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셔터스톡]

[디지털투데이 정유림 기자] 쿠팡이 2019년 반납했던 택배용 화물자동차 운송사업(택배 운송사업자) 자격을 확보하고 네이버는 CJ대한통운과 동맹을 맺으면서 이커머스용 물류 시장이 요동치는 모양새다. 

국토교통부는 지난 13일 현행법에 따라 시설·장비 기준을 충족한 택배 운송사업자 21개사를 발표했다.

2019년 9월 자격을 반납했던 쿠팡은 지난해 10월 다시 사업자 신청서를 내고 승인을 받아 신규 승인 업체 3곳 중 1곳으로 이름을 올렸다. 이를 통해 쿠팡은 다른 업체의 화물을 배송하는 ‘3자 물류’를 할 수 있게 됐다.

물류 서비스는 상품 제조뿐만 아니라 물류까지 독자적으로 수행하는 1자 물류, 계열 택배사를 만들어 서비스를 제공하는 2자 물류에서 다른 회사 택배까지 전담하는 3자 물류로 진화해왔다. 최근에는 물류 서비스를 IT 기술과 융합한 4자 물류(풀필먼트)에 대한 관심이 높다. 쿠팡의 경우 자격 획득을 통해 자사 풀필먼트 서비스를 확대, 강화하겠다는 행보로 풀이된다.

서용구 숙명여자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코로나19에 따라 배달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난 만큼 쿠팡 역시 이 시장의 성장성을 보고 교두보를 만들기 위한 일환으로 사업자 자격을 다시 얻은 것으로 본다"며 "다른 업체의 화물까지 다루며 풀필먼트 서비스를 확대 내지 강화하겠다는 움직임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온라인 쇼핑 수요가 늘면서 택배 물동량도 증가한 추세다. 쿠팡의 택배업 재진출은 기존 택배 업계 판도에도 영향을 미칠 변수로 부상했다.

[사진: 쿠팡]
[사진: 쿠팡]

그동안 물류와는 거리가 멀어 보였던 네이버의 최근 행보도 주목된다. 네이버는 지난해 10월 CJ그룹과 총 6000억 규모 지분 맞교환을 추진하며 CJ대한통운과의 협력 소식도 전했다. 주문부터 배송 알림까지 모든 과정을 디지털화하고 스마트 물류 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골자다.

네이버와 CJ대한통운 간 협력은 이에 앞선 지난해 4월부터 추진돼 왔다. CJ대한통운은 LG생활건강과 풀필먼트 계약을 맺고 네이버 브랜드스토어에서 판매되는 LG생활건강의 상품을 이용자에게 24시간 내 배송해주는 풀필먼트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2020년 3분기 기준으로는 LG생활건강을 포함해 애경산업, 생활공작소 등 6곳이 풀필먼트 서비스를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두 회사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물류 인프라 등과 관련해 시너지를 도모하기로 했는데 지난해 12월 말부터는 '네이버 톡톡 문자 알림' 서비스를 시범 운영하며 협력 모델을 구체화하는 모습이다.

이 서비스를 통해 택배 운송장 조회부터 배송 현황 등 CJ대한통운의 모든 알림을 네이버 모바일 앱을 통해 볼 수 있는 식이다. 아직은 시범 서비스 형태지만 네이버쇼핑에서 구매하지 않은 상품도 배송 주체가 CJ대한통운이면 조회가 가능한 것이 특징이기도 하다.

아마존 상품을 자사 사이트에서 보다 쉽게 구매할 수 있도록 추진 중인 11번가도 최근 물류와 관련해 공격 행보다. 11번가는 지난해 12월 우정사업본부와 함께 우체국 택배를 기반으로 한 신규 배송 서비스를 선보인다고 밝혔다. 

이상호 11번가 사장(왼쪽)과 박종석 우정사업본부장이 우정사업본부-11번가 유통·물류 상생협력 업무협약을 체결한 뒤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우정사업본부]
이상호 11번가 사장(왼쪽)과 박종석 우정사업본부장이 지난해 12월 우정사업본부-11번가 유통·물류 상생협력 업무협약을 체결한 뒤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우정사업본부]

이번 협력을 통해 11번가는 3800여평 규모 대전우편물류센터를 활용, 매일 자정 전까지 주문한 상품에 대해 다음날 받아볼 수 있는 24시(자정) 마감 오늘발송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이에 따라 이르면 올 1분기 중으로 11번가에서 당일 24시 내에 주문한 상품의 전국 익일 배송이 가능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11번가는 이에 앞서 판매자가 매일 오후 3시에서 오후 8시 사이로 주문 마감 시간을 설정하고 주문 당일 발송하는 상품을 모아 놓은 '오늘 발송' 탭을 별도 운영해 왔다.

일부 물량의 경우 파주에 위치한 11번가 자체 물류센터를 통해 풀필먼트 서비스를 제공해 오후 5시와 8시 주문 마감 기준으로 당일 발송하고 있는데 이번 협력을 통해 개선된 서비스를 선보일 것으로 기대한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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