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뱅크과 케이뱅크(사진=기업 홈페이지)
카카오뱅크과 케이뱅크. [사진: 각 사]

[디지털투데이 고정훈 기자] 금융당국의 압박에 따라 시중은행의 신용대출 증가세가 한풀 꺾인 반면, 카카오뱅크· 케이뱅크 등 인터넷은행의 대출 증가세는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의 지난달 말 신용대출 잔액이 126조3868억원으로 집계됐다. 8월 말과 비교했을 때 대출 규모는 2조1121억원 증가했다. 8월 증가폭인 4조705억원에서 절반 가까이 줄어들었다. 

반면 인터넷은행의 증가세는 여전하다. 같은 기간 카카오뱅크의 신용대출 잔액은 15조원으로, 전월 대비 3000억원 증가했다. 카카오뱅크의 7월 대출 증가폭은 2000억원이었다. 

케이뱅크 역시 9월 대출잔액이 3300억원 증가한 2조1100억원으로 집계됐다. 케이뱅크는 7월과 8월 각각 1700억원, 3500억원 대출이 증가했다. 증가폭이 다소 꺾이긴 했으나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시중은행의 대출규모가 줄어든 반면 인터넷은행의 대출 증가세가 여전한 이유로는 비대면 거래가 꼽힌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시중은행 뿐만 아니라 인터넷은행은 비대면 거래가 가능한 신용대출 상품을 꾸준히 늘려왔다. 

30대 고신용자를 중심으로 ‘영끌’ 열풍도 한몫 거들었다. 김상훈 국민의힘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8월 30대 신규 대출은 13조2000억원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이중 신용대출 소비자 중 1~3등급이 차지하는 비율은 78%로, 절반을 훌쩍 넘겼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코로나 사태 이후 대부분 은행에서 비대면 대출상품을 취급하다보니 이와 관련된 비중이 크게 늘었다. 상대적으로 대출 신청이 용이한 인터넷은행으로 대출이 몰린 것으로 풀이된다”며 "연말 대출 규모는 8월 수준만큼 늘어나지는 않겠지만, 어느정도 지속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한편, 금융당국은 남은 하반기 신용대출 증가폭을 조절할 계획이다. 앞서 금융당국은 8월 신용대출 증가폭이 급증하자 은행들에게 대출 속도 조절을 요구했다. 인터넷은행을 포함한 18개 은행에게 신용대출 잔액 현황과 증가율 관리 목표 등의 자료를 요구하는 등 압박 수위를 높이도 했다. 금융당국은 신용대출 증가폭을 월 2조원대 수준으로 유지한다는 계획이다. 

이에 은행들은 금리인상, 한도 축소 등 신용대출 총량 관리에 돌입했다. 

실제로 신한은행은 전문직 관련 신용대출 상품의 소득대비 한도율을 기존 300%에서 200%로 축소했다. KB국민은행도 일부 대출 상품의 한도를 줄이고 우대금리도 0.1%~0.15%p 인하했다. 하나은행과 우리은행도 각각 최대한도를 5000억원 줄이거나 우대금리를 최대 0.5%p 내렸다. 

인터넷은행인 카카오뱅크도 지난달 ‘직장인 신용대출’ 최저금리를 연 2.16%로 0.15%p 높였고, 케이뱅크는 신용대출 최저금리를 연 2.13%로 0.1%p, 마이너스통장 금리를 연 2.63%로 0.2%p 인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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