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대기업들이 클라우드 도입을 확대하면서 메이저 클라우드 서비스 업체간 경쟁도 뜨겁다. 기업마다 업체간 경쟁 판세도 제각각이다.
주요 대기업들이 클라우드 도입을 확대하면서 메이저 클라우드 서비스 업체간 경쟁도 뜨겁다. 기업마다 업체간 경쟁 판세도 제각각이다. [사진: 셔터스톡]

[디지털투데이 황치규 기자] 국내 주요 대기업들이 클라우드 도입을 본격화함에 따라 주요 퍼블릭 클라우드 서비스 업체들 간 역학 관계도 거기에 맞춰 왔다갔다하는 흐름이다. 어느 기업이 특정 클라우드를 많이 쓰면 해당 업체 점유율이 체감할 수 있는 수준으로 상승하는 만큼 주요 대기업, 이른바 IT인프라 투자를 많이 하는 엔터프라이즈 시장은 이미 글로벌 퍼블릭 클라우드 서비스 업체들간 격전지가 됐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경우 그동안 아마존웹서비스(AWS) 중심으로 퍼블릭 클라우드를 사용해왔는데 최근들어 AWS 비중을 줄이고, 상대적으로 마이크로소프트 애저와 구글 클라우드 플랫폼(GCP), 자체 프라이빗 클라우드 사용 비중을 늘리려는 모습이다.

AWS가 얼마나 잘 방어하느냐, 상대적으로 마이크로소프트와 구글이 얼마나 파고드냐에 따라 3사간 희비가 엇갈릴 수밖에 없는 판세다.

클라우드 서비스 회사들이나 국내 대기업들 모두 다양한 사업을 하고 있는 만큼 사업 차원의 제휴가 어떤 클라우드를 쓰는지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사례도 늘고 있다.

삼성전자의 클라우드 전략도 이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 구글과 삼성전자는 단순한 클라우드 공급자와 수요자와의 관계가 아니다. 구글에게 삼성전자는 안드로이드 생태계의 가장 중요한 하드웨어 파트너고, 삼성전자에게도 구글은 반도체 사업 등에서 중량감이 큰 고객 중 하나로 부상하고 있다. 구글이 자체 개발한 차세대 반도체 제조를 삼성전자를 통해 진행한다는 얘기도 심심치 않게 흘러나오고 있다. 삼성전자 입장에서 보면 가급적 구글 클라우드를 써주면 다른 사업 부문에도 플러스가 될 수 있는 상황이 만들어지고 있는 셈이다.

삼성전자는 이미 음성 AI 비서 서비스인 빅스비의 경우 AWS 기반으로 운영하다 GCP 기반으로 전환했다. 삼성전자에서 클라우드 프로젝트를 많이 한 클라우드 관리 서비스(MSP) 업체인 베스핀클로벌이 GCP 사업을 키우고 있다는 점도 주목된다.

마이크로소프트도 삼성전자와 이런저런 분야에서 사업 협력을 강화하고 있는 있는 만큼, 삼성전자 클라우드 전략에서 애저 점유율은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마이크로소프트 애저 사업 부문은 본사 차원에서 삼성전자를 직접 관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8월 ▲생산성 ▲클라우드 ▲혁신 등 3개 분야에서 마이크로소프트와 협력을 강화한다고 발표했다. 양사 협력은 삼성전자 하드웨어와 마이크로소프트 소프트웨어 간 연동을 강화하는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SK그룹도 클라우드 도입을 확대하는 대표적인 대기업 중 하나로 꼽힌다. 규모로 놓고 보면 SK텔레콤의 행보가 눈에 띈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예전까지만 해도 SK텔레콤에선 AWS가 강세였는데, 지금은 애저가 상대적으로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SK텔레콤이 제공하는 음성 AI 서비스 '누구'도 애저 기반으로 돌아갈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SK텔레콤과 마이크로소프트는 지난해 5월 다양한 영역에서 새로운 사업 기회 발굴을 골자로 하는 전략적 제휴를 맺었다. 양사는 당시 5G, AI, 클라우드 등의 기술 역량을 결합해 스마트 팩토리 등 사물인터넷(IoT) 사업, AI 기술·서비스 경쟁력 강화, 미디어·엔터테인먼트 서비스, SK ICT 패밀리사의 일하는 방식 혁신 등을 추진하겠다는 메시지를 강조했다. 누구 서비스에 애저가 투입되는 것도 이같은 협력 일환으로 볼 수 있다. SK텔레콤 관계사인 SK C&C는 마이크로소프트 애저 중심의 MSP인 클루커스에 지분도 투자했다.

양사 협력 발표 이후 SK 관계사들에서 애저 클라우드 도입은 늘어나는 모양새다. SK텔레콤 외에 SK이노베이션, SK하이닉스 주요 SK 관계사들도 클라우드 사용을 늘리고 있는데, 클라우드를 쓰기 어려운 워크로드가 상대적으로 많아 규모에는 SK텔레콤에 대한 업계 관심이 높다.

SK텔레콤 이커머스 자회사인 11번가도 전체 인프라를 퍼블릭 클라우드로 서비스로 전환하는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9월쯤 어느 플랫폼을 쓸지 여부가 결정된다고 한다. 

SK텔레콤은 애저 외에 AWS와도 엣지 컴퓨팅 사업 등에서 글로벌 협력 관계를 맺고 있다. 

LG그룹도 전사 차원에서 클라우드 도입을 강조해 관련 업계에서 관심을 받아왔다. LG그룹 계열 IT서비스 업체인 LG CNS는 올 초 국내 최대 클라우드 관리 서비스 업체인 메가존과 엔터프라이즈 클라우드 사업을 위한 조인트 벤처인 '그램'까지 설립했다.

롯데, 한진, 두산그룹 등은 AWS가 초반 레이스를 선점한 대기업들이다.

클라우드 업체들에게 엔터프라이즈 시장이 관심을 끄는 것은 수익성과도 무관치 않다. 스타트업들이나 인터넷 서비스 회사들의 경우 클라우드를 직접 활용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클라우드를 파는 입장에선 남는게 그렇지 많지 않다. 하지만 엔터프라이즈 시장으로 넘어가면 얘기가 달라진다. 엔터프라이즈 시장은 IT인프라에 대한 운영을 대행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월정액을 받고 클라우드 인프라를 관리해주는 이른바 매니지드 사업을 펼쳐볼 기회가 커진다. 전문 클라우드 MSP들 외에 클라우드 서비스 플랫폼 회사들이 직접 매니지드 서비스를 강화하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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