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정유림 기자] 네이버와 쿠팡으로 대표되는 대형 이커머스(전자상거래) 플랫폼들의 영향력이 점점 커지고 있는 가운데, 몇몇 스타트업들이 데이터 분석 등 자체 역량으로 성장 기반으로 확대해 나가고 있다. 특히 패션을 주특기로 하는 회사들의 존재감이 두드러지는 모습이다.

모바일 빅데이터 플랫폼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안드로이드와 iOS 운영 체제를 기준으로 10월 월간 순 이용자(MAU) 수는 에이블리가 약 276만명, 지그재그가 209만명, 무신사가 241만명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서비스는 에이블리, 지그재그, 무신사 순서로 패션 카테고리 앱 상위권을 유지해 왔는데 10월에는 무신사가 지그재그를 제치고 MAU 2위를 기록한 것이 눈에 띤다.

이들 회사의 특징은 자체 서비스(앱)를 통해 데이터를 모은 뒤 이를 분석하면서 생태계를 키워나가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최근에는 검색 데이터와 막강한 이용자 기반을 갖춘 네이버가 남성 패션 카테고리 베타 서비스를 직접 띄우며 시장에 뛰어들었는데 이들 서비스는 이런 기존 플랫폼들의 영향권에서 벗어나 자체 생태계 확장을 위해 공격적으로 투자했으며 각자 나름대로의 성과를 보이고 있다.

남성 패션 시장 강자로 알려진 무신사는 온라인 신발 커뮤니티로 시작해 웹진, 커머스로 영역을 확장하며 성장세를 보였다. 여성 패션 브랜드 스토어 ‘우신사’와 더불어 국내외 패션 트렌드와 정보를 전달하는 패션 매거진 ‘무신사 매거진’을 발행하고 있다. 

지난 8월 기준으로 입점 브랜드는 5000곳에 이르는데 2018년부터 협력 관계를 쌓아 온 100개 브랜드를 대상으로 올 1월부터 10월까지 거래 금액을 집계한 결과 전년 동기 대비 최대 10배가 올랐다고도 강조했다.

무신사와 비교하면 에이블리와 지그재그는 여성 패션 상품을 전문으로 다루고 있다. 에이블리는 유명인사(셀럽)가 디자인한 옷을 만들어 판매해주는 플랫폼이라는 사업 모델로 성장세를 기록했다. 지난해에는 AI 기반 개인화 추천 상품 서비스를 도입해 기존 대비 이용자 반응률이 3배 이상 올랐다고 강조한 바 있다.

에이블리는 지난 9월 시리즈B 투자를 유치하고 예비 유니콘 특별보증을 통해 총 370억원 규모 자금을 확보했다고 밝힌 바 있다. 실탄을 확보한 만큼 인력 모집에도 박차를 가하는 모습이다. 일부 채용 사이트에 따르면 에이블리는 판매 데이터를 분석, 관리하는 업무를 맡는 AMD를 비롯해 커머스 운영 기획, 셀러 발굴 등을 맡을 사람을 채용하고 있다. 

지그재그는 에이블리와는 또 다른 사업모델을 가지고 있다. 지그재그는 여성 쇼핑몰 사이트를 모아 보여주는 플랫폼이다. 소비자가 일일이 자신의 성향에 맞는 쇼핑몰을 여러 곳에서 검색할 필요 없이, 하나의 플랫폼 안에서 원하는 스타일과 상품을 찾을 수 있도록 설계했다.

판매자 관점에서 보면 에이블리는 입점을 한 뒤 제작부터 유통까지 모두 지원을 받을 수 있는 오픈마켓 형태를 띠고 있다. 결제나 배송, 소비자 응대(CS) 등을 에이블리가 맡는 식이기 때문이다. 반면 지그재그는 판매자가 입점은 하지만 이를 바탕으로 이용자가 적합한 정보를 쉽고 빠르게 찾을 수 있도록 ‘연결’에 중점을 두고 있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그재그에 입점한 의류 쇼핑몰은 약 4000곳이다. 회사는 개인별 선호 쇼핑몰, 관심 상품, 구매이력 등 사용 패턴에 관한 빅데이터를 활용하는 추천 알고리즘을 개발했다. 일종의 검색 플랫폼 역할을 하는 만큼 방대한 양의 쇼핑몰 데이터를 모으고 이를 효과적으로 보여주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지그재그는 앞서 임직원을 연내 250명까지 늘린다는 목표를 내놨다. 지그재그 관계자는 “목표치를 높게 잡긴 했으나 올해 초까지 100명 수준이던 임직원은 11월 현재 200명까지 늘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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