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이 게임을 통해 MZ세대에 대한 홍보를 강화하고 있다. [사진: 셔터스톡]

[디지털투데이 고정훈 기자] 금융권이 게임에 빠졌다. MZ세대를 겨냥해 게임이 가지고 있는 친숙한 이미지를 마케팅에 적극 이용하고 있다. 나아가 게임 지식재산권(IP)을 활용한 금융 상품과 서비스 개발도 활발해지고 있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현대카드가 콘솔 게임기인 플레이스테이션 관련 혜택을 특화한 ‘플레이스테이션 현대카드M’을 출시한다. 

이 카드는 플레이스테이션의 정기구독 서비스인 플레이스테이션플러스를 처음 결제하면 최대 1만8800원을 캐시백을 제공한다. 또한 고객이 결제하면 최대 4900원을 돌려주고, 플레이스테이션이 지정한 가맹점에서 구입한 콘텐츠에 최대 1만5000원 청구할인 혜택이 주어진다. 

우리은행은 인기 온라인 게임인 리그오브레전드의 국내 대회인 롤 챔피언스 코리아(LCK) 타이틀 스폰서 계약을 연장했다. 앞서 2019년 첫 타이틀 스폰서를 맡은 이후 한차례 연장한 것이다. 

LCK를 통해 우리은행은 지속적으로 젊은 층을 공략해왔다. 최근에는 가수 선미와 협업해 ‘우리은행과 선미가 LCK를 응원합니다’ 영상을 공식 유튜브와 인스타그램, 페이스북을 통해 공개하기도 했다. 이 영상은 게시 1주일만에 조회수 3만을 넘기는 등 열띤 반응을 얻고 있다. 

KB국민은행도 지난달 e스포츠 프로게임단 샌드박스게이밍과 네이밍 스폰서십을 체결하면서 e스포츠 홍보 대열에 합류한 상태다. 샌드박스게이밍은 국내 대표 MCN(멀티채널네트워크) 기업인 샌드박스네트워크가 2018년 창단한 e스포츠 전문 기업이다. 

샌드박스게이밍은 21일 개막한 '2020 리그 오브 레전드 케스파 컵 울산(KeSPA Cup ULSAN)부터 KB국민은행의 모바일 플랫폼 브랜드인 '리브(Liiv)'를 결합한 '리브 샌드박스(Liiv SANDBOX)'라는 팀명으로 경기에 출전하게 된다. 향후 국민은행은 샌드박스게이밍이 보유한 팬덤을 활용한 마케팅과 함께 디지털플랫폼, IP를 결합한 금융서비스를 개발한다는 방침이다. 

2000년대 게임 스타크래프트를 후원한 원조격인 신한은행은 최근 넥슨과 손잡고 금융과 게임을 결합한 신개념 콘텐츠 개발 사업을 추진한다. 넥슨은 메이플스토리, 던전앤파이터, 카트라이더 등을 보유한 게임회사로, MZ세대를 겨냥한 게임을 출시해왔다. 

이번 업무협약을 통해 신한은행과 넥슨은 MZ세대를 주 고객으로 보유하고 있는 게임 업계와 AI(인공지능) 및 데이터 기반 협업을 강화하고, 미래 신사업 발굴에 적극적으로 나서겠다는 계획이다.

이처럼 금융권이 게임과 결합하는 이유는 MZ세대를 중심으로 한 홍보 효과 때문이다. 게임과 함께 은행의 브랜드가 노출되면서 관련 홍보 효과가 상당하다는 평가다. 특히 LCK의 경우 은행들이 글로벌 진출을 확대하고 있는 상황에서 중계시 관련 홍보 효과가 발생하는 장점도 있다. 

금융권에서는 향후 10년 내 MZ세대는 세계 노동인구의 약 75%를 차지할 정도로 경제활동과 소비의 주축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게다가 지난해 신규개설 계좌 비율 중 절반을 MZ세대가 차지하는 등 최근 은행권이 추진하고 있는 디지털전환 추세와도 맞물린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코로나19 상황으로 대외활동이 제한된 상황에서 게임 산업은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는 몇 안되는 미래 산업”이라며 “홍보 효과뿐만이 아니라 게임업계와 협업해 금융상품과 서비스 개발도 가능하다는 것이 강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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