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디지털투데이 고정훈 기자] 최근 사모펀드 사태와 금융사기 등으로 조기 금융교육 필요성이 높아지면서 금융권이 미취학아동과 저학년을 겨냥한 콘텐츠 제작에 집중하고 있다. 애니메이션, 동화 등과 결합해 쉽게 따라부르면서 자연스럽게 관련 내용이 노출될 수 있도록 개선한 점이 특징이다. 그동안 금융교육 콘텐츠는 내용이 어렵고 아이들의 흥미를 끌기 어렵다는 지적을 반영한 것이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하나·우리은행 등이 자사 유튜브 채널을 통해 금융교육 콘텐츠를 잇따라 업로드하고 있다.
이중 신한은행은 유튜브 채널 내 ‘신한 온라인 금융교육센터’ 메뉴를 개설해 저학년과 청소년, 일반인 등을 대상으로 한 콘텐츠를 제작하고 있다. 저학년을 대상으로 한 콘텐츠로는 예적금, 환전 등 기본적인 금융 개념을 알려주는 애니메이션이 대표적이다.
그동안 금융 관련 영상은 아이들이 시청하기에는 내용이 어려워 흥미를 유발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많았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만화풍의 영상을 제작, 단순한 내용 전달이 아닌 내용 속에 금융용어를 녹여 활용하고 있다.
이와함께 신한은행은 실제 근무 중인 은행원이 자녀와 함께 출연해 ATM, 신탁, 복리 등 금융용어를 쉽게 풀어주는 ‘친한은행’도 함께 운영하고 있다. 실제 자녀에게 설명해주듯 눈높이를 맞추기 위해서다.
향후 신한은행은 어린이 및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제작하고, 일선 교사들이 원할 시 무료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최근 하나금융도 공식 유튜브 채널인 ‘하나TV’에서 어린이를 위한 금융교육 콘텐츠를 신규 론칭했다. 이번에 공개된 '동전과 지폐송'은 돈의 모양과 가치에 대한 내용을 담았다. 어린이들이 따라 부르기 쉬운 노래와 율동으로 제작, 금융교육이 딱딱하다는 편견에서 벗어나 쉽고 재미있게 배울 수 있도록 했다. 이 영상은 게시 1주일만에 조회수 4만건을 넘길 정도로 반응이 좋다.
하나금융은 저학년을 대상으로 한 '경제동화머니' 등 금융교육 콘텐츠도 제공하고 있다. 동화 속 내용을 통해 자연스럽게 금융상식을 알려준다는 점이 특징이다. 하나금융은 이번 '동전과 지폐' 편을 시작으로, 총 20편의 어린이 금융교육 콘텐츠를 정기적으로 발행할 예정이다.
우리은행은 조회수 기준으로 금융교육 콘텐츠의 강자다. 아이들의 워너비로 떠오른 '핑크퐁'과 합작해 아기상어 캐릭터를 적극 활용했다. 유튜브에서 핑크퐁은 노래모음 영상이 조회수 6000만건을 넘길 정도로 이미 아이들 사이에선 대세로 떠오른 상태다.
우리은행과 핑크퐁이 합작해 내놓은 영상들도 반응이 좋다. 실제로 1년전 게시된 핑크퐁 저축송에 경우 누적 조회수 256만건을 갱신하기도 했다. 용돈송 역시 게시된지 4개월밖에 되지 않았지만 누적 조회수 114만건을 기록했다. 이런 인기에 힙입어 지난해 우리은행은 관련 상품인 핑크퐁 통장과 핑크퐁 체크카드 등을 출시했다.
이와 관련해 한 금융권 관계자는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금융교육 콘텐츠는 내용을 어떻게 구성하는지에 따라 반응이 천차만별"이라며 "기존의 딱딱한 내용 전달보다는 보다 쉽게 전달할 수 있도록 제작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다른 금융권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오프라인 금융교육이 어려워진 상황에서 앞으로 콘텐츠 제작이 더 중요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며 "(금융교육 콘텐츠들은) 단순히 조회수를 올리려는게 아니라 사회공헌적인 성격이 있다. 이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은행에 대한 관심도 높아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