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디지털투데이 강진규 기자] “은행들이 빅테크나 인터넷 전문은행 등과 디지털 채널로만 경쟁해서는 승산이 없다. 은행 점포망을 다 없애면 안되고 활용을 해야 한다.”
빅테크 기업들의 금융 분야 진출이 본격화되면서 내년 은행들이 디지털 전환에 보다 박차를 가해야할 것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은행들의 디지털 전환이 선택이 아니라 생존을 위한 필수 전략이라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단순히 빅테크 기업을 따라가는 것보다 은행들이 갖고 있는 경쟁력을 활용하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병호 금융연구원 은행보험연구2실장은 5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2020년 금융동향과 2021년 전망' 토론회에서 “코로나19 확산으로 언택트 수요가 늘어나고 있고 빅테크, 핀테크 기업들의 금융권 유입으로 은행들이 디지털 전환에 박차를 가해야 하는 상황이다”고 진단했다.
다른 전문가들도 디지털 금융이 내년 은행들의 주요 과제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중호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소장은 “디지털 금융혁신이 바람직한 방향으로 추진이 된다면 금융서비스 발전에 기여할 것으로 생각한다”면서도 “바람직한 방향이 무엇인지 고민해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디지털 금융은 모든 은행이 적극적으로 추진하려는 과제다. 은행이 고유하게 갖고 있는 장점을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지 고민할 것 같다”고 말했다.
박신영 골드만삭스 조사분석부문장은 “(은행들은) 빅테크 기업들에게 고객들과 접점을 뺏기고 있다는 점을 인지해야 한다”며 “빅테크 기업들은 앞으로도 고객들과 접점을 더 넓힐 것이다. 핀테크 기업이 성장하는 동안 기존 금융회사도 변화하는 환경에 대응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또 서 실장은 은행들이 빅테크와 경쟁을 위해 금융회사의 고유한 장점을 살려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은행들이 점포를 줄이고 있는데 점포를 모두 없앨 것이 아니라 활용해야 한다”며 “점포를 통해 상담을 할 수도 있고 민원을 해결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은행들이 디지털 서비스와 점포를 연계해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서 실장은 "은행들이 경쟁력 있는 타사 투자 상품을 자사 디지털 채널에 포용할 수 있는 개방형 플랫폼도 고려해야 한다"며 "빅테크와 경쟁을 위해 앱 경쟁력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외에 프라이빗뱅킹(PB)과 기업금융 서비스는 빅테크, 핀테크 기업이 제공하기 어려운 영역이기 때문에 이 부문을 디지털화해 차별화를 꾀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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