는 것과 비교해 원엔진 전략은 효율성과 안정성을 모두 필요로 하는 엔터프라이즈 시장에서 경쟁사 대비 확실한 경쟁우위가 될 것이다"고 말했다.

오라클은 대규모 사용자를 안정적으로 지원하면서도 새로운 기능들을 하나의 엔진에서 쓸 수 있도록 해온 만큼, 다양한 DB 기능이 필요한 엔터프라이즈 시장에선 오라클 DB가 먹혀들 가능성이 높다는 설명이다.

장 전무는 "기능이 아무리 좋더라도 DB가 죽으면 의미가 없다. 기능 자체는 좋은데, 사용자가 좀 증가하거나 데이터가 많아지면 성능이 느려지고 응답이 없는 DB로는 엔터프라이즈 시장에서 통하기 어렵다"면서 "오라클은 지난 수십년간 다수 사용자들을 상대로 성능을 보장하면서 신기능을 추가해왔다. 사용자는 하나의 엔진에서 여러 DB 기능을 단일 관리 환경 아래 쓸 수 있다. 클라우드에서도 이점이 강점이 될 것이다"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비즈니스 정형 데이터는 관계형 DB(RDB)에 넣어야 한다. 정합성을 보장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데이터 정합성이 100% 필요치 않은 데이터라면 스노우플레이크나 빅쿼리 같은 하둡 계열 클라우드 기반 빅데이터 서비스를 써도 되지만 데이터 정합성이 요구되는 비즈니스 데이터는 클라우드로 넘어가더라도 RDB를 활용해야 한다. 

블록체인도 마찬가지다. 블록체인에 저장되는 것 역시 정합성이 요구되는 비즈니스 데이터다. 장성우 전무는 "블록체인도 DB에서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데이터가 많아져도 성능을 담보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오라클은 성능이 검증된 엔진에서 블록체인을 테이블을 지원한다"고 말했다.

오라클에 따르면 하나의 엔진 전략은 AWS가 추구하는 클라우드 DB 접근법과는 차이가 있다. AWS은 클라우드 기반 RDB(오로라), 데이터웨어하우스(DW, 레드시프트), 블록체인(OLDB) 등 DB 포트폴리오를 강화하는 모습이다. 하지만 AWS 오로라, QLDB, 레드시프트가 따로 따로 움직이는 구조다. 오로라에 있는 데이터로 분석을 하려면 레드시프트로 옮겨야 한다. 데이터 규모가 커지고 있음을 감안하면 옮기는 과정은 만만치 않을 수 있다. 하지만 하나의 엔진에 기반한 오라클 DB는 데이터를 옮길 필요 없이 하나의 DB에서 분석과 머신러닝 AI 작업을 모두 다할 수 있다. 

장성우 전무는 데이터를 옮겨야 하는 부분에서 할말이 많아 보인다. 그에 따르면 스타트업이나 중소 기업들에선 데이터를 옮기는게 큰 문제가 아닐 수 있지만 엔터프라이급 기업들에선 얘기가 달라진다. 

장성우 전무는 "데이터 규모가 커지면 피해야할 것들이 데이터 이동이다. 데이터가 소프트웨어 있는 곳에 가는 것이 아니라 데이터가 있는 곳으로 소프트웨어가 가는 것이 바람직하다. 분석도 마찬가지다. 데이터가 저장돼 있는 곳에서 분석도 바로 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인-데이터베이스(In DB)가 뜨는 이유"라고 말했다.

오라클 데이터베이스 21c에서 블록체인 테이블을 지원하는 것은 메이저 업체가 상용 DB에 블록체인을 처음으로 지원하는 케이스다. 장성우 전무는 "블록체인 전용 DB들이 나오고 있지만 성능 이슈가 불거지고 이는 것도 현실이다. 성능 이슈는 단기간에 해결할 수 있는 성격의 것이 아니지만 오라클 데이터베이스 21c은 성능과 안정성을 기반으로 블록체인도 지원한다는 점에서 블록체인 업계에 미치는 영향도 클 것이다"고 말했다.

오라클은 오라클 데이터베이스 21c를 출시하면서 로우코드 서비스인 '오라클 APEX 애플리케이션 개발 서비스도 공개했다.

회사측에 따르면 APEX 애플리케이션 개발 서비스는 오라클 퍼블릭 클라우드인 OCI(Oracle Cloud Infrastructure)에서 제공되는 브라우저 기반 완전 관리형 서비스로 현대적인 반응형 웹 및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구축이 가능하다. 

개발자들이  복잡한 풀스택(full-stack) 기술을 배우지 않고도 어떤 장비에서도 사용 가능한 엔터프라이즈 애플리케이션을 기존보다 38배 빠르게 구축함으로써 비즈니스 문제 해결에만 더욱 집중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게 오라클 설명이다.

로우코드와 관련해 장성우 전무는 가느냐 마느냐가 아니라 갈수 밖에 없는 트렌드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그는 "DB 기반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하려면 루틴(Routine)한 것들이 많은데, 로우코드는 이런 작업들을 시스템에 맡기는 개념이다. DB 애플리케이션 구조 자체는 사실상 동일한 것들이 많다. 쿼리한 데이터를 가져와서 어디에 어떻게 보여줄지 등과 관련된 코드는 표한화돼 있다. 이런 기능들은 로우코드로 구현하고 현업과 개발부서 모두 마이크로서비스아키텍처(MSA)나 쿠버네티스 등 보다 큰 아키텍처를 고민해야할 것이다"고 말했다.

로우코드는 앞으로 다가올 미래가 아니라 이미 와 있는 현실이다. 장성우 전무는 "오라클도 내부에서 로우코드로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하고 있다. DB에서 데이터 가져다가 데이터를 보여주거나 검색하는 앱읍 금방 만든다. 데모만 보면 따라할 수 있다. 개발자가 아니더라도 만들 수 있다"면서 "로우코드를 적용할지 말지는 더 이상 이슈가 아니다. 어디까지 적용할지가 이슈다. 국내 기업들도 내부에서 개발한 DB 애플리케이션들이 많은데, 재개발할 때는 옛날 방식으로 할 필요가 없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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