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디지털투데이 강진규 기자] 시중은행들이 딱딱한 이미지를 벗기 위해 코믹한 만화, 사진은 물론 소위 B급 문화로 불리는 통속적인 내용까지 활용하면서 관심을 끌고 있다.
KB국민은행 페이스북에 꾸준히 등장하며 인기를 끌고 있는 인물이 있다. 그는 KB국민은행의 홍보 모델 연예인도 아니고 은행장 임원도 아니다. KB국민은행의 브랜드 리브(Liiv)를 의인화한 리브(Liiv)맨이 그 주인공이다.
리브맨은 얼굴에는 리브 마크를 달고 있고 추리닝을 입고 있다. 리브맨은 KB국민은행 공식 페이스북에서 고객들에게 선택을 강요한다. 그 선택은 금융상품이 아니라 ‘호떡’과 ‘붕어빵’ 중 어느 것이 더 좋은가에 대한 것이다. 12월 4일 KB국민은행은 리브맨을 등장시켜 겨울 호빵 중 ‘팥’과 ‘야채’ 중 어느 것이 좋은지 고객들에게 물어봤다. 이에 100여명이 넘는 사람들이 댓글을 달면서 논쟁을 벌였다.
신한은행은 2020년 수능시험일(12월 3일)을 하루 앞둔 12월 2일 신한은행은 수험생들을 응원하는 메시지를 페이스북 등에 공개해 큰 호응을 받았다.
신한은행이 만든 그림은 부적과 휴지였다. 신한은행은 은행 캐릭터가 등장하는 코믹한 그림에 ‘수능대박’이라고 써진 부적 그림을 페이스북에 올리고 “온 우주와 신한은행의 간절한 기운을 담아 준비한 수능 응원 부적”이라고 설명했다. 이 게시물에는 댓글이 약 400개나 달렸다. 같은 날 신한은행은 인스타그램에 은행 캐릭터가 휴지로 변신한 모습을 올리고 ‘문제가 술술 잘 풀릴 것’이라고 응원했다. 이 게시물도 댓글이 약 700개나 달리는 등 좋은 반응을 거뒀다. ‘우주의 기운’, ‘부적’ 등은 과거 은행 마케팅 관점에서는 등장하기 어려운 것들이다.

하나은행은 12월 21일 페이스북을 통해 ‘부장님의 배꼽잡는 아재재그 테스트’라는 이벤트를 진행했다. 아재개그는 중년 남성들의 썰렁한 유머를 뜻하는 속어다. 하나은행은 ‘우유가 넘어지면 무엇?’, ‘세상에서 가장 가난한 왕은?’, ‘칼이 정색하면?’ 등의 문제를 냈다. 고객들은 이 문들의 정답을 맞추겠다고 너도나도 댓글을 달았다.
우리은행은 기존 공식 유튜브 채널과 별개로 ‘웃튜브’라는 채널을 만들어 운영하고 있다. 이 웃튜브는 금융예능채널을 표방하고 있다. 제공하는 콘텐츠도 기존 금융권의 틀을 깬 것이다. 다양한 직업 등에 대한 쇼미더페이 코너에는 등장인물들이 동물가면을 쓰고 나온다. 또 개그맨이 금융강의를 하는 것처럼 거침없이 발언을 하는 금융 강의 영상도 있다.
최근 은행들이 선보이고 있는 내용들은 과거 금융권에서는 상상도 하지 못했던 내용이라고 한다. 그런데 이제는 고정관념이 깨진 것이다. 은행들의 이런 시도는 젊은 고객들을 끌어당기기 위한 전략으로 해석된다. 한 은행 관계자는 “이런 새로운 시도를 할 때 솔직히 내부에서 우려와 반대의 목소리가 나온다”며 “하지만 시대가 변했는데 과거에만 안주할 수는 없는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