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황치규 기자] 상반기 국내에 첫 리전(인프라)를 설립한 구글 클라우드가 영업 인력을 대폭 강화하면서 엔터프라이즈 클라우드 시장 공략을 위한 본격적인 준비 태세에 돌입했다. 엔터프라이즈 클라우드 시장에서 먼저 터를 잡은 아마존웹서비스(AWS)와 마이크로소프트 애저를 어느 정도 압박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구글 클라우드 코리아가 영업맨들을 대거 충원하면서 기업 클라우드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 4월 한국오라클, 한국마이크로소프트 등에서 엔터프라이즈 솔루션 영업 및 마케팅으로 잔뼈가 굵은 최기영 대표를 영입한데 이은 후속 행보다. 

구글 클라우드 파트너들 사이에선 연초 대비 구글 클라우드 코리아 영업조직 규모가 8~10배 커졌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영업맨들을 늘렸다는 것은 그만큼 매출을 늘리겠다는 것을 의미한다.

구글은 국내에 리전을 오픈하기 전에도 스타트업이나 게임, 인터넷 업체 등 테크 기업들을 상대로 클라우드 비즈니스를 펼쳐왔다. 리전 오픈으로 금융을 포함한 엔터프라이즈 시장을 커버할 수 있는 국내 규제 대응 역량이 향상됐다.

국내 퍼블릭 클라우드 판에서 구글은 그동안 클라우드 서버 인프라보다는 구글 클라우드 플랫폼(GCP) 기반 데이터 분석 서비스인 빅쿼리나 머신러닝 AI 서비스를 기반을 성장해왔다. 빅쿼리와 머신러닝 플랫폼이 기업들로 하여금 GCP를 도입하도록 하는 선봉 역할을 했다.

GCP를 국내에 판매하는 모 업체 관계자는 "가상 서버와 스토리지는 AWS나 애저를 쓰더라도 데이터 분석은 빅쿼리를 선호하는 기업들이 많다. 빅쿼리는 가격도 저렴하다"면서 "빅쿼리부터 먼저 도입해서 쓰다가 나중에 구글 컴퓨팅 인프라쪽으로 확장하는 기업들도 늘고 있다"고 전했다.

글로벌 퍼블릭 클라우드 시장에서 AWS와 마이크로소프트 애저 그리고 GCP는 이른바 빅3로 불리운다. 빅3만 놓고 보면 1강(AWS) 1중(마이크로소프트 애저) 1약(GCP) 판세다. 국내서도 자타공인 1강은 AWS다.

하지만 마이크로소프트 애저와 GCP 간 구도는 처한 입장에 따라 시선이 엇갈린다. 애저 진영에선 애저가 한참 앞서 있다 보고 있고, GCP 진영은 순수 클라우드 매출만 놓고보면 GCP가 우위라고 맞서는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구글이 영업력을 대폭 강화하면서 업계 판세에 어떤 변화가 생길지가 관전포인트로 부상했다.

구글 본사 차원의 클라우드 전략도 엔프라이즈 친화적으로 바뀌고 있다. 이와 관련해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고객, 리셀러 등 파트너들과 협력할 때 구글이 이전보다 매우 유연해졌다면서 구글은 유연성을 AWS와 마이크로소프트 애저를 따라잡기 위한 차별화 포인트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구글 클라우드 사업을 총괄하는 토마스 쿠리안 사장. [사진: 구글 웹사이트]
구글 클라우드 토마스 쿠리안 사장. [사진: 구글 웹사이트]

구글의 이같은 행보는 토마스 쿠리안 GCP CEO가 오라클에 오랫동안 있으면서 경험한 것들이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구글은 우선 고객들과 계약을 맺을 때 보다 많은 재량권을 보유한다. 구글 클라우드 서비스용 크레딧을 다른 구글 서비스들을 쓰는데도 활용할 수 있도록 했고 구글 클라우드 기반으로 소프트웨어를 만드는 개발자들을 위해 영업 및 마케팅 지원 자금을 제공하는 것을 포함해 파트너들에 대한 지원도 늘렸다.

구글 파트너들은 구글의 이같은 조치들에 대해 대형 고객들을 파고들겠지를 의지를 반영하는 것을 보고 있다고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전했다. 구글 클라우드의 롭 엔슬린(Rob Enslin) 영업 총괄 사장은 "고객과 마주하는 팀들의 규모를 3배 늘리기로 했고 파트너와 고객들과 협력 방식도 간소화하고 있다. 파트너들을 위한 새로운 자원들도 내놓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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