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셔터스톡]

[디지털투데이 정유림 기자] 미국 승차 공유 서비스 우버가 SK텔레콤이 설립할 자회사 티맵모빌리티(가칭)와 택시에 초점을 맞춘 모빌리티 서비스 합작법인을 세우기로 하면서 한국을 거점으로 글로벌 공략에 다시 속도를 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우버는 그간 한국을 포함해 중국, 동남아 등 아시아 시장 공략에 적극 나섰지만 결과는 좋지 않았다. 일부 시장에선 아예 철수한 상황이다. 한국에선 일부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지만 내세울 만한 성과는 많지 않다는게 업계 평가다.

이런 가운데 우버가 SK텔레콤과의 협력에 나선 건 독자 노선 보단 유력 파트너와 손을 잡는 것이 분위기 반전에 유리하다는 판단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우버는 이번 협력을 위해 적지 않은 자금을 쏟아붓는다. 티맵모빌리티에 5000만달러, 티맵 모빌리티와 설립할 합작사에 1억달러를 투입한다. 글로벌 전략 차원에서 한국에 상당한 신경을 쓰고 있음을 보여준다.

우버가 한국 시장에 들어온 것은 지난 2013년이다. 당시 우버는 자가용을 이용한 승차공유 서비스인 우버X를 국내에 제공했지만 곧바로 불법 논란에 휩싸였다.

서울시는 2014년 7월 우버가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제34조 자가용승용차 유상운송행위에 해당한다며 강력하게 조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논란 속에 우버는 2015년 벌금형을 선고받기도 했다. 이후 우버는 우버X 사업에서 철수했고 영업용 택시와 제휴를 맺고 서비스를 제공해왔지만 점유율은 미미한 수준으로 알려진다.

우버가 한국에서만 부진했던 것은 아니다. 중국과 동남아 시장에서도 현지 업체들에 밀려 고배를 마셨다. 2016년에 중국에선 디디추싱에게 서비스를 매각했고 2018년에는 동남아에서 경쟁사인 그랩에게 사업을 넘겼다. 

우버는 성과가 좋지 않은 해외 사업은 정리하면서도 일부 국가에선 투자에 적극 나서는 행보를 보였다. 일본 도쿄에서도 우버 택시 600대를 운행하며 서비스를 시작했다. SK텔레콤과의 협력을 통한 국내 시장 공략 강화는 이같은 행보의 연장 선상에서 볼 수 있다.

우버는 코로나19 상황으로  전체 사업에서 모빌리티 비중이 축소된 상황이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우버 2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9% 하락한 22억4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차량 공유서비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66% 줄어든 반면 배달 매출은 162% 증가했다.

특히 우버이츠 2분기 매출은 12억달러로, 차량호출 사업 매출인 7억9000만달러를 앞질렀다. 음식 배달 사업인 우버이츠가 선방하고 있는 가운데 모빌리티 사업은 여전히 손실 폭이 크다는 지적이 쏟아졌다.

그럼에도 우버는 ‘한국형 택시’를 기치로 내걸고 국내 시장에서 공격 행보를 예고하고 나섰다. 지난 3월 국회를 통과한 개정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이 우버의 행보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개정안이 마련되기 전까지는 국내에서 모빌리티 산업은 불확실성 투성이였다.

법안 개정 과정에서 모빌리티 서비스와 기존 택시 업체간 갈등은 최고조에 달했고 저변을 넓겨가던 기사 딸린 11인승 렌터카 호출 서비스 ‘타다 베이직’가 논란 속에 스스로 사라지는 장면도 연출됐다.

모두가 만족할 만한 수준은 아니지만 그래도 올해 개정안이 통과되면서 ‘플랫폼운송 사업’이 제도권으로 들어왔고 투자에 걸림돌이 되는 규제 불확실성은 상당 부분 해소됐다. 우버의 한국 시장 투자 확대도 규제 불확실성이 어느 정도 사라지면서 급물살을 탔다.

우버는 티맵모빌리티와의 협력을 통해 택시호출·대리운전 등 모빌리티 수요 응답형 서비스(온디맨드, On-Demand)를 비롯해 T맵 기반 주차, 광고, 보험 연계 상품(UBI) 등 플랫폼 사업을 전개한다는 계획이다.

최경진 가천대학교 법학과 교수는 우버의 아시아 시장 진출과 관련해 “플랫폼이란 것이 한번 설계를 하고 나면 어디서든 쓸 수 있는 특징이 있는 만큼 SK텔레콤 입장에선 국내 시장을 대상으로 한 서비스를 하면서 우버와 함께 해외 시장으로 뻗어나갈 수 있는 점에 주목했을 것”이라며 “우버 입장에서도 카카오모빌리티가 주도하는 국내 시장에서 후발주자와 손을 잡아 이를 계기로 힘을 못쓰고 있는 해외 시장에 진출하기 위한 활력을 도모하려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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