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셔터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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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투데이 최지연 기자] 코로나19 상황 속에 올해 스마트폰 시장은 중저가 보급형 제품이 점유율을 확대한 가운데 폴더블, 듀얼스크린 등 새로운 폼팩터에 기반한 프리미엄 스마트폰의 등장이 본격화됐다. 전체 시장 규모는 예전보다 축소될 것으로 전망되지만 연초 예상만큼 코로나19발 타격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건강과 웰빙에 대한 소비자 관심이 높아지고, 아웃도어 스포츠 및 여가 생활이 증가하면서 무선 이어폰과 스마트워치, 스마트밴드등 웨어러블 시장도 성장세를 보였다. 재택근무, 온라인 수업 등 비대면 문화가 확대되면서 태블릿과 노트북 시장도 동반 성장했다.

코로나19로 주춤했던 스마트폰 시장, 하반기 회복세

코로나19로 인해 성장 침체를 예상했던 스마트폰은 올해 의외로 선전했다는 평이다. 올 초만 해도 기존의 저성장 기조에 코로나19 상황까지 겹치면서 스마트폰을 둘러싼 전망은 매우 흐렸다. 하지만 하반기 들어 구름은 다소 걷혔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올해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은 지난해보다 11% 줄어든 12억6000만대 수준이다. 올해 초 SA가 코로나19 사태 발생 이후 예상한 11억9000만대보다는 많은 수준이다. SA는 상반기 미국이나 유럽, 인도 등 주요 시장에서 판매 하락세가 예상보다 낮았다며 전망을 수정했다.

올 상반기 삼성전자가 선보인 ‘갤럭시s20’ 시리즈가 기대감과 달리 낮은 성적을 얻은 것과 미국 제재로 화웨이가 스마트폰 사업 진행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도 글로벌 스마트시장 위축 요인으로 해석된다.

그러나 3분기에 들어서면서 억눌린 소비가 폭발하는 펜트업 효과(Pent-up effect)로 상황이 반전됐다. 제조사와 통신사들이 코로나19에 대응해 제품가격을 낮추고 할인 정책을 시행했던 점이 효과가 있었던 것으로 분석된다.

올해는 코로나19에 따른 불황으로 인해 올해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를 앞세운 중저가 스마트폰이 많이 등장했다. 스마트폰 성능이 상향 평준화되면서 화웨이‧샤오미 등 중국 업체들은 5G 중저가 스마트폰을 출시하기 시작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도 프리미엄 스마트폰 외에 중저가 제품군을 확대하며 글로벌 시장을 사로잡았다.

올해 삼성전자와 LG전자 스마트폰은 기대 이상으로 선방했다는 평가다. 삼성전자는 상반기에 갤럭시S 시리즈와 갤럭시Z플립을 출시하고, 하반기에 선보인 폴더블폰과 5G폰으로 스마트폰 시장 기술력을 선도하는 동시에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1위 자리를 공고히 했다. SA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올해 스마트폰 출하량은 2억5490만대로 19.9%의 시장 점유율로 1위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LG전자는 22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했지만, 중저가 스마트폰을 꾸준히 선보이며 하반기에 집중적으로 적자 폭을 줄이는 데 성공했다. LG전자는 스마트폰 흑자 전환을 목표로, 적자 상황에서도 시장을 선도하기 위한 노력을 꾸준히 이어가고 있다. LG전자는 올해 폼팩터 혁신 일환으로 스위블폰 ‘LG윙’을 처음으로 선보여 눈길을 끌었다. 이어 내년엔 말았다 펴는 롤러블폰 출시를 예고하며 기대감을 높였다.

올해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2위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되는 애플은 올 상반기 아이폰SE 2세대, 하반기 아이폰12 시리즈를 출시하며 인기를 끌었다. 코로나19로 출시가 한달 늦춰져 지난 10월 출시한 아이폰12는 4분기에만 7890만대를 출하하며 삼성전자 보다 높은 성적을 거뒀다. 

‘자급제폰+유심’ 꿀조합을 선보이는 모델 [사진:LG헬로모바일]
‘자급제폰+유심’ 꿀조합을 선보이는 모델 [사진:LG헬로모바일]

아이폰12 인기로 국내 알뜰폰+자급제 바람

코로나19로 오프라인 유통이 위축되면서 온라인 판매 비중도 늘었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올해 글로벌 휴대폰 시장에서 온라인 판매가 차지하는 비중은 23%로 지난해(20%)보다 3%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국내에서는 아이폰12가 출시되고 인기를 끌면서 온라인 사이트를 통해 아이폰12를 자급제로 구매하는 이들이 늘어났다. 아이폰은 이동통신사 공시지원금이 적어 소비자들이 자급제를 선택하는 비율이 안드로이드폰보다 많다. 자급제폰은 통신사를 거치지 않고 스마트폰 공기계를 구입해 기존에 사용하던 유심을 꽂아 바로 사용하는 단말기를 말한다. 약정기간과 위약금으로부터 자유롭다. 그동안 국내 자급제 비중은 그동안 한 자릿수를 기록했으나 올해는 약 12%까지 증가한 것으로 예상된다.

아이폰12 인기에 자급제폰과 함께 알뜰폰 가입 비중도 커졌다. 업계에서는 아이폰12 인기에 자급제폰과 알뜰폰 요금제를 묶은 다양한 프로모션을 선보였다. 알뜰폰 가입자는 9월 1만3039명이었으나 지난 10월 아이폰12 출시 이후 11월에는 3만1674명으로 크게 증가했다.

폴더블‧롤러블 등 새로운 폼팩터 시대 주목

올해는 스마트폰이 기존 바(bar) 형태를 벗어나 새로운 형태를 띠는 한해였다. 지난해 삼성전자가 접었다 펴는 폴더블폰 ‘갤럭시Z플립’과 ‘갤럭시Z폴드’를 출시하면서 본격적인 포문을 열었다. 삼성전자가 상반기 출시한 갤럭시Z플립은 100만원대 중후반으로 높은 가격대였음에도 50만대 넘게 판매되는 등 인기를 끌었다. 하반기에는 갤럭시노트2O과 갤럭시Z폴드2를 출시했다. 삼성전자는 내년부터 다양한 폴더블폰을 출시하며 대중화에 주력하겠다는 방침이다.

LG전자는 내년 상반기에 말았다 펴는 롤러블폰 출시를 예고했다. 롤러블폰은 폴더블폰보다 한 단계 진화된 폼팩터로 불린다. LG전자는 그동안 프리미엄 스마트폰에서 약세를 보였다. 내년 롤러블폰 출시로 세계 최초 타이틀과 함께 프리미엄 스마트폰 브랜드를 새롭게 구축하겠다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내년 등장할 이형 폼팩터들이 대중화 바람을 일으킬 수 있을지 주목된다.

카날리스는 스마트 웨어러블 기기 시장은 올 연말까지 32% 성장세를 보일 것이며, 내년에는 28% 더 성장할 것이라고 예측했다.[사진:카날리스 갈무리]
카날리스는 스마트 웨어러블 기기 시장은 올 연말까지 32% 성장세를 보일 것이며, 내년에는 28% 더 성장할 것이라고 예측했다.[사진:카날리스 갈무리]

 웨어러블과 노트북‧태블릿도 동반 성장

올해 무선 이어폰‧스마트워치‧밴드 등 웨어러블 시장은 크게 성장했다. 코로나19로 인해 건강과 웰빙에 대한 소비자 관심이 높아지고 아웃도어 스포츠 및 여가 생활이 증가하는 점이 성장 요인으로 꼽혔다. 시장조사업체 카날리스에 따르면 올해 무선이어폰과 스마트워치 등 웨어러블 밴드 합산 출하량 역시 4억3650만대로, 작년보다 32% 증가했다.

내년 피트니스밴드와 스마트워치를 포함한 웨어러블 밴드는 출하량 2억대를, 무선 이어폰은 출하량 3억5000만대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올해보다 무선 이어폰은 39%, 웨어러블 밴드는 19% 성장한 수치다. 합산 출하량은 올해보다 28%가량 늘어날 것으로 관측된다.

코로나19 영향으로 비대면 시장이 펼쳐지면서 한동안 주춤했던 태블릿과 노트북 시장이 다시 활기를 띠고 있다. 언택트 문화가 확산되면서 재택근무, 온라인 수업 등으로 태블릿과 노트북에 대한 수요가 늘어난 것으로 해석된다.

특히 지난 5년간 하향세를 보였던 태블릿 시장은 코로나19가 강타한 올해 시장 규모가 급성장해 눈길을 끈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에 따르면 올 3분기 전 세계 태블릿PC 출하량은 5060만대로 전년 동기 대비 33% 증가했다.

노트북 시장도 활기를 띠고 있다. 카날리스에 따르면 2019년 1억8860만대였던 노트북 출하량은 2020년 2억4110만대로 상승했다. 2021년에는 2억4900만대를 기록할 것으로 관측됐다. 예상되는 연간 성장률은 2020년 27.9%, 2021년은 3.3% 수준이다. 비대면 시장이 확장되면서 향후 태블릿과 노트북은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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