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우 더존IT그룹 회장

시장규모가 한정된 국내 소프트웨어 업계 시장에서 판을 키우는 CEO들이 몇몇 있다. 그들은 일단 글로벌 기업이 되기 위한 탄약을 확보한다는 차원에서 매출 1000억원을 넘기자는 지상과제를 안고 산다. 거기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다. 조직 규모도 최대한 키우고, 연구소 등 회사의 외형도 글로벌 수준으로 맞추려고 한다. 일부에서는 불안한 시각으로 그들을 바라보고 있지만 그럴수록 그들의 자신감은 충만하다. 어렵게 시작한 사업, 크게 판을 키워 글로벌 시장에서도 큰소리 한번 쳐보자는 각오다.

김용우 더존IT그룹 회장(47)은 소프트웨어 기업의 대형화를 추진하는 대표적인 인물 중 하나다. 그의 공식직함은 더존다스 대표이사 사장이다. 회장은 더존다스를 비롯해 더존디지털웨어, 더존E&H, 더존비즈온 등 8개 계열사들을 총괄 관리하기 때문에 불리는 직함이다.

더존IT그룹이 대외적으로 그룹이라고 표방하기 시작한 것은 지난해 10월부터다. 이전에도 간간히 그룹이라는 표현을 썼지만 기업 CI를 새로 바꾸며 지난해 10월부터 라디오와 케이블TV를 통해 그룹 이미지 광고를 시작했다. 2006년 말. 소프트웨어 기업의 꿈의 매출 1000억원대를 넘어서며 그룹 이미지를 최대한 부각시키기 시작한 것이다.

 올해 매출 1600억원 목표

 더존IT그룹이 이렇게 성장하기까지에는 김 회장의 결단이 여러 번 있었다. 2003년 6월, 더존디지털웨어로부터 ERP사업본부를 분할 독립시켜 나온 것이 첫 번째 결단이다. 수십억원의 적자를 내던 ERP사업본부를 들고 나온다는 것 자체가, 남에게는 무모함이었다. 그는 더존다스를 설립하고 1년만에 150억원의 매출과 30억원의 흑자를 기록했다. 두 번째 결단은 모 회사인 더존디지털웨어를 분사 1년만에 역으로 사버린 것이 두 번째 결단이다. 분사회사가 모 회사를 다시 사버리는 경우, 그것도 1년 만에 인수하는 경우는 드물어서 지금도 회자되고 있다.

김용우 회장은 더존을 IT에만 국한시키지 않는다. IT, 교육, 금융 3개 축을 동시에 본다. 물론 IT로 시작했고, 모든 사업의 기반에는 IT가 있으니 IT에 주력하는 것을 기본으로 삼는다. 교육사업은 더존을 한단계 업그레이드할 수 있는 대형 사업이다. 지난 2~3년 동안 계속 투자만 했다. 더존 E&H가 대표적이다. 일부에서는 영어교육회사쯤으로 알고 있지만 김 회장은 이를 토대로 인력사업 등으로 확장할 예정이다. 재무 전문가인 그는 금융도 꿈꾼다. 물론 기존 고객사와 IT를 기반으로 한 것이다. u빌링시스템에 투자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최근 세무사들과 별도 회사를 만들겠다고 제안한 것도 금융 사업과 관련돼 있다. 공인전자문서보관소 시장 공략이라는 목표를 정했지만 이면에는 신용 평가시장까지도 넘보겠다는 뜻이 숨겨 있다.

"올해부터는 긴 시간동안 투자했던 것이 결실을 이루게 될 것입니다. 이제 시작에 불과한 것이죠. 인터넷 은행에 대한 투자도 검토할 것입니다.“ 김 회장이 이처럼 자신 있게 교육, 금융 등에 투자하는 것은 소프트웨어에서 수익이 많이 나고 있어 유동성에 아무런 문제가 없기 때문이다.

올해는 소프트웨어만으로도 매출을 키울 수 있다. 5년 만에 한창 업그레이드된 ‘네오아이플러스’를 출시했으며, 확장성재무보고언어(XBRL), U빌링 등 그동안 수십억원을 투자했던 결실들이 올해 맺어진다.

김 회장은 5월을 기다린다. 춘천에 더존디지털단지를 착공하기 때문이다. 이미 4만 5000여평의 땅도 매입했으며, 조감도도 완성했다. 내년 10월이면 직원들이 편하게 개발에만 전념할 수 있는 연구소 등이 잘 마련된 디지털단지가 마련된다. 그곳에는 데이터센터 설립 등도 검토되고 있을 정도로 더존을 한단계 진보할 수 있는 인프라가 갖춰지게 된다.

그는 ‘검은 쥐든 하얀 쥐든 잡으면 되지 않겠느냐’고 강조한다. IT, 교육, 금융이 별개 사업처럼 보이겠지만 결국 IT를 기반으로 하고. 기존 고객들을 흡수할 수도 있다. 가장 자신 있는 ‘재무’와도 모두 관련돼 있다.

소프트웨어 업계에서 김 회장처럼 회사설립 및 인수합병을 많이 한 사람도 드물다. 그가 이제 ‘글로벌’이라고 목표를 분명히 한 것도 2년째다. 지금까지 길이 없으면 새로운 길을 내고 왔던 그가 어떤 길을 만들어갈지, 세인들의 관심이 쏠린다.

이병희 기자 shake@it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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