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보는 눈, 구글(이미지=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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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투데이 유다정 기자] 구글플레이스토어가 게임에 이어 모든 앱에 대해 자사 결제 시스템을 강제하겠다는 방침을 내놓으면서 앱 개발사들 사이에서 반발이 거세다. 관련 업체들 입장에선 수수료 부담이 커질수 밖에 없고 이것은 결국 소비자들이 떠안게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27일 한국미디어경영학회는 '플랫폼 주권이 흔들린다'라는 이름으로 8월 특별 세미나를 열고 구글 플레이 스토어 정책 변경과 파장을 이슈로 다뤘다.

모바일산업협회에 따르면 주요 모바일 콘텐츠 매출은 구글 플레이에서 발생하고 있다. 적게는 21%, 많게는 65%까지 인앱결제를 통해 매출이 발생한다.

애플은 2011년부터 앱 내 구매 기능이 있는 모든 모바일 서비스에 대해 인앱 결제(IAP) 모듈을 강제 적용했고 최근 구글 또한 그동안 게임 앱에만 적용해왔던 IAP 모듈과 수수료율을 모든 콘텐츠 서비스 앱에 적용하는 방침을 예고했다. 즉 모바일 앱 개발사는 각 스토어에서 제공하는 결제 방식을 사용해야 하며, 입내 결제시 30%에 달하는 수수료를 내야한다.

김정환 부경대 교수는 이번 세미나에서 관련 업체들과 진행한 인터뷰를 바탕으로 구글의 앱 마켓 정책 변경이 콘텐츠 사업자에 미치는 영향을 공유했다.

그는 발표를 위해 60여 업체에 인터뷰를 요청했다. 그중 두세곳은 인터뷰를 하겠다고 했다가 "구글은 어떻게든 알아낼 것이다. (보복을 당할까) 무섭다"며 취소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그는 12곳을 상대로한 인터뷰를 진행한 결과를 토대로 사업자들의 반응에서 무기력함'이 엿보인다고 전했다. 시장을 장악한 만큼 구글에 대항하는 것이 불가능하고, 정부가 나서는 것이 유일한 해법이지만 실효성은 없을 것으로 보는 의견이 많았다. 30% 수수료를 내야되는 부담은 결국 소비자에게 전가될 수밖에 없다는 인식도 팽배했다고 김 교수는 전했다. 김정환 교수는 "미국 에픽게임즈만 해도 우회 결제 방법을 내놨다가 퇴출되기도 했다"며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기 어렵게되면서 결국 콘텐츠, 스타트업 생태계를 훼손할 것"이라고 결론내렸다.

플랫폼 장악력은 빅테크 기업들은 자체 서비스 사업을 키우는데도 유리하게 작용하고 있다. 구글 안드로이드 OS에 서비스를 미리 탑재하고 무료로 제공하면 점유율을 상대적으로 쉽게 확대할 수 있다는 얘기다.

김정환 교수에 따르면 유튜브 뮤직은 작년 가을 선탑재를 시작해 점유율이 급증했다. 김정환 교수는 "생태계 지속 가능성은 플랫폼 사업자의 역할과 책임에서 시작된다. 앱마켓은 모바일 플랫폼 필수 관문으로, 책임감과 진정성 있는 접근이 필요하다"며 "이제는 물리적인 땅이 아닌 디지털 영토전쟁 중이다. 시장 경계가 사라진 상황에서 우리 정부도 조금 더 현실적으로, 의지를 가지고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결제 방식 강제 및 30% 수수료에 대한 개발자/사업자들의 인식 조사 결과[이미지: 한국미디어경영학회 유튜브 갈무리]
결제 방식 강제 및 30% 수수료에 대한 개발자/사업자들의 인식 조사 결과[이미지: 한국미디어경영학회 유튜브 갈무리]
앱 마켓별 매출 추이 [이미지: 한국미디어경영학회 유튜브 갈무리]
앱 마켓별 매출 추이 [이미지: 한국미디어경영학회 유튜브 갈무리]

정윤혁 고려대 교수는 구글 앱 마켓 정책에 대한 이용자 인식에 대해 조사한 결과를 공유했다. 정 교수가 인앱 결제 경험이 있는 7명을 대상으로 한 포커스 그룹 인터뷰 결과 수수료가 붙는다는 인식이 전혀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웹에서 우회 결제를 할 경우 앱에서 결제했을 때보다 저렴하다거나, 타 플랫폼과 가격의 차이가 있다는 점도 인지하지 못했다. 

이후 설문조사를 통해서 이용자들은 구글에 대해 '열린 생태계를 지향'하는 이미지로, 긍정적인 평가를 내놨다. 다만 이후 결제 수단과 수수료에 대한 기사나 자료를 접한 뒤에는 ▲30% 수수료는 과도하다 ▲결제 수단을 강제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제재 조치가 필요하다 등의 의견이 많았다.

정윤혁 교수는 "30% 수수료가 어떻게 책정된 것인지 아무도 모르는 것 자체가 문제다. (업체가) 물어볼 수 있지도, (구글이) 말해주지도 않는다"며 "소비자가 이 문제에 대해 잘 모르고 있다. 디지털리터러시, 즉 소비자들에게 알려주는 교육도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토론자로 참석한 박성순 배제대 교수는 "(구글과 애플 등 플랫폼 사업자가 전략을) 소비자들에게 알려지지 않으려고 하는 것 같다. 이제 구글과 애플은 경쟁관계가 아닌 두개의 독점 체제로 굳어졌다. 확보한 사용자들로부터 매출을 좀더 거둬들이는 방법밖엔 없다"고 말했다. 

최보름 서울시립대 교수는 "콘텐츠 제작은 원가가 굉장히 많이 드는 사업이다. 오히려 30% 수수료 부과는 일관성이 결여된 것"이라며, "구글과 애플에서 끼워팔기식으로 자기 결제 시스템만 강요한다면 IT 산업은 물론, 우리 정부가 성장가도로 삼고 있는 핀테크 업체들에게도 타격이 있을 수밖에 없다"고 국가 경쟁력력 관점에서 문제를 제기했다.

사회를 맡은 황태희 성신여대 교수는 "앱 마켓 또한 유통사라는 관점에서 봤을 때, 가장 비싼 백화점이 25%의 수수료를 받는다는 것과 비교하면 30% 수수료가 타당한 지 알 수 있다"며 "사전, 사후규제 모두 쉽지 않은 상황에서 무기력할 수밖엔 없다. 한쪽에서만 될 문제는 아니고 학계, 산업계, 소비자 등 다양한 분야에서 공론화가 필요하다"고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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