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신민경 기자]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소비 감소가 현실화된 가운데, 60대 이상 고령층에서 가장 두드러진 것으로 나타났다. 인터넷과 모바일 등 비대면 매체 활용에 취약해 소비 패턴의 변화가 크지 않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업종별로는 해외 여행 공백과 장거리 이동 수요 감소로 인해 여행과 교통 분야가 코로나19의 직격탄을 맞은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상대적으로 감염 우려가 덜할 것으로 여겨지는 야외활동 관련 제품 수요는 확대됐다.

31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금융연구소는 최근 이같은 내용을 담은 '우리카드 빅데이터를 활용한 코로나19 이후 소비패턴 변화 분석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카드 주간 결제액은 코로나19 이후 소비가 급감한 8~17주차(2월 29일~5월 2일) 기간 동안 7.3% 감소했다. 상반기 중 코로나19 확산이 집중됐던 기간은 총 75일이고, 특히 확장기(3월 11일~4월 7일) 중 가장 큰 폭으로 소비가 줄었다. 또 코로나19 이전 대비 카드 결제액 수준을 지수화(코로나19 이전 평균 100p)한 소비지수와 견줄 때 지난달 4일 기준 결제액은 코로나 이전보다 7.4% 낮게 나타났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3월 중 관광객이 급감한 제주와 확진자가 집중적으로 발생한 대구에 위치한 가맹점의 피해가 가장 큰 것으로 조사됐다. 소비지수가 각각 58.4p와 65.2p까지 하락했다.

연령별로는 60대 고령층의 소비 감소가 두드러졌다. 20대는 소비 흐름이 가장 둔화됐던 3월에도 카드 결제액이 5% 감소에 그친 반면 인터넷 사용이 익숙하지 않고 활동량 감소도 컸을 것으로 추정되는 60대 이상은 3월 중 결제액 감소율이 20%에 달했다.

비대면의 확대로 타격을 입은 업종은 여행·숙박과 교통 부문이다. 상반기 면세점과 여행사 등 여행 부문에서 발생한 결제액은 전년 동기 대비 69% 급감했고 숙박 부문도 26.4% 줄었다. 교통 부문의 경우 항공사는 해외여행 공백으로 건당 결제액이 전년 동기의 15%에 그쳤다. 국내에서도 장거리 교통 이용이 감소했다. 지난 7월 4일 기준 고속버스와 철도 소비지수는 각각 60p와 71p에 머물렀다.

반면 수혜를 입은 업종도 여럿이다. 유통과 통신이 대표적인 사례다. 전반적으로 외출이 줄어든 가운데 온라인 수업과 재택 근무로 집 안에서 보내는 시간이 길어지며 비대면 관련 소비가 증가한 것이다.

상반기 유통업 결제액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25.8%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무점포유통(전자상거래·PG가맹점·홈쇼핑) 비중이 지난해 58%에서 올해 상반기 들어 64%까지 확대됐다. 휴대전화 요금 등 통신서비스 결제액도 13.1% 올랐다. 게임 등의 모바일서비스 이용이 늘어난 영향이다. 

야외활동과 관련된 제품과 서비스 수요도 확대됐다. 인구 밀집도가 높은 실내공간을 기피하려는 경향이 커지면서다. 보고서에 따르면 골프장 등 야외시설의 상반기 카드결제액은 11.5% 증가했다. 이와 달리 헬스클럽과 노래방, PC방, 사우나 등 실내 다중이용시설은 코로나19 감염 불안으로 상반기 결제액이 19.4% 감소했다.

보고서는 코로나19 여파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정부와 금융회사가 비대면 소비 증가로 인한 사회·구조적 변화를 모니터링해 정책 추진과 경영 전략에 반영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김수진 우리금융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이달 13일 이후 신규 확진자가 급증해 재확산이 우려되고 있지만 상반기 대비 사회적 대응체계가 개선됐고 개인생활 적응도도 높아진 상태"라며 "경제주체들이 뚜렷한 소비패턴 변화를 인지하고 불확실성을 완화한다면 경제 충격이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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