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 방지를 위해 수도권의 고위험시설에 대한 운영중단을 명령한 첫날인 19일 오후 서울 송파구의 한 PC방에서 송파구청 관계자들이 집합금지명령문을 붙이고 있다. [이미지: 연합뉴스] 
신종 코로나19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 방지를 위해 수도권의 고위험시설에 대한 운영중단을 명령한 첫날인 19일 오후 서울 송파구의 한 PC방에서 송파구청 관계자들이 집합금지명령문을 붙이고 있다. [이미지: 연합뉴스] 

[디지털투데이 유다정 기자] 코로나19로 인해 유례 없이 비대면 사업이 각광받으며 게임에도 다양한 신기술이 접목되는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국내에선 존재감이 크지 않았던 콘솔, 가상현실(VR) 콘텐츠들이 분위기를 반전시킬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한국콘텐츠진흥원 조사에 따르면 코로나19 전후를 비교해 게임 이용량은 34.7% 증가했다. 미디어 기기별로 봤을 때 게임 콘솔 이용량은 97.8% 증가했다. 큰 부피를 차지하고 인터넷 환경이 필수적인 콘솔 기기는 그동안 이용에 제약이 있었으나, 집에 있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단점이 장점이 되는 모습이다.

코로나19 발생 전 집에서 콘텐츠 이용은 52.1% 정도로 절반 수준이었으나 코로나19 발생 후에는 약 70% 정도로 늘었다.

2019년 국내 게임 시장 분야별 비중[이미지: 한국콘텐츠진흥원]
2019년 국내 게임 시장 분야별 비중[이미지: 한국콘텐츠진흥원]

2019년 대한민국게임백서에 따르면 국내 게임시장 분야별 비중은 모바일이 46.6%으로 가장 많았다. PC게임(35.1%), PC방(12.8%)이 뒤를 이었고 콘솔 게임은 3.7%에 그쳤다. 

하지만 코로나19로 많은 것이 달라졌다. 콘솔 불모지나 다름 없는 국내 시장에서 올해 닌텐도는 '동물의 숲'으로 열풍을 일으켰다. 코로나19 여파로 여가 시간이 늘고 대면 접촉이 어려워지면서 게임에 담긴 힐링과 소통의 콘셉트가 호소력을 발휘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지금도 닌텐도 기기는 추첨을 통해 판매할 만큼 인기를 구가 중이다. 모바일 게임에 몰두했던 국내 게임사들도 최근 콘솔 플랫폼에도 눈을 돌려 개발에 박차를 가하는 중이다. 지난해 국내 콘솔 시장 매출은 40% 넘게 성장했다. 올해는 더욱 큰폭의 성장이 예상된다.

코로나19 사태가 종료된 이후에도 스마트 기기들 이용은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콘진원에 따르면 게임콘솔의 경우 코로나19 종료 이후에도 하루 평균 이용량 증가율이 44.5% 수준을 유지하고, VR기기 역시 41.2%로 40%대 이용량 증가율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XBOX ONE을 통해 서비스를 준비 중인 스마일게이트 '크로스파이어X'(왼쪽)와 지난해 XBOX 팬 페스티벌에서 공개된 '카트라이더: 드리프트'의 모습 [이미지: 스마일게이트, 넥슨 각 사]
XBOX ONE을 통해 서비스를 준비 중인 스마일게이트 '크로스파이어X'(왼쪽)와 지난해 XBOX 팬 페스티벌에서 공개된 '카트라이더: 드리프트'의 모습 [이미지: 스마일게이트, 넥슨 각 사]

그동안 VR은 헤드셋 구매부터 착용 뒤 불편함 등 번거로운 것들이 많았다. 페이스북만 해도 2018년 5월 출시한 저사양 스탠드얼론 헤드셋 '오큘러스 고(Oculus Go)'를 단종했다. 하지만 코로나19 확산 이후 AR, VR 등 '대안적 현실'에 대한 시장 관심도가 높아지면서 페이스북은 물론, 통신사 등 주요 IT 기업들도 VR과 AR 등에 다시 실탄을 쏟아붓는 모양새다.

SK텔레콤은 자사 ‘점프 AR’ 앱 내에 리그오브레전드(LoL) ‘야스오’ 등이 등장하는 AR기반 사진·동영상 촬영 메뉴를 신설하고, LoL 게임을 재연한 소셜룸을 오픈했다. 아프리카TV는 VR 게임사들과 협업해, VR 게임으로 진행되는 새로운 e스포츠 대회 개최를 위한 콘텐츠 소싱(Sourcing)에 나선 상태다.

차세대 게임 플랫폼으로 관심을 끌고 있는 스트리밍 게임은 아직은 애매한 포지션에 놓여 있다. 스트리밍 게임은 클라우드 기술을 이용해, 게임을 다운로드하지 않고 넷플릭스처럼 스트리밍 방식으로 이용할 수 있다. 고가 콘솔 기기가 없어도 모바일로 고사양 게임을 즐길 수 있다는 이유로 SKT·KT·LG유플러스 등 통신3사가 모두 뛰어들었지만 게임사들의 참여가 아직은 저조하다.

게임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아직까지 스트리밍 게임 서비스에서 제공하는 게임은 캐주얼이나 고사양 게임이라도 30분 이내로 빨리 끝낼 수 있는 콘텐츠들이 많다. MMORPG 등 오랫동안 연속성있게 플레이해야 하는 게임은 와이파이를 쓸 수 없는 이동 중엔  제대로 하기가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헤비한 게이머들은 스팀 등 글로벌 유통 플랫폼에서 많은 할인을 받고 저렴한 가격에 게임 구매를 하고 오랫동안 플레이하는데 익숙해 있다. 게임사 입장에서도 충분한 게임 유통 채널을 갖고 있는 상황에서 통신사와 글로벌 게임 업체들이 끼어 있는 스트리밍 게임 플랫폼에 참여할 인센티브를 많이 느끼지는 않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한 게임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가 언제 없어질지 모르고, 비대면화는 가속화되는 상황에서 온라인으로 맺는 관계의 중요성이 커졌다"며 "게임은 이전부터 길드 활동이나 파티 플레이, 레이드 전투 등을 통해 인간 관계를 바탕으로 커져왔다. 서로의 경험을 공유하고 성취감을 나누는 것은 영화나 책, 어떤 콘텐츠에서도 불가능한 역량"이라고 전했다. 이어 "실내 엔터테인먼트에 구매력이 몰리면서 콘솔이나 VR 시장이 한국에서 중요한 시장으로 떠오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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