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6~28일 금융권 온라인 공동채용 박람회가 개최된다. [사진:채용박람회 홈페이지]

[디지털투데이 고정훈 기자] 인공지능(AI)이 금융권에 빠르게 스며들고 있다. 지금까지는 금융권 업무를 일부 대신하는 정도에 그쳤지만, 최근들어 다양한 분야로 AI가 확산되는 모습이다. 채용과 인사관리에까지 AI가 투입되기 시작했다.

은행연합회와 금융투자협회 등이 오는 26일부터 28일까지 개최하는 온라인 공동 채용 박람회서도  구직자들을 상대로한 AI 역량 평가가 적용될 예정이어서 주목된다. 박람회는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이 후원하는 행사로, 은행과 카드사, 금융투자회사 등 53곳이 참여한다. 

2017년 이후 네 번째로 열리는 이번 박람회 키워드는 ‘언택트’다. 최근 코로나19 사태 여파로 금융권에서도 언택트 채용이 확산되고 있다. 하지만 언택트 채용이 낯설다는 반응이 많은 것이 현실. 이를 감안해 현재 채용박람회 홈페이지에는 언택트 채용을 미리 경험해볼 수 있는 환경이 마련돼 있다. 

금융권 취업을 희망하는 구직자는 채용박람회 홈페이지를 통해 신청을 완료해야 한다. 이후 튜토리얼 응시 순수 가이드를 진행하면서 언택트 채용을 미리 경험해 볼 수 있다. 우선 구직자 컴퓨터 세팅을 확인해야 한다. 웹캠이나 마이크 등이 제대로 설정돼 있는지 확인하는 절차다. 다음에는  구직자 성향을 파악하기 위해 20문항으로 이뤄진 AI 역량검사로 넘어간다. 이를 통해 개인 성향이 해당 금융사에서 요구하는 성격과 얼마나 일치하는지 알아볼 수 있다. 

영상면접도 미리 체험해볼 수 있다. 스스로 면접 질문을 설정해 답변해보는 등 모의면접을 온라인에서 경험해볼 수 있다. 영상면접이 아직은 낯선 상황에서 이 같은 경험에 익숙해질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다. 

신한은행, KB국민은행, 하나은행, NH농협은행, 우리은행 등은 AI역량검사 평가 우수자 2300여명을 대상으로 오는 26~27일 비대면 면접을 실시할 계획이다. 이들 가운데 우수 면접자에 대해선 하반기 공채 시 1차 서류전형 면제 혜택을 부여할 방침이다. 

이번 박람회에서는 금융권 기업과 구직자 간 소통을 확대하기 위한 '기업별 온라인 통합 채용 정보관'도 운영된다. 각 기업 인사담당자들의 하반기 채용전형 및 실시간 질의응답이 진행되는 '라이브 채용설명회'와 입사 1~5년차 현직자들의 취업 노하우를 엿볼 수 있는 '토크 콘서트' 등도 진행될 계획이다. 

이미 시중은행들은 인사업무에도 AI를 적용하거나 검토에 나선 상태다. 

최근 KB국민은행은 하반기 영업점 직원 인사이동을 ‘AI 알고리즘’을 통해 실시했다. AI 인사는 직원 성과지표(KPI)를 바탕으로 업무경력, 근무기간 등 성향을 고려해 근무지를 선정한다. 여기에는 직원 출퇴근거리까지 감안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AI 알고리즘은 수요와 공급 등에 맞춰 자동검증도 진행한다. 이를 통해 영업점 내 동일 직무의 팀장 또는 팀원에게 동시에 인사가 나는 일이 사라진다. 한 팀의 주요 인력이 한번에 동시인사가 나는 바람에 생기는 업무 혹은 인수인계 공백을 원천 차단했다는게 KB국민은행측 설명이다.  

이와 관련해 KB국민은행 관계자는 "본점 등 특수한 영역을 제외한 대규모 인사 이동을 하다보니, 이 과정에서 어쩔 수 없는 불만이 생기곤 했었는데, AI 기술을 인사이동에 적용하면서 불만이 많이 사라졌다"며 "특히 일선 영업 현장에서 직원들 사이에 만족도가 높다"고 설명했다. 

IBK기업은행도 인사정보를 기반으로 AI 인사관리 시스템 개발에 나선 상태다. 직원의 근무 연수, 직무 경험, 출퇴근 경로 등도 데이터화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IBK기업은행은 내년 상반기 정기인사부터 AI를 인사관리에 적극 도입한다는 계획이다. 

저작권자 © 디지털투데이 (DigitalToday)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