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워크
카카오워크

[디지털투데이 황치규 기자] 기업 협업 및 커뮤니케이션 서비스 시장에 마침내 카카오가 들어왔다. 자회사 카카오엔터프라이즈를 통해 16일 기업용 카카오톡을 표방하는 카카오워크를 공식 출시했다.

카카오워크는 카카오 AI 기술 기반으로 기업 업무에 최적화된 카카오톡 메신저와 전자 결재 및 근태 관리와 같은 업무 관리 기능이 통합된 클라우드 서비스다. 4000만명이 넘은 사용자 기반을 갖춘 카카오톡 파워를 기업 업무 환경에서도 발휘할 수 있을지 비상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카카오엔터프라이즈가 카카오워크를 출시하며 강조한 메시지는 그냥 메신저 기반 소프트웨어가 아니라 기업 업무 환경 혁신을 위한 플랫폼을 지향한다는 것이다. 기업에서 쓰이는 다양한 IT 시스템과 카카오워크 간 연동과 공존을 넘어 카카오워크를 B2B 소프트웨어 기업들이 데뷔할 수 있는 의미 있는 플랫폼으로 만들겠다는 각오다.

백상엽 카카오엔터프라이즈 대표는 16일 온라인 기자 간담회에서 카카오워크에 대해 플랫폼으로서의 정체성을 강조했다. 그는 "카카카오워크는 소프트웨어로 제공되지만 궁극적으로는 플랫폼이 될 것이다. 카카오 기능만으로 플랫폼을 구성하지 않겠다. 많은 플레이어들이 들어와서 같이 성장해야 한다. 이를 위해 분야별로 마케팅 및 투자 펀드도 기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카카오엔터프라이즈 백상엽 대표.
카카오엔터프라이즈 백상엽 대표.

플랫폼 전략과 관련해 카카오엔터프라이즈가 강조하는 것은 크게 두가지다. 하나는 기업들이 이미 쓰고 있는 IT시스템들과 카카오워크 간 연계를 최대한 쉽게 하는 환경을 제공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B2B 소프트웨어 기업들이 카카오워크를 통해 기업 시장을 공략할 수 있는 마켓플레이스 역할을 하는 것이다.

기존 시스템들과의 연동을 위해 카카오 엔터프라이즈는 커스텀(Custom: 맞춤형을 의미) 앱 개발 도구를 제공한다. 기업들이 카카오워크에 워크스페이스를 설정하면 커스텀 개발 메뉴를 볼 수 있다. 이 기능은 조만간 추가될 예정이다. 이를 통해 기업들은 이미 쓰고 있는 다양한 소프트웨어들을 카카오워크와 '쉽게' 연동할 수 있다. 

카카오워크는 자체적으로 근태와 전자결재 기능을 제공하지만 다른 근태 및 전자결재 솔루션들과도 쉽게 통합이 가능하다. 별도 제품이지만 쓰는 사람 입장에선 같은 제품처럼 보일 정도로 연동의 수준이 높을 것이란게 회사측 설명이다.

백 대표는 "기업에서 존재하는 모든 IT시스템과 카카오워크 연동이 가능하도록 하는 것이 목표다. 전사적자원관리(ERP)나 고객관계관리(CRM)은 물론 스마트팩토리 등과도 연동될 것이다. SAP와는 보다 연동이 쉽도록 사전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오라클 등 주요 기업용 소프트웨어 회사들과도 협력을 강화할 것이다"고 말했다.

회사측에 따르면 기업들은 클라우드 기반 애플리케이션 프로그래밍 인터페이스(API)나 봇(Bot)을 통해 기존 시스템과 카카오워크를 연결할 수 있다.

카카오엔터프라이즈는 카카오워크 플랫폼 전략 일환으로 B2B 소프트웨어 마켓플레이스도 구상하고 있다. 아마존웹서비스(AWS) 등이 운영하는 마켓플레이스와 유사한 개념이다. 백 대표는 "마켓플레이스는 추후 개발을 진행할 계획"이라며 "스타브잡스가 준 혁신 중 하나가 앱스토어다. 앱스토어를 통해 소프트웨어를 사용자들 바로 앞에 가져다 줄 수 있게 됐다. 벤처나 스타트업들이 아이디어를 구현하고 시장을 확보할 수 있는 마켓플레이스를 오픈할 것이다"고 말했다.

최근 글로벌 IT판세를 보면 B2B 전문 소프트웨어 스타트업들의 부상이 두드러진다.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 같은 B2B 모델로 대규모 투자를 이끌어내는 스타트업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하지만 한국은 상황이 좀 다르다. B2B 스타트업들의 활동폭이 글로벌 시장 대비 상대적으로 좁다.

국내 대형 IT서비스 업체인 LG CNS 출신인 백 대표도 국내 B2B 스타트업들은 아이디어는 괜찮은데, 현장에선 고전하는 경우가 많다고 보고 있다. 그는 "트리거(Trigger) 문제다. B2B는 기업 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어야 의미 있는 솔루션이 될 수 있다. 국내 기업들이 신생 회사들에게는 데이터를 잘 열어주지 않다 보니 성장하지 못하는 문제가 있다. 카카오워크 마켓플레이스를 통해 사용자들을 확보할 수 있다면 SW 벤처 생태계가 보다 다양하고 풍성해질 것이다"고 말했다.

카카오엔터프라이즈 이석영 부사장.
카카오엔터프라이즈 이석영 부사장.

카카오워크는 무료와 유료 버전으로 나눠진다. 이번에 출시된 것은 무료 버전이다. 유료 버전은 11월 25일 3가지 요금제로 선보일 예정이다. 무료라고 해서 사용에 큰 제약은 없다. 인원 제한 없이 충분한 기능을 쓸 수 있을 것이란게 카카오엔터프라이즈 설명이다.

카카오엔터프라이즈는 협업 시장에 상대적으로 뒤늦게 뛰어든 만큼, 당분간은 국내 시장에서 거점을 확보하는데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한국에서 먼저 자리를 잡고 해외로 확장하는 코스를 생각하고 있다. 

제품 유형도 다양화한다는 전략. 현재 카카오워크는 클라우드 기반 서비스 방식으로 제공된다. 하지만 금융과 공공 등 데이터 관리에서 규제를 받는 업종을 고려해 하이브리드 버전도 회사측은 준비중이다. 카카오워크 개발을 총괄한 카카오엔터프라이즈 이석영 부사장은 "데이터는 기업 내부에서 보유하고 나머지 기능들은 퍼블릭 클라우드를 통해 쓸 수 있는 하이브리드 버전을 내년 상반기 출시할 것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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