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 CEO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 CEO

[디지털투데이 황치규 기자]아마존웹서비스(AWS)에 이어 마이크로소프트도 스마트폰과 태블릿 같은 모바일 기기들에서 많이 쓰는 ARM 칩 디자인을 사용한 자체 칩을 개발해 자사 클라우드 서비스에 쓸 서버칩으로 투입하려 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자사 클라우드 서비스 애저 플랫폼용 서버에서 사용하기 위해 ARM 디자인에 기반한 프로세서를 제작하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내부 사정에 정통한 소식통들을 인용해 1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또 서버에 이어 자사 서피스 PC 라인에도 ARM 기반 자체 칩을 장착하는 것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향후 행보가 주목된다. 현재로선 마이크로소프트는 PC보다는 서버용 자체 칩을 먼저 내놓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마이크로소프트가 자체 ARM 칩 제작에 나선 것은 클라우드과 PC 하드웨어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인 CPU를 직접 하겠다는 것을 의미한다.

AWS의 경우 이미 ARM 기반 칩인 그래비톤을 자체 개발해 클라우스 서비스에서 활용하고 있다.  AWS는 가격 대비 성능에 ARM 기반 그래비톤이 크게 앞선다는 점을 강조해왔다.  [관련기사]애플이어 AWS도 ARM칩 공세..."인텔 기반 클라우드보다 가성비 40%↑"

마이크로소프트는 최근 몇년간  인텔, AMD, 엔비디와 같은 반도체 업체 출신의 칩 디자이너들을 적극 영입해왔다. 퀄컴이 서버칩 사업을 포기하면서 나왔던 인력들도 일부 끌어들였다.

인텔은 현재 서버 칩 시장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점하고 있다. AMD 추격을 받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시장 점유율 9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인텔 제온 서버칩 일부 모델은 경차 수준 가격에 팔리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은 전했다.

하지만 서버 시장에서 클라우드가 갖는 중량감이 점점 커지면서 인텔 서버 칩 사업을 둘러싼 불확실성도 커지는 양상이다. AWS와 마이크로소프트의 행보가 보여주 듯, 이미 대형 클라우드 서비스 업체들 사이에선 인텔의 대안 솔루션을 찾으려는 움직임이 두드러지고 있다. 인텔 기반 칩은 에너지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점이 단점으로 꼽힌다. 블룸버그통신은 "거대 데이터센터를 소유한 기업들 사이에서 가장 큰 우려는 데이터센터 하드웨어 거점들에 전기를 공급하기 위한 비용이다. ARM 기반 칩은 보다 에너지 효율적"이라고 전했다.

마이크로소프트가 ARM 기반 PC 용 칩까지 실전에 투입할 경우 PC 시장에서도 인텔의 입지는 약화될 수 밖에 없다. 

애플은 현재 맥 컴퓨터에 쓰이는 칩을 인텔에서 자사가 직접 개발한 ARM 기반 칩으로 전환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나 애플이 PC 시장에서 점유율이 많은 것은 아니지만 상징성은 크다. 프리미엄 제품 이미지도 갖고 있다. 애플은 최근 ARM 기반으로 자체 제작한 M1 칩 기반 맥 컴퓨터 신제품 3종을 발표하면서 표준 PC들과 비교해 성능을 크게 부각했다. [테크인사이드] 애플이 M1 만들 때 인텔은 뭘했을까?

마이크로소프트도 이미 퀄컴 ARM 칩을 일부 서피스 제품들에 적용했다. 이런 가운데 애플에 이어 마이크로소프트까지 직접 제작한 칩을 자사 서피스 기기들에 탑재할 경우 ARM 기반 PC 시장이 커지는 의미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행보는 윈텔이라는 이름으로 한 시대를 풍미해온 인텔과 마이크로소프트, 두 거대 기업간 동맹이 계속될지 여부가 시험무대에 올랐다는 점에서도 눈길을 끈다. 블룸버그 보도가 나온 후 인텔 주가는 한때 6% 가량 하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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