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연구개발(R&D) 전문 자회사 네이버랩스가 지난 11일 한국기계연구원(KIMM)이 주최한 ‘2020 글로벌 기계기술 포럼’에서 선보인 배달 특화 자율주행 로봇 '어라운드D' [사진:네이버랩스]

[디지털투데이 정유림 기자] 배송·배달로 대표되는 라스트마일(최종 목적지 도착 직전 구간을 의미) 영역을 잡기 위한 이커머스(전자상거래) 업체들 간 경쟁이 가속화되고 있다. 다양한 형태 로봇들도 속속 투입되고 있다.

네이버는 최근 상품 배달 로봇을, 우아한형제들은 배달의민족 음식 배달을 하는 로봇을 선보였다.

네이버 연구개발(R&D) 전문 자회사 네이버랩스는 지난 11일 한국기계연구원(KIMM)이 주최한 ‘2020 글로벌 기계기술 포럼’에서 배달에 특화된 로봇인 어라운드D를 공개한 바 있다. 네이버랩스는 그동안 자율주행 로봇 어라운드 시리즈를 내놨는데, 이번에 공개한 어라운드D는 시리즈 4번째 모델이다. 

어라운드D는 택배(배달)에 특화된 로봇으로 영어 딜리버리(Delivery)의 앞 글자 ‘D’를 따와 붙인 이름이다. 이보다 앞서 어라운드B·C·G 등도 공개된 바 있다. 어라운드B는 영어 북(Book)의 앞 글자를 따온 것으로, 서점 내 책을 운반하는 것을 목적으로 설계됐다. 이밖에 어라운드C는 음료(카페) 배달, 어라운드G는 대형 쇼핑몰이나 공항 등 대규모 공간에서 길 안내를 위해 제작된 로봇이다.

기존 모델들과 비교해 상품 배달에 특화된 어라운드D는 네이버의 커머스 전략과 맞닿아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한성숙 네이버 대표는 지난 10월 말 있었던 2020년 3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주문부터 배송, 알림까지 모든 과정을 디지털화하고 자율주행과 물류로봇 등을 통해 글로벌 스마트 물류 체계를 구축할 것”이라고 말했다.

네이버는 올해 들어 커머스 사업을 전면 배치하면서 물류 부문을 강화하는 행보를 보였고 국내 물류 기업인 CJ대한통운과는 3000억원 규모의 지분 맞교환을 성사시키기도 했다. 3분기 실적 발표에선 물류 로봇을 직접 언급한 만큼 그간 축적해 놓은 자율주행 로봇 기술 고도화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네이버랩스 측은 연구 현황과 관련해 “로봇들이 이동하면서 실제 서비스를 제공할 실내외 및 도로 공간들에 대한 고정밀 지도 연구부터 클라우드 기반 로봇 제어 시스템, 나아가 사람의 운동지능을 학습하는 태스크러닝 도구 개발 단계까지 이르렀다”고 강조했다.

어라운드D는 기존 모델처럼 라이다(레이저 기반) 센서 없이도 비전(영상인식) 기술과 강화학습을 기반으로 자연스러운 자율주행이 가능하도록 설계됐다. 또 클라우드가 로봇의 두뇌 역할을 대신하는 브레인리스 로봇 기술이 적용됐다.

배달앱 배달의민족(배민)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은 배달로봇 딜리드라이브(개발명 딜리Z)의 영상과 사진을 21일 공개했다. 딜리드라이브는 이르면 올 연말 광교 앨리웨이에 투입될 예정이다. [사진:우아한형제들]<br>
배달앱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의 배달로봇 딜리드라이브(개발명 딜리Z) [사진: 우아한형제들]

배달앱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은 음식 배달에 특화된 로봇들을 선보이고 기술 고도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우아한형제들이 선보인 배달 로봇은 식당에서 음식을 서빙하는 딜리플레이트, 외부에서 음식을 픽업해서 건물 안까지 전달하는 딜리드라이브(개발명: 딜리Z), 건물 안에서 각층으로 음식을 나르는 딜리타워, 크게 3가지로 나뉜다.

딜리플레이트의 경우 지난 10월 말 기준으로 출시 1년 만에 전국 186개 식당에 241대가 도입된 것으로 나타났다. 딜리드라이브는 지난 9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ICT 규제 샌드박스 실증 특례를 승인받은 로봇으로, 현재 수원시 광교 앨리웨이에서 5대가 운영 중이다.

딜리드라이브는 외부 충격을 흡수할 수 있도록 부드러운 소재의 에어백을 외장 전체에 적용한 것이 특징이다. 회사 측은 “배달 도중 갑작스러운 충돌 상황이 생기더라도 보행자와 아동, 반려동물 등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이같이 설계했다”며 “독립적으로 움직이는 바퀴 6개 각각에 서스펜션을 적용해 불규칙한 노면이나 높은 턱을 지날 때도 내장된 음식이 흔들리지 않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회사는 로봇에 탑재된 위치추정센서와 장애물 감지센서도 이전보다 개선해 주변 상황이 시시각각 변하더라도 안정적으로 작동하도록 했다고 강조했다. 로봇이 실을 수 있는 용량은 미니냉장고 수준인 25L 수준으로 최대 적재 무게는 30kg까지 견딜 수 있도록 설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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