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유튜브에 금융과 관련된 영상들이 다수 게재되고 있다. [이미지: 금융감독원 유튜브 채널]

[디지털투데이 강진규 기자] 글로벌 동영상 플랫폼 유튜브에서 금융을 주제로 활동하는 유튜버, 채널의 영향력이 급격히 커지고 있다. 영상을 통해 금융에 관한 정보를 전달한다는 긍정적인 면도 있지만 미확인 투자 정보 등을 유포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검증되지 않은 무분별한 정보들이 확산될 경우 금융권에 새로운 리스크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수만명에서 수십만명의 구독자를 확보한 금융 관련 유튜버들이 속속 나오고 있다. 

2018년 유튜브를 시작한 전직 은행원 출신 A유튜버는 12만명의 구독자를 보유했으며 영상 총 조회수가 500만건을 넘어섰다. 자산관리 회사 관계자라고 밝힌 B유튜버는 구독자 15만명, 900만 조회수를 기록하고 있었고 경제 채널을 표방한 C유튜버 구독자 40만명에 7500만 조회수를 기록했다. 또 금융 분야 D유튜버는 12만명 구독자에 600만 조회수, E유튜버는 30만명 구독자에 1000만 조회수를 올렸다.

금융감독원의 유튜브 채널이 1만4300명 구독자, 금융위원회의 유튜브 채널이 1만3100명 구독자를 갖고 있는 것과 비교하면 금융 유튜버들이 훨씬 많은 구독자를 보유하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금융 유튜버들의 영상 중에서는 수십만 조회를 기록한 것들도 많다. 

이들 유튜버들은 금융에 대한 상식과 정보를 알려주거나 은행, 증권사 등에 취업을 돕는 영상을 제작해 게재하는 사례도 있었다.

하지만 문제가 될 수 있는 내용을 올리는 유튜버도 있다. 한 유튜버는 최근 비트코인 가격이 상승하는 것과 관련해 비트코인 투자 방법에 관한 영상을 게재했다. 비트코인 등 가상자산은 공식적인 금융, 투자 상품이 아니다. 또 다른 유튜버는 어떤 주식이 오를지를 분석해주겠다는 영상을 올린 사례도 있었다.

일부 유튜버들은 이렇게 금융 투자와 관련된 영상을 올리고 있지만 검증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일반적으로 금융 투자와 관련된 업무를 할 때 금융감독원 등이 감독을 통해 문제가 없는지 소비자 피해 가능성이 없는지 확인하고 있다. 유튜브는 금융회사 뿐 아니라 누구나 올릴 수 있기 때문에 검증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유튜브 영상이 감독 대상이 되는지 여부는 개별 사안에 따라 다르다”며 “두가지 이슈가 있다. 투자자문업에 해당하는지, 추천 행위가 광고로 볼 수 있느냐가 이슈다. 광고에 대한 것은 금융투자협회가 자율규제를 하고 있다. 또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는 곳이 법인이냐, 개인이냐, 법인 중에서도 금융회사이냐도 봐야한다”고 말했다.

금융권 관계자들에 따르면 유튜브 영상 중 문제가 될 수 있는 내용에 대해서 대응하고 있지만 전체적으로 올라는 영상에 대응하는 것은 역부족인 상황으로 알려졌다. 또 영상 내용이 금융에 관한 정보를 전달하는 수준인지 그것을 넘어 추천이나 투자자문을 하는 것인지 판별하는 것도 과제라는 지적이다.

유튜브는 또 다른 측면에서 금융권에 리스크가 될 것으로 보인다. 금융회사에 관한 내용, 정보 등이 바로 올라갈 수 있기 때문이다. 한 유튜버는 키움증권을 이용하던 것을 신한금융투자로 이전하는 내용을 영상으로 제작해 올렸다. 방법까지도 설명했다. 자칫 이런 식으로 유튜버들과 금융회사들이 경쟁하고 이전 투구하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는 예측도 나온다.

금융회사에 대한 미확인 정보도 유튜브에 떠돌고 있다. 구독자를 10만명이나 보유한 한 유튜버는 금융회사들의 문화에 대한 영상들을 올렸다. 영상 속에 등장한 인물(신한은행 직원)은 “신한은행은 군대문화다. 입사 후 연수원에서 잠을 4시간 이상 안 재웠다”며 “두 시간 동안 투명의자(기합) 자세로 문서 읽기를 시켰다”고 주장했다. 이에 또 다른 등장 인물은 그 내용에 대해 신고를 해야 할 일이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영상에서는 IBK기업은행 인턴 면접을 봤던 사람도 등장한다. 그는 “인턴 면접을 보고 나오는데 면접관 중 한명이 저 여자 네 스타일이다라고 말했다”고 주장했다. 이밖에도 NH농협은행 전 직원이라고 주장하는 인물은 NH농협은행 조직이 보수적이고 꼰대들이 많은 것은 사실이라고 주장했고, 신한은행 전 직원은 우리은행 지점 창구에 갔더니 우리은행 직원이 신한은행 직원인 것을 알고 월급을 많이 받아서 좋겠다고 부러워했다는 내용도 올렸다.

사회적으로 문제가 될 수 있는 내용들이 영상에 담긴 것이다. 이같은 내용은 해당 금융회사 이미지에 타격을 줄 수 있다. 청소년, 청년들이 유튜브 영상을 많이 본다는 점을 고려하면 왜곡된 정보가 전달될 가능성도 있다. 그럼에도 은행, 증권사 등 각 금융회사들은 이같은 내용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영상을 올리는 유튜버들은 현직 또는 전직 금융인들이라고 한다. 금융권에 젊은 세대들이 많아지면서 이런 유튜브 영상이 언제든 게재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하지만 이를 검증하고 관리하기에는 금융회사들의 현실이 녹록치 않다.

한 은행 관계자는 “인터넷상에 텍스트로 된 내용은 검색을 통해서 찾아내고 내용을 읽고 수정을 요청할 수 있지만 영상은 그렇지 않다”며 “영상을 봐야 내용을 알 수 있는데 그 많은 영상들을 다 보고 확인하는 것도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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