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셔터스톡]

[디지털투데이 정유림 기자] 네이버·11번가 등 이커머스(전자상거래) 플랫폼들이 금융과의 융합을 통한 오픈마켓 경쟁력 강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커머스와 금융은 ‘결제’라는 접점이 있는 만큼 경계를 뛰어넘는 협력은 자연스런 흐름으로 향후 그 영역이 전방위로 확산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한 업계 전문가는 “금융사는 기본적으로 신규 상품 발굴을 최우선으로 하는데 최근에는 낮은 금리 등으로 일반 금융 상품에 대한 수요는 적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이로 인해 금융사 입장에선 소비가 활발한 이용자를 대상으로 상품을 제공하겠다는 니즈(수요)가 있고 이에 이커머스 기업과 협력해 관련 상품을 출시하고 있다"고 전했다.

최근 금융과 이커머스 융합에서 주목할 만한 흐름은 통장이다. 이커머스 등 인터넷 업체가 금융사와 협력해 사용자들에게 통장을 발급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네이버에 이어 11번가도 금융사와 제휴해 통장 서비스에 뛰어들었다.

11번가는 최근 신한금융투자와 함께 ‘신한금융투자 11번가 증권통장’을 선보였다. 100만원 이내 계좌 보유금액에 대해 최대 연 4%를 SK페이 포인트로 지급한다.

앞서 네이버 금융 자회사 네이버파이낸셜은 6월 ‘미래에셋대우CMA 네이버통장’을 선보인 바 있다. 지난 9월 1일부터는 전월 네이버페이 구매 실적에 따라 등급을 분류했는데 골드(GOLD) 등급 수익률 연 3%(세전), 실버(SILVER) 등급 수익률 연 1%(세전)를 적용했다.

네이버는 네이버페이, 11번가는 SK페이 간편결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사용자는 자신의 결제 수단(신용카드 등)을 등록해 놓으면 다음부터는 보다 쉽게 결제를 할 수 있다. 제휴 통장도 마찬가지다. 간편결제 서비스에 통장 계좌만 연동(등록)을 해놓으면 추후 결제에 활용할 수 있다.

[사진:11번가]

소비자 입장에선 온라인 쇼핑 결제시 통장은 카드에 비해 상대적으로 번거로울 수 있다. 신용카드는 몇가지 정보만 입력하면 결제가 바로 진행되지만 통장을 쓸 때는 일정 금액을 ‘충전’해놔야 한다. 그럼에도 이커머스 업체들이 제휴를 통해 통장을 직접 만든 까닭 중 하나는 신용카드로 결제하는 것보다 수수료를 절감할 수 있기 때문이다. 통장으로 결제하는 이들에게 보다 많은 혜택을 주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11번가는 제휴 통장으로 충전, 결제하면 결제 금액의 최대 5%를 SK페이 포인트로 적립해 준다. 11번가 등급혜택 최대 2%(VIP 기준, Family 등급 1%)에 11번가 전월 이용실적이 20만원 이상이면 3%를 추가로 적립해 주는 식이다.

네이버의 경우 미래에셋대우CMA 네이버통장에 충전한 포인트로 결제하면 최대 3%를 적립해준다. 기본으로 최대 1%를 적립해주고 네이버페이 충전 포인트(선불충전금) 결제 시 1.5% 추가 적립, 통장으로 포인트를 충전할 때 0.5%를 추가 적립해 준다.

이커머스 업체들의 금융 확장은 간편결제와 통장을 넘어섰다. 오픈마켓 판매자들을 위한 금융 상품도 내놓고 있다.

네이버는 스마트스토어 판매자의 비금융 정보로 신용등급을 매긴 뒤 제휴사인 캐피털사를 통해 돈을 빌려주는 대출 상품 출시를 계획하고 있다.

11번가도 대출을 주목하고 있다. 11번가는 SK텔레콤, 현대캐피탈과 협력해 비금융 데이터를 신용 평가에 활용해 운영 자금을 지급하는 11번가 이커머스 팩토링을 출시했고 최근 서비스 한도를 3000만원에서 5000만원으로 늘렸다.

대형 이커머스 업체 중 하나인 쿠팡도 앞으로 금융 행보를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쿠팡은 지난 4월 간편결제 서비스 쿠페이를 담당하고 있는 핀테크 사업부를 별도 법인으로 분사했다. 간편결제를 넘어 판매자를 대상으로 하는 금융 서비스를 선보일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서용구 숙명여자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커머스와 금융은 결제 부문에서 보면 동전의 양면과 같아 이커머스 기업과 금융사가 손을 잡는 건 온라인 생태계에서의 전형적인 제휴 형태로 볼 수 있다”며 “간편결제 서비스를 중심으로 물건을 쉽게 사고팔고 다양한 인센티브를 걸 수 있도록 자체적으로 이어지는 구조기 때문에 금융 서비스는 예정된 확장 수순이며 이를 통해 자체 오픈마켓 생태계를 강화하려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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