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정부 등 15개국이 세계 최대 규모의 자유무역협정(FTA)인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알셉·RCEP)에 15일 서명했다.

[디지털투데이 신민경 기자] 세계 최대 규모의 자유무역협정(FTA)인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알셉·RCEP)에 15일 참가국들이 서명했다.

문재인 대통령을 포함해 아세안 10개국과 중국, 일본, 뉴질랜드, 호주 등 15개 협정 참가국 정상들은 이날 화상으로 열린 RCEP 정상회의와 협정문 서명식에 참석했다. 이번 서명은 한국 정부로서 화상회의를 통해 FTA에 서명한 첫 사례이다.

한국은 15개국 중에서 14번째(알파벳순)로 불렸다. 유명희 통상교섭본부장이 오후 1시 55분 협정문에 서명했다.

RCEP 참가국의 무역규모와 인구, 총생산(명목 GDP)이 전 세계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0%에 달한다. 일명 '메가 FTA'가 출범한 셈이다. 협정 참가국 사이에서 관세 문턱을 낮추고 체계적인 무역·투자 시스템을 확립해 교역 활성화를 이뤄내자는 게 취지다.

일례로 인도네시아로 자동차 부품을 수출하는 업체의 경우 현재 최고 40%의 관세를 감수해야 하지만 RCEP이 발효된 뒤로는 관세가 0%까지 줄어들 수 있다고 청와대는 설명했다.

가입국 간 원산지 기준을 동일화해 '스파게티 볼' 효과를 최소화하는 이점도 있다. 스파게티 볼 효과란 접시 안에서 얽혀 있는 스파게티 가닥처럼 나라마다 다른 원산지 규정과 통관 절차 등으로 기업이 FTA 혜택을 받기 어렵게 되는 일을 말한다. 아울러 지식재산권 보호와 경제기술협력 등 여러 방면에서 혜택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청와대는 기대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정상회의 발언에서 "역사적 순간이다"며 "자유무역 가치 수호를 행동으로 옮겼다. RCEP은 지역을 넘어 전 세계 다자주의 회복과 자유무역 질서 발전에 기여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또 참가국들은 'RCEP 정상회의 공동선언문'을 채택, 각국이 국회 비준 등 국내 절차를 조속히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RCEP이 발효되려면 아세안 10개국 중 6개국, 비(非)아세안 5개국 중 3개국 이상의 국내 비준 뒤 사무국에 비준서를 기탁하면 60일 뒤 발효된다. 정부는 빠르면 내년 상반기에 RCEP이 발효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정상들은 선언문에서 "우리는 RCEP에서 인도의 역할을 높이 평가하고 RCEP은 인도에 지속 개방돼 있음을 재차 강조한다"며 인도의 참여를 독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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