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기정통부는 AI 대학원으로 포항공과대학교(POSTECH), 광주과학기술원(GIST)을 추가 선정했다. (사진=towardsdatascience)<br>
[사진: towardsdatascience]

[디지털투데이 신민경 기자] #"다른 지원자들보다 학벌과 나이가 뒤처진다는 생각에 서류전형 지원을 할 때마다 고민이 많았다. AI 평가는 주관적인 평가가 개입되지 않아 좋다."

#"AI 평가 결과 성향과 유사한 결과지가 나와 놀랐다. 그동안은 스펙에 맞춰 입사를 준비했다면 최근에는 기업문화와 직무적합도를 함께 고려하게 됐다."

금융권 일자리 시장에서 '인공지능(AI) 역량평가'가 주목받고 있다. 인터넷 취업 커뮤니티 등에도 AI 평가 방식에 대한 취업준비생들의 호평이 이어지고 있다.

AI 역량평가란 온라인 상에서 AI가 지원자와 질의응답과 게임 등을 수행해 지원자의 문제해결 능력을 평가하는 전형이다. 채용 과정에서 담당자의 주관이나 선입견이 들어가지 않는다는 점에서 공정성과 정확성이 장점으로 부각되고 있다.

이런 AI 역량평가는 코로나19의 장기화가 앞당겼다는 평가다. 실제 코로나19가 발생한 올 초부터 시간과 공간의 제약이 없는 비대면 AI 평가 전형이 급증했다. 많은 지원자가 밀집된 곳에 몰리게 되면 집단감염 사태가 발생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모 AI 역량검사 개발회사 관계자는 "지난해 말까지만 해도 자사 솔루션을 사용하는 회사가 300곳이었는데 올 7월 기준 400곳을 웃돌게 됐다"며 "코로나19 여파로 상반기 중 100곳이나 늘어난 것"이라고 말했다.

은행권에서도 기존 대면 전형의 대체재로 AI 평가를 택하는 모습이다. 우리은행은 하반기부터 면접자를 대상으로 AI 역량평가를 실시할 계획이다. KB국민은행은 지난 2018년 하반기 공채부터 지원자들이 서류전형과 함께 AI 면접에 응시하도록 절차를 구성했다. 신한은행도 올해부터 서류합격자에 AI 역량평가를 적용했다.

이달 26일부터 사흘 동안은 금융권 54개사가 합심해 온라인 공동 채용 박람회를 연다. 이 박람회를 통해 IBK기업은행과 NH농협은행, 신한은행, 우리은행, 하나은행, KB국민은행은 AI 역량검사 평가 우수자 2300여명을 대상으로 비대면 면접을 실시한다. 우수 면접자는 하반기 공채 시 1차 서류전형 면제 혜택을 받는다.

직접 AI 역량 평가 해보니...다양한 전략게임에 쉬운 조작 인상적

이에 기자가 이번 금융권 공동채용 박람회에서 지원자들이 응시한 AI 역량평가 튜토리얼을 체험해 봤다. 튜토리얼은 ▲환경체크(5분) ▲성향파악(5분) ▲전략게임(15분) ▲영상면접(10분) 등 4개 항목으로 구성됐다.

마이다스인 잡플렉스 AI 역량검사 내 성향파악 단계를 마치고 받은 결과지.

웹캠과 마이크 작동을 확인한 뒤 곧바로 성향파악 검사에 들어갔다. 20개 문항이 주어지며 해당 문장에 동의하는 정도를 2분 만에 표시해야 한다. 지체되는 문항 내용은 결과지에 반영된다.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서는 가식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는 문항을 보고 5초 정도 고민하다 응답했는데 결과지에 '너무 많이 고민했다'는 경고 문구가 떴다. 사람보다도 치밀한 관찰력에 당황했다. 

이어 8개 종류의 전략게임을 시작했다. 사진 속 인물의 표정을 보고 어떤 감정인지 알아맞히는 '감정 맞히기' 게임부터 카드 앞면과 뒷면의 패턴을 단서로 날씨를 예측하는 '날씨 맞히기' 게임 등 종류가 다양하다. 게임 8개 중 5개에서 숙련(퍼펙트) 등급을 받았다. 거듭 시도해도 숙련 등급을 받기 어려운 단계가 여럿이다. 시간 조절이 관건인 듯하다. 하지만 게임 방식을 이해하는 것 자체는 어렵지 않아 연습을 통해 실력을 끌어올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조작 도구도 마우스와 키보드 방향키 등으로 간단하다.

마지막으로 영상 면접에 응했다. '10년 뒤 본인의 모습이 어떨지 상상해보고 말해달라' '20통의 업무 메일을 받았는데 이중 3통만 회신한다면 어떤 것을 하겠는가' 등 순발력이 요구되는 질문들이 이어졌다. 생각시간 60초와 답변시간 90초가 주어지는데 시간이 촉박하게 느껴졌다. 시선처리가 중요한 것을 알면서도 답변을 고민을 하느라 계속해서 눈을 맞추기 어려웠다.

튜토리얼의 여러 문항에 응답하면서 불편하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오히려 지류나 대면이 아니어서 더 편한 마음으로 검사에 임했다. 다만 검사의 정확성과 차별성에 대해선 꾸준한 고도화가 필요해 보인다. 지난해부터 AI 역량평가 대비 전용 교습소나 학원이 속속 생겨나고 있는 상황에서 '연출된 응답'도 충분히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AI 역량검사 개발 업계도 이 점에 주목해 시스템 보강에 힘을 주고 있는 상황이다. 검사 솔루션 개발회사인 마이다스인 관계자는 "학원이 생겨나고 있어 지원자들이 본인 성향에 회사를 맞추지 않는 게 아닌 회사에 성향을 맞추는 일이 있을 수 있다"며 "AI 검사만의 속성을 키우기 위해 최대한 많은 회사에 솔루션을 제공하며 계속해서 보강 작업을 거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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