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셔터스톡]

[디지털투데이 정유림 기자] 사업 다각화를 위해 규모를 키워 온 쿠팡이 '한국판 아마존'의 모습을 갖춰가고 있다. 배송 혜택 중심이던 유료 회원제 서비스에 온라인 동영상 스트리밍(OTT) 플랫폼을 내놓으며 콘텐츠 부문 강화에 나섰고 라이브 커머스, 클라우드 사업까지 눈여겨보는 모습도 엿보인다.

쿠팡은 그간 사업 다각화를 위해 공격적으로 투자를 해왔다. 전자상거래(이커머스) 판에서 단기간에 몸집을 키웠으나 적자를 면치 못해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잇따랐다. 하지만 지난해에는 그 전해에 비해 적자 규모를 줄였고 사업모델들의 기반을 갖춰가고 있어 올해 실적 개선 흐름을 이어갈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한국판 아마존을 표방해 온 쿠팡은 아마존 사업 모델과 비슷한 점이 많다. 유료 회원제 서비스에서부터 유사한 점들이 돋보인다. 

쿠팡은 월 2900원을 내면 상품 하나만 사도 무료 배송, 로켓프레시(신선 식품 오전 10시까지 주문시 당일 오후 6시 전 도착 등), 30일 내 무료 반품 등을 이용할 수 있는 유료 회원제 서비스 ‘로켓 와우’를 운영 중이다.

이보다 앞서 아마존도 유료 회원제 서비스 ‘아마존 프라임’을 통해 글로벌 이커머스 강자 입지를 다졌다. 특히 연회비 119달러를 내면 상품을 2일 내 무료로 배송해주는 서비스(미국 현지 기준) 등을 제공했고 콘텐츠 부문 혜택까지 강화하면서 전 세계 이용자 기반을 갖춰 갔다. 2018년 상반기에는 회원제 구독자 수가 전 세계 1억명을 넘어섰다고 전하기도 했다.

충성 고객을 확보하는 데는 콘텐츠 서비스가 중요한 역할을 한 것으로 풀이돼 왔다. OTT와 전자책 서비스 등이 대표적이다. 

아마존은 월 12.99달러(약 1만4000원)를 내면 무료 배송 서비스를 비롯해 비디오(OTT)와 음원 스트리밍, 전자책 서비스 등을 이용할 수 있게 했다. 한 달에 8.99달러(약 9700원)만 내면 비디오 서비스만 이용하는 것도 가능하다.

이런 아마존의 행보를 쿠팡 역시 이어가고 있다. 그동안 유료 회원 혜택으로 '로켓배송'이라는 빠르고 쉬운 배송을 전면 배치했던 데서 나아가 지난해 말부턴 OTT 서비스 '쿠팡플레이'를 내놓으면서 본격적으로 가세했다.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처럼 쿠팡도 단순 다시보기(VOD) 서비스를 넘어 오리지널(독점) 콘텐츠 제작까지 염두에 뒀을 것으로 보인다. 당장은 아니지만 경영진 차원에서도 차별화 전략 중 하나로 콘텐츠 자체 제작을 언급하기도 했다.

가까운 시일 내 쿠팡의 다음 행보는 라이브 커머스일 것으로 점쳐진다. 아마존의 경우에도 2019년에 '아마존 라이브'라는 서비스로 현지 시장에 진출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쿠팡 역시 라이브 커머스를 준비 중인 움직임이 나타났기 때문이다. 

쿠팡은 이용자가 직접 방송을 할 수 있는 개방형 플랫폼을 선봬 일정 요건이 충족되는 일반 쇼 호스트 창작자에게 소정의 수수료를 지급하는 서비스를 선보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달 중순 서비스를 출시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 바 있다.

클라우드 사업도 눈여겨보는 모습이다. 쿠팡은 지난해 클라우드와 연관된 사업일 것으로 예상되는 클라우드샵, 클라우드스토어 등 상표권을 출원한 바 있다.

아마존 자회사 아마존웹서비스(AWS)와 같이 퍼블릭 클라우드 서비스일 가능성은 낮지만 판매자들에게 필요한 도구 모음을 클라우드 기반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로 판매하는 모델 등 다양한 시나리오가 예상되고 있다.

쿠팡은 그간 물류 센터를 비롯해 다방면으로 대규모 투자를 해왔는데 지난해에는 실적 개선도 어느 정도 이뤄낸 만큼 올해도 이같은 흐름을 이어갈지 주목된다. 

지난해 쿠팡의 영업 적자는 7205억원으로 2018년 1조1729억원과 비교하면 적자 규모가 36% 가량 줄었다. 매출은 7조1530억원으로 전년 대비 64.2% 증가했다.

이와 관련해 삼성증권은 2020년에 쿠팡이 매출 11조1000억원, 영업손실 2150억원을 달성할 거란 전망을 내놓았다. 이어 2021년에는 매출 15조1000억원, 영업이익 3000억원을 기록하며 흑자 전환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쿠팡이 마켓플레이스, 광고, 풀필먼트 등 수익성이 높은 수수료 사업 모델로 매출 비중이 확대됨에 따라 흑자 전환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했다.

삼성증권은 "실제로 쿠팡이 2020년에 영업손실을 줄여 2021년 흑자전환에 성공한다면 의미 있는 수익을 창출하는 이커머스 업체가 나오기 어려울 거란 오랜 편견을 깨는 사례가 될 수 있을 것"이라며 "광고와 금융, 물류 등 유관 산업으로의 사업 확장에 따른 탈(脫) 유통업 가치도 재조명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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