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최종구 전 금융위원장, 민병두 전 의원. [사진:각 사]
최종구 전 금융위원장, 민병두 전 의원(왼쪽부터)

[디지털투데이 고정훈 기자] 은행연합회가 차기 협회장 선임 절차에 돌입했다. 최근 금융당국의 강도 높은 규제가 예고되면서 하마평에는 관 출신 인사들이 거론되고 있는 상황이다.

은행연합회는 26일 오후 서울 마포 스타트업 지원센터 ‘프론트원’에서 정기 이사회를 개최한다. 이번 이사회에서는 오는 11월 말로 임기가 끝나는 김태영 회장의 후임 선임 일정과 방식 등이 논의될 계획이다. 

이사회는 다음달 후보들에 대한 검증과 심사를 통해 최종 후보를 선정할 방침이다. 다음달 초 회장 후보군을 만들고 이어 중순께 최종 후보군이 선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역대 회장 중 연임한 전례가 거의 없고, 현 김태영 회장도 연임에 별다른 뜻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에 새 회장이 등극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하마평에 오르는 주요 후보는 관 출신이다. 이중에서도 최종구 전 금융위원장과 민병두 전 국회의원의 양강구도가 될 것으로 전망하는 시각이 많다.

최종구 전 금융위원장은 기획재정부 국제경제관리관(차관보)과 금융감독원 수석부원장, SGI서울보증보험 대표, 수출입은행장, 금융위원장 등을 역임했다. 지난해 퇴임 이후 라이나생명의 라이나전성기재단 이사장으로 올라 움직임이 다른 후보에 비해 비교적 자유롭다. 대표적인 ‘금융통’으로 정부를 향해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인물이라는 평가다. 

민병두 전 의원 역시 은행업을 비롯해 금융권 전반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는 평가를 받는다. 민 전 의원은 19대와 20대 국회에서 정무위원회를 거쳤다. 금융권이 당국의 기조에 따라 영향을 많이 받는만큼 적임자라는 의견이다. 다만 역대 은행연합회장 중 은행권 경험이 없는 인사가 없어 은행권 경험이 없다는 사실은 약점으로 꼽힌다. 

이외에도 임종룡 전 금융위원장, 김광수 NH농협금융지주 회장, 김한 전 JB금융지주 회장, 김용환 전 NH농협금융지주 회장 등이 거론된다. 

이처럼 관 출신 인사가 하마평에 오르는 이유는 금융권과 금융당국 간 관계 때문이다. 최근 코로나19 관련 금융지원 압박과 사모펀드 대책 등으로 금융규제 강화가 예고됨에 따라 관 출신 인사가 임명돼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은행연합회가 시중은행과 금융당국 사이를 연결하는 역할을 하는만큼 금융당국을 상대로 목소리를 낼 수 있는 후보를 원하는 것이다. 

다만 관 출신이 은행연합회 회장을 맡을 경우 ‘관피아’라는 수식어는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금융권에서는 금융사고가 발생할 때마다 관피아 논란이 불거지곤 했다. 지난 2014년에는 관피아 논란 이후로 은행연합회를 비롯한 금융협회장 자리가 민간 출신으로 대거 교체되기도 했다. 관피아라는 오명을 벗기 위해서다. 

역대 은행연합회장을 살펴보면 관 출신이 압도적이다. 1984년 김준성 초대 회장을 비롯해 신병현(2대), 정춘택(3~4대), 이동호(6대), 류시열(7대), 유지창(9대) 등은 한국은행이나 산업은행에서 총재 또는 부총재 등을 역임했다. 신동규(10대) 전 회장도 한국수출입은행장 출신이다. 

민간 출신은 이상철(5대) 전 국민은행장, 신동혁(8대) 전 한미은행 회장, 하영구(12대) 전 씨티금융지주 회장, 현 김태영(13대) 회장에 그쳤다. 역대 회장 중 박병원(11대) 전 회장만이 우리금융지주 회장과 재정경제부 차관 등을 역임한 '반민반관' 출신이다. 

이와 관련해 한 금융권 관계자는 “중요한 것이 출신이 아닌 현 시점에서 은행의 입장을 잘 대변해줄 수 있는 인물”이라며 “다만 회장 선거 막판에 갑자기 주요 후보가 바뀌는 경우가 있었기 때문에 어떤 후보가 될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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