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 금융지주 본점. [사진: 각 사]
4대 금융지주 본점. [사진: 각사]

[디지털투데이 고정훈 기자] 주요 금융그룹들이 올해 핵심 사업으로 '디지털 전환'을 정조준했다. 그룹별 방향이나 내용은 조금씩 다르나 공히 조직 개편을 통해 디지털 부문 강화에 역량을 집중하는 모습이다. 금융그룹별 디지털 조직 현황과 주요 추진 사항, 그리고 선봉장은 누구인지 살펴봤다. 

KB금융은 핵심 계열사인 KB국민은행을 필두로 디지털 전환에 나선다. 최근 인사 개편으로 허인 KB국민은행장은 디지털혁신부문장까지 겸직하게 됐다. 은행을 필두로 그룹의 전반적인 디지털 전환을 이끌어내기 위해서다. 윤진수 KB국민은행 부행장과 육창화 KB국민은행 데이터플랫폼 본부장이 각각 지주 IT총괄, 데이터총괄을 겸직하면서 허 행장을 서포트한다.  

KB금융은 디지털 부문 중에서도 특히 플랫폼 사업에 힘을 쏟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동안 윤종규 KB금융 회장은 ‘1등 금융 플랫폼’에 대한 의지를 여러차례 드러냈다. KB금융지주의 디지털 플랫폼 총괄은 한동환 KB금융 부사장이 담당한다. 한 부사장은 ‘KB스타뱅킹’과 ‘리브’ 등을 성공적으로 안착시키며 KB국민은행에서 디지털화를 이끌던 인물이다. 

최근 KB국민은행 조직개편 역시 플랫폼에 중점을 뒀다. KB국민은행은 사업파트와 기술파트가 함께 일하는 플랫폼 조직을 신설했다. 총 8개 사업그룹 내에 25개가 신설된다. 기획과 IT 담당이 함께 소통하며 근무할 수 있는 환경 마련 목적으로, 과거 단일조직 중심으로 추진했던 디지털 사업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서다. 

여기에 KB국민은행은 마이데이터플랫폼단, 개인마케팅단, 리브모바일플랫폼단, 미래컨택센터추진단, 기관영업추진단, 클라우드플랫폼단 등 핵심사업 부문에 ‘단’을 부여하고, 본부장급 부서장을 보임해 의사결정 속도와 실행력을 대폭 강화했다. 

(왼쪽부터) 한동환 KB금융 부사장, 윤진수 국민은행 부행장. [사진: KB금융그룹]
(왼쪽부터) 한동환 KB금융 부사장, 윤진수 국민은행 부행장. [사진: KB금융그룹]

신한금융은 데이터 사업에 무게를 둔다. 지난해 연말 인사에서는 은행에서 영입한 김혜주 상무가 지주 빅데이터 부문장에 내정됐다. 그동안 신한은행을 중심으로 마이데이터 사업에 성과를 내고 있던 만큼 관련 분야를 더 강화하겠다는 목적으로 풀이된다. 

그룹 내 디지털 전환을 이끌 인재로는 지난해 그룹 최고디지털책임자(CDO)로 임명된 이성용 신한DS 사장이 꼽힌다. 이성용 신한DS 사장은 미 육군사관학교 출신으로, 글로벌 컨설팅사 베인앤컴퍼니 등을 거쳐 2019년 신한에 합류했다. 신한DS가 그룹 내 IT 전산, 통합 단말기 등을 담당하는 만큼 디지털 전환에 적임자라는 평가다. 

또한 신한은행 빅데이터센터를 담당하던 김철기 빅데이터센터본부장이 그룹 내 디지털혁신단장과 인공지능협력(AICC) 센터장을 겸임해 그룹과 은행간 사이를 조율할 계획이다. 또 장현기 신한은행 R&D센터본부장은 신한금융지주 전략기획소속 본부장으로, 전성호 디지털전략본부 부장은 본부장으로 각각 임명되면서 역할을 확대한다. 

신한은행은 경영진 직위 체계를 종전 3단계(부행장-부행장보-상무)에서 2단계(부행장-상무)로 축소, 부행장급 경영진이 각 그룹별 책임경영을 실천하고 내부 의사결정 속도를 높일 계획이다. 

(왼쪽부터) 이성용 신한DS 사장, 김혜주 신한금융 상무 [사진: 신한금융그룹]

하나금융도 핵심 계열사인 하나은행을 중심으로 디지털 경쟁력 강화를 시도한다. 이번 조직개편에서 소비자를 중심으로 관련 조직을 대폭 개편했다. 특히 미래금융과 리테일, 자산관리 등 분야별, 기능별로 흩어져있던 조직을 ‘디지털리테일그룹’으로 통합했다. 

디지털리테일그룹은 하나은행 박성호 부행장이 맡는다. 박 부행장은 1987년 한국투자금융으로 금융권에 발을 들여놓은 후 1997년 하나은행에 입행했다. 입행 후 가계금융부, 경영관리팀, 경영관리본부 등 경영조직을 운영하는 경험을 쌓았다. 디지털리테일그룹이 사업과 디지털, IT를 융합한 다기능팀을 운영하는 만큼 인재 배치에 상당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금융 차원에서는 디지털부문이 2개로 나뉘져 운영된다. 디지털총괄(CDIO)은 은행 미래금융그룹장을 지낸 한준성 부사장이, ICT총괄(CICTO)은 IT·정보보호본부장을 역임한 박근영 전무가 맡았다. 외부인재 수혈보다는 그룹 내 금융이해도가 높은 인재 선임에 무게를 둔 것이다. 이외에도 하나금융은 기존 18그룹 1연구소 19본부(단)를 15그룹 1연구소 17본부(단)로 간소화해 빠른 의사결정을 도모한다. 

(왼쪽부터) 한준성 하나금융 부사장, 박성호 하나은행 부행장. [사진: 하나금융그룹]

우리금융은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이 직접 디지털 전환을 이끈다. 지난해 우리금융은 우리금융남산타워에 주요 계열사인 우리은행 디지털 관련 인력뿐만 아니라 IT 자회사인 우리FIS의 디지털개발 인력을 한 곳에 모은 바 있다. 손 회장도 이곳에 제2집무실을 차려 매일 오후 출근하는 등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번 조직개편에서는 디지털 인사들의 영향력이 확대됐다. 먼저 은행과 지주 통합 디지털추진단장(CDO)를 맡았던 황원철 우리금융 디지털총괄 상무가 전무로 승진했다. 황 전무는 글로벌 은행들의 금융 관련 컨설팅과 국내 증권사 최고정보책임자(CIO) 등을 역임한 인물이다. 우리원(WON)뱅킹에도 막대한 공헌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은행은 특히 영업·디지털그룹을 신설해 디지털 혁신과 영업의 연계성을 높이고 대면·비대면 영업력을 강화한다. 이번에 신설된 영업·디지털그룹장 박완식 부행장이 맡는다. 영업과 디지털 부문을 더해 디지털부문의 성과로 이끌어내는 역할을 맡았다. 

이외에도 우리금융의 조직 체계를 현행 7부문-2단-5총괄 체제에서 8부문-2단으로 줄였다. 담당 임원의 권한과 책임 부여 등 업무 추진력을 끌어올리기 위해서다. 같은 이유로 우리은행도 기존 6개 그룹을 4개로 통폐합했다. 

(왼쪽부터) 황원철 부행장, 박완식 부행장 [사진: 우리금융그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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