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25일) 이명박 정부가 드디어 출범한다. 지지여부를 떠나서 새로운 정부가 시작되는 만큼 온 국민이 ‘MB 정부가 잘 됐으면 하는’ 바람을 갖고 있을 것이다. 특히 경제 회복을 전면에 내세우고 시작하는 정부인만큼 그 기대는 더욱 클 수 밖에 없다.

IT 업계도 MB 정부에 거는 기대가 다르지 않다. 최근 3~4년간 이어져 온 불황속에서 잘 버텨 온 IT업계는 기업들의 투자 붐이 일어 수요가 크게 늘었으면 하는 소망을 갖고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정부 출범에 앞서 인수위원회 활동만으로 볼 때 IT 업계는 불안감을 떨쳐내기가 쉽지 않다. 정보통신부 해체 등 IT에 대한 배려가 상대적으로 적었던 것으로 평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만난 한 업계 CEO의 MB 정부의 평가는 이러한 분위기를 잘 대변해준다. 그는 이명박 정부의 출범을 축하하면서도 인수위 활동 과정에서 나타난 두가지 부재를 우려한다.

먼저 그는 이명박 대통령의 중고등학교 후배로 사석에서는 이명박 대통령에게 호형호제 하는 관계다. 대통령 선거때도 MB를 지지했다는 점을 미리 밝혀둔다.

그는 인수위원회 운영기간동안 나온 정책들을 보면 MB 정책에서 '중국'과 'IT'는 늘 뒤로 밀려나고 있다고 우려했다. 교역량 측면으로만 따져도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크다. 시장 잠재성 자체도 무궁무진한데도 불구하고 미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중국에 대한 배려가 없었다는 지적이다.

“이명박 대통령이 중동에 비해 중국에서 있으면서 한 일이 많지 않기 때문에 중국에 대해서는 소극적인 것 같다. 그러나 중국은 이전의 중국이 아니다. 아마도 중국을 우습게 볼 수 있는 세대는 우리가 마지막일 것이 뻔한 상황에서 중국에 대한 중장기적인 정책을 갖고 있어야 할 것 같다.”

그는 MB 정부가 자칫 지금처럼 ‘친미’에만 집중하다보면 중국과의 관계가 더 멀어질 수 있음을 우려했다. 지난 10년간 중국과 이전에 비해 좀 더 가까워졌다고 한다면 그 관계를 거꾸로 돌리는 우를 범하면 안된다는 것이다.

그는 MB 정부의 IT 정책 부재에 대해서는 더 불만이 많았다. 무엇보다 인수위에는 IT 전문가가 없었다고 걱정했다. 이명박 캠프 시절부터 알고 지내던 인사에게 이번 인수위 활동에서 IT를 중요하게 봐야 한다고 얘기했지만 그의 표현대로라면 ‘씨알도 안 먹혔다’고 한다. MB 정부가 90년대 이전처럼 기존 굴뚝산업 육성만으로 경제 활성화의 해법을 찾으려 한다면 시대에 역행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지금 이러한 두가지 부재는 한두명의 의견이 아니라 차츰 누구나 공감대를 느끼는 여론으로 확산되기 시작한 듯하다. 사실 이제 발걸음을 떼려는 정부이기 때문에 아직 걱정은 이르다. MB정부가 중요성에 비해 그동안 상대적으로 소홀했던 것이 있다면 다시 원점에서 문제를 해결하려는 의지를 가졌으면 한다. 2~3년 후에도 이와 같은 논쟁이 지속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뿐이다.

 이병희 기자 shake@it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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