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서, 정보공유 플랫폼 나무위키는 금융위원회의 사건, 사고을 전하고 있다. [이미지: 나무위키]

[디지털투데이 강진규 기자] 사용자 제작, 수정 정보공유 플랫폼인 '나무위키'가 금융권에 새로운 리스크로 부상하고 있다. 금융기관, 금융회사들의 어두운 과거를 정리해 제공하는 창구가 되고 있지만 해외에 본사가 있어 틀린 내용이 있어도 수정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29일 금융권 관계자들에 따르면 나무위키를 통해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등의 각종 비리 정보가 제공되고 있다.

나무위키는 2015년 설립된 한국어 위키백과 사이트다. 이 사이트는 한글 정보를 제공하고 있지만 본사는 파라과이에, 서버는 아마존웹서비스(AWS)를 이용하고 있다. 

나무위키는 10~20대 젊은 층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인터넷 사이트 분석 업체인 랭키닷컴에 따르면 나무위키는 인터넷 사전 부문에서 위키피디어(Wikipedia)를 제치고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인터넷 부문 관계자들은 나무위키 방문자가 국내 사이트 중 10~20위권에 위치하고 있다고 본다. 10위권 이내라는 분석도 있다. 10대와 청년층들이 정보를 나무위키를 통해 습득하고 있다는 것이다.

나무위키에서 제공하고 있는 금융권 관련 정보는 적나라하다. 나무위키의 금융위원회 소개 페이지에는 금융위의 사건 사고 내용을 설명하고 있다. 금융위 사건 사고 중 가장 먼저 제공되는 것이 ‘금융위 사무관 성범죄 사건’이다. 나무위키는 2016년 4월 금융위 사무관이 성폭행을 한 사실이 밝혀졌다며 자세한 사건 경과를 전했다. 2016년 발생했던 이 사건은 금융위 입장에서 가장 감추고 싶은 기억이다.

나무위키는 또 금융위가 최순실 게이트에 연루됐던 사건, 유재수 전 금융정책국장 비리사건을 소개하고 있고 최근의 라임 펀드 사태도 설명하고 있다.

나무위키는 금융감독원에 대한 소개 항목에서도 부정적인 내용을 다루고 있다. 나무위키는 “금감원이 막강한 권한으로 갑질을 하면서도 정작 감독기관으로서의 역할은 제대로 못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비판을 받는다”고 설명했다.

또 설명 내용 중에는 “금감원이 은행 등의 금융회사를 검사할 때 태도가 너무나 고압적이다. 그런데 이는 트집을 위한 트집으로 볼 수도 있다”는 주관적인 내용도 포함돼 있다. 

나무위키는 금감원의 아킬레스 건인 채용비리 사건도 설명하고 있다. 2016년 불거진 금감원 채용비리 의혹 사건과 최흥식 전 금감원장 관련 채용비리 사건도 다루고 있다. 내용 중에는 공인회계사 시험 문제 유출 의혹, 라임 펀드 사태 관련 사안도 있다.

민간 금융회사도 예외는 아니다. NH농협은행의 경우 나무위키는 “NH농협은행이 높은 우대금리를 보장한다며 판매한 상품의 금리를 일방적으로 깎아 논란이 되고 있다. 은행에서는 우대금리 2%를 내세우며 고객을 유치했지만 실제로 해당 우대금리를 받은 고객은 단 한 명도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며 '사기'라는 용어까지 사용하며 강도 높게 비난했다.

나무위키는 “2014년 7월에는 NH농협은행에 돈을 맡긴 한 고객의 돈이 통째로 사라졌다.  2014년 1월 8일 신용카드 개인정보가 유출되었다는 언론 보도가 나왔다. 만화가 레바가 신용 불량자로 오인돼 계좌를 압류 당하는 사건이 있었다”고 각종 사건 사고 소식을 소개하고 있다. 또 NH농협은행이 미국 정부로부터 제재국가 금융거래 ‘가능성’만으로 제재를 당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지적했다.

나무위키는 2018년 채용비리 사건과 관련해 하나은행, KB국민은행, 우리은행이 연루됐다는 소식도 전하고 있다. 그중 우리은행에 대해 나무위키는 부정적인 설명을 하고 있다. 나무위키는 “우리은행이 제1금융권 시중 은행 중 사건사고가 톱(Top)급으로 많다”고 주장했다.

나무위키는 우리은행의 2018년 추석맞이 전산장애 사건, 신입행원 채용비리 사건, 2019년 민원인 금융문란 등재 사건, 파생결합펀드(DLF) 사건, 휴면계좌 비밀번호 불법 변경 사건, 라임 사태 등을 설명하고 있다.

인터넷 전문은행 역시 예외는 아니다. 나무위키는 카카오뱅크와 관련해 “전반적으로 인터넷 전문은행이라고 하기에는 혜택이 좋지 못한 편이다”라며 “엄청난 흥행을 기록했지만 잦은 시스템 먹통과 체크카드의 일부 간편 결제 서비스 미지원, 까다로운 입출금계좌 한도제한 해제 등 영업 준비를 제대로 한 게 맞냐고 할 정도의 몇몇 문제점이 발견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인터넷 전문은행인 카카오뱅크가 인터넷 전문으로써 부족하다고 평가한 것이다.

케이뱅크에 대해서도 나무위키는 “모바일 앱이 웹 기반이라 카카오뱅크에 비해 느리다”며 경쟁사와 비교해 부정적으로 분석했다. 인터넷 전문은행 출범을 준비 중인 비바리퍼블리카의 토스 서비스에 대해서는 송금오류 사건, 결제정보 도용 사고, 토스 상담원 전화번호 유출 등 사건을 소개했다.

금융권은 실제 벌어진 사안에 대해서는 어쩔 수 없지만 일방적인 주장, 비난에 대해서는 불편한 감정을 나타내고 있다. 나무위키가 참여형 정보 제공 사이트인데 이로 인해 사실이 아닌 주장 등이 반영될 여지가 있는 것이다. 하지만 나무위키는 파라과이에 본사가 있고 해외 서버를 사용하고 있어 항의를 하기도 어려운 실정이다.

문제는 10대~20대 청소년, 청년들이 나무위키로 정보를 습득하고 있다는 점이다. 나무위키에 나온 정보로 금융기관, 금융회사에 대한 인식이 형성될 수 있는 것이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다양한 인터넷 서비스가 등장하면서 그만큼 금융기관, 금융회사들의 리스크도 많아지고 있다”며 “현실적으로 리스크에 모두 대응하기에 벅찬 상황이다”라고 전했다.

 

저작권자 © 디지털투데이 (DigitalToday)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